서울랜드서 1시간만에 사망한 아들... 엄마는 반백이 됐다

[인터뷰] 서울시·서울랜드와 소송하는 고유미씨 "싸움 이기면 그냥 엄마로 남고 싶어"

등록 2019.07.19 13:49수정 2019.07.19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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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랜드 경사진 주차장에서 미끄러진 SUV 차량에 머리를 부딪혀 아들 잃은 고 최하준 군 어머니 고유미씨가 16일 자택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경사진 곳에 주차할 때는 꼭 확인하시고 바퀴라도 돌려 달라. 성인에게 아무렇지 않은 사고도 아이에겐 치명적이다”라며 “주차장법 개정안이 꼭 통과돼서 주차장이라도 안전한 곳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유성호


현관 안쪽으로 들어서자 거실 바닥에는 무지개색 매트가 깔려 있었다. 창문에는 '시크릿 쥬쥬' 포스터가 붙어 있고, 책꽂이에는 각종 동화책들이 가득했다. 아이가 있는 여느 집과 다르지 않은 풍경이었다. 하준이만 없을 뿐.

2017년 10월 1일 하준이(2013년생)는 가족들과 함께 서울랜드에 놀러간 지 1시간 만에 세상을 떠났다. 경사로에 주차된 차량 때문이었다.

사고차주는 기어를 운전(D)으로 뒀고, 사이드 브레이크도 채우지 않았다. 하지만 그만의 잘못이 아니었다. 하준이가 있는 봉안당에는 하준이보다 1년 전 똑같은 사고로 세상을 떠난 아이도 있었다. 고씨는 하준이에게 약속했다. 다시는 같은 사고로 친구를 보내지 않겠다고.

지난 4일 고씨는 서울시청 앞에 섰다. 그는 시민단체 '정치하는 엄마들'의 도움을 받아 서울시와 서울랜드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주차장 땅은 서울시 재산이고, 서울랜드는 서울시와 협약을 맺어 주차장을 설치·점유했다. 고씨는 서울시와 서울랜드가 주차장 안전관리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9일에는 국회 기자회견도 했다. 이용호 무소속 의원이 발의한 주차장법 개정안 때문이었다. 이 법안은 경사진 구역에 설치된 주차장은 관리자가 고임목, 미끄럼 주의 안내 표지 등을 설치하고 지방자치단체가 안전 점검을 반드시 하도록 했다. 운전자의 안전조치 책임을 강조한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안과 함께 국회를 통과하면, 엄마는 하준이에게 한 약속을 지킬 수 있다.

1982년생 엄마의 머리카락은 이미 하얗게 세어버렸다. 하준이를 잃은 그날부터 오늘까지 눈물이 멈춘 날이 없다. 7월 16일 자택에서 만난 고유미씨는 '2017년 10월 1일'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금방 눈시울이 붉어졌다.

놀이공원에서 천국으로 떠난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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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랜드 경사진 주차장에서 미끄러진 SUV 차량에 머리를 부딪혀 아들 잃은 고 최하준 군 어머니 고유미씨가 아들의 사진을 보고 있다. ⓒ 유성호

 

아들 잃은 고유미씨 “하준이법 통과돼 주차장이라도 안전한 곳으로 만들어달라" 서울랜드 주차장에서 미끄러진 SUV 차량에 머리를 부딪혀 아들 잃은 고 최하준 군 어머니 고유미씨가 16일 자택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하준이를 잃은지 2년이 지났지만 달라진 것 없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 유성호

 
- 2017년 10월 1일, 그날 상황을 구체적으로 물어봐도 될지...
"추석 명절이 열흘 이어지는 때라... (고개를 숙인 채 울먹임) 경기도 친정에 먼저 갔다가 오전 9시 반 서울랜드에 갔어요. 저는 임신 6개월이고, 아이들도 있어서 한적한 데다 주차했죠. 둘째는 카시트에 있었고, 제가 아이 손을 잡고 남편이 트렁크에서 카메라 꺼내는 걸 지켜보고 있는데 뒤에서 뭔가 가격했죠. 저는 수레 같은 건 줄 알고 소리를 질렀는데 돌아보니 구형 렉스턴이었어요. 운전자는 없었죠. 안전요원말고 주변 분들이 차를 들어줬는데 하준이가 땅에 쓰려져 있었고... 이미 의식이 없었어요. 구급차에 실려가는 동안 심정지가 한 번 왔고, 응급실에서 한 번 더 왔죠. 오전 9시 반에 사고가 나서 오전 10시 반에 떠났어요."


- 사고 차량이 두 블록 정도 떨어져 있던 곳에 주차돼 있었는데 그냥 밀려 내려온 건가요.
"보험사에 내는 사고조사서를 떼어 보니까 주차장을 가로질러 내려 왔더라고요. 스토퍼(고정장치)가 있거나 안전요원이 소리라도 질렀으면 알았겠죠. 차문을 열었더니 기어는 D(운전)에, 사이드 브레이크도 잠겨 있지 않았어요. 운전자는 법정에서 '차가 움직이지 않는 것을 확인했고, 내 차는 (기어나 사이드 브레이크를 제대로 걸지 않아도) 신호가 울리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그 분은 금고 1년형을 받아서 곧 출소해요."

- 청와대 국민 청원 올린 게 사고 딱 한 달 뒤(11월 6일)던데요. 몸을 추스르기조차 쉽지 않았을 시기였을 텐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함)... 저희 하준이는... 유치원을 1년도 못 다녔어요. 1년 전만 해도... 아이가 12월생이라 다섯 살(한국 나이)에 유치원에 가도 되는지 밤새도록 검색했어요. 1년도 안 돼서... 밤새 봉안당을 찾았죠. 거기에 비슷한 사고로 온 아이가 있다고 했는데, 해인이었어요. 그런 사고로 아이를 둘이나 보냈다는 게... 참을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하준이와 약속했죠. 같은 사고로 친구를 보내지 않겠다고."

- 해인이는 몇 살이었죠.
"5살(2012년생)이었고 2016년 4월 용인 어린이집 사고로 사망했어요. 경사로에 주차한 자동차의 사이드 브레이크가 걸려 있지 않아서 차량이 미끄러져 내려와 치였는데 응급조치가 제대로 되지 않았어요. 나중에 표창원 민주당 의원이 (사고당한 어린이의 응급조치를 의무화한) 법도 발의했는데 그것도 국회 계류 중이에요."

그 후 2년

- 그러면 사고 후 얼마나 입원을... 출산할 때까지 계속 병원에 있었나요.
"아뇨. 저는 부러진 데가 없었어요. 그런데 아이는 머리여서... 그때 3일 뒤 둘째 생일이었어요. 갑자기 오빠도 떠나고, 저도 없는데 생일까지 혼자 있게 하고 싶진 않아서 병원에서 나왔죠. 그러고도 한 달은 골반근육이 아파서 누워 있었어요. 그 다음엔 만삭이라 또 30분만 걸어도 누워야 했고.

누워서 할 수 있는 건 별로 없더라고요. 국민청원 올리고, 끝난 뒤엔 일주일에 한 번씩 청와대에 편지 쓰고, 국회에 편지 쓰고 전화하고. 아이 낳고 돌 지나서 도로교통법 개정안(운전자에게 미끄럼 사고방지 의무 등 부과)이 통과됐다고 해서 이제 일상에 전념하려고 서울랜드에 갔더니... 똑같더라고요. (경사로에) 바퀴를 돌려서 주차한 차량이 한 대도 없고. 그래서 다시 시작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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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1일 하준이 사망사고가 벌어진 뒤 엄마 고유미씨는 서울시와 청와대, 국토교통부 등에 민원을 넣어 경사로 주차장에 고임목과 안내표지판 등을 설치하도록 해달라고 요구했지만 2019년 2월, 그가 찾은 서울랜드 주차장은 달라진 것이 없었다. 주차안내 현수막 7개가 서울랜드가 내놓은 안전대책의 전부였다. ⓒ 고유미

 
- 그때가 언제였나요.
"올해 2월이요. 제가 갔을 땐 크지도 않은 (경사로 주차 안내) 현수막이 5천 평(1만 6000㎡, 약 4840평) 규모 주차장에 7개 걸린 정도였어요. 잘 보이지도 않고. 나무토막이라도 비치해둘 줄 알았는데 없었어요. 제가 알기론 (바로 옆) 서울대공원 주차장이 90만 평이고 서울랜드 동문주차장(사고장소)은 규모도 작고 아는 사람도 많지 않으니까 서울랜드에 '평탄화 공사를 못할 거면 폐쇄하자'고 했어요. 서울랜드는 '대형차가 들어와서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럼 대형차 전용으로 하자고 했더니 그것도 안 된대요. 이미 경사진 주차장인데 이중주차를 해야 해서 스토퍼를 설치할 수도 없다고 하고. 돈 한 푼도 쓰기 싫다는 뜻이겠죠. 공사비용도 처음에 물어봤을 때는 5억 원이라더니 나중엔 22억 원이래요. 어린이시설에서 아이가 사고로 죽었는데 바뀐 게 없더라고요."

- 이런 일 생기기 전에는 서울랜드 주차장이 몇 평이고, 도로교통법이니 주차장법이니 관심 없었을 것 같은데... 평소에 운전은 하세요?
"면허증은 있는데, 아이가 셋이 되면 하려고 했죠(헛웃음). 사고 후 도로교통법을 검색했더니 '제동장치를 해야 한다'고, 너무 포괄적으로만 돼 있었어요. 나중에 개정안이 통과됐지만(2018년 3월 27일로 34조의 3 신설 : 경사진 곳에 주차할 경우 고임목을 설치하거나 핸들을 도로 가장자리 방향으로 돌려놔야 함) 아는 사람이 없죠. 집 앞에 파출소가 있는데, 경찰차도 (경사로에 주차할 때 고임목을 대거나 핸들을 돌려두지 않고) 그냥 대거든요. 서울랜드 갔을 때도 바퀴를 돌리거나 고임목을 댄 차량이 한 대도 없었어요."

엄마가 던진 돌 하나

- 소송은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건가요.
"너무 분하고 억울한데, 할 수 있는 게 없더라고요. 정치권에 아는 사람도 없고,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 소송이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변호사들은 안 될 거라고 했죠. 이길 수 없다고. 그런데 저는 변화도 없고, 아무렇지 않은 서울랜드를 볼 수가 없었어요. 져도 (소송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또 여기저기 글을 올리다가 '정치하는 엄마'들에서 도와준다고 연락이 왔죠. 금액은 상관없었어요. 1원이어도 상관없고, 소송 결과 '(서울시와 서울랜드에) 일부 책임이 있다고 인정한다'는 말만 듣게 해달라고 했어요. 손해배상 청구한 금액도 몰라요. 저희한테는 (상관) 없는 돈이거든요

패소하더라도 당연히 제가 던져야 할 돌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해야 저쪽도 '아 소송을 걸 수도 있구나' 생각하고 공사를 할 수도 있고. 개인만 책임질 게 아니라 안전에 위협이 있는 곳이라면 당연히 그 소유주도 최대한의 조치를 해야죠. 서울랜드 주차장에 스토퍼가 있거나 안전요원이 있었다면, 정말 똑같은 사고가 났을까요?"

- 하준이 관련 주차장법 개정안은 민홍철 의원안과 이용호 의원안이 있는데요.
"민홍철 의원 쪽은 사고 전에 도로교통법(경사진 곳 주차시 운전자의 안전 의무) 개정안을 발의한 게 지난해 2월 통과됐고, 주차장법(경사진 구역 안내표지판 설치 의무화 등) 개정안은 국토부와 상의해서 만들어진 법안인데 아직 법제사법위원회 계류 중이에요. 이용호 의원안은 주차장에 안내판과 고임목, 스토퍼를 설치하고 사고가 났을 때 지자체나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보고하도록 했어요. 주차장들이 안전점검도 받도록 했고요

그런데 도로교통법이 바뀌었지만, 경사로 부분은 솔직히 다들 잘 모르잖아요. 경사진 주차장에 이런 법 조항이 있고, 처벌조항이 있으니까 어떻게 주차하라는 안내문이라도 크게, 눈에 띄게 해두면 그 주차장에 간 사람들은 알 수 있잖아요. 그걸 바라는 건데... 도로교통법은 운전자, 주차장법은 관리자에 대한 부분이라 주차장법까지 다 바뀌어야 하준이법이 (완성)되는 거예요."

세상의 모든 하준이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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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랜드 경사진 주차장에서 미끄러진 SUV 차량에 머리를 부딪혀 아들 잃은 고 최하준 군 어머니 고유미씨가 16일 자택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경사진 주차장에서 하준이를 잃은지 2년이 지났지만 달라진 것 없다”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유성호

 
- 국회 기자회견 때 '저출산 말하는데, 아이를 안전하게 키울 수 있어야 낳는 거 아니냐'고도 했는데... 하준이, 해인이도 있고, 5월 송도 축구클럽 차 사고로 두 명(태호·유찬)이 숨지기도 했어요.
"저는 하준이가 첫 애라 예민하게 키웠어요. 제 손 놓고는 인도도 못 걷게 하고, 급발진 있을까봐 자동차 앞도 못 지나가게 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주차된 차가 뒤에서 내려왔죠. 누가 그런 사고에서 자유롭다고 생각하겠어요? 그렇게 애를 키우기 힘든데 누가 낳겠어요?

더 기가 막힌 건... 아이를 보낸 것도 힘든데, 피해자가 울부짖어야 한다는 거죠. 그래도 들어줄까 말까. 도로교통법이 통과되기 전 국토부에 전화해서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했더니 '사고가 나면 또 바뀐다, 그리고 민원서 그만 보내라'고 했어요. 저는 똑같은 사고를 막아보자, 아이들을 지켜보자고 소리지르는데 그냥 악성 민원인이 된 거예요. 서울시, 청와대, 경찰청, 국토부 다 민원으로 처리되고 모든 대답은 '검토해 보겠습니다'로 끝났죠. 그건 아무것도 안 하겠다는 뜻이거든요."

- 하준이, 해인이... 누구누구 이름 딴 법들이 많더라고요.
"해인이도 있고, 세림이도 있고(2013년 어린이집 통학차량에 치여 사망. 이후 어린이 통학차량의 안전벨트 착용, 인솔교사 동승 등을 의무화함), 이번에 태호랑 유찬이도 생길 거고... 보통 아이 이름을 붙이고 싶어하지 않아요. 근데 저는 세상에 다른 하준이들이 많아서, 그 아이들이 보호받길 원해서 하준이 이름을 붙였어요."

- 이런 일을 겪으면 국가, 시스템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고들 하던데요.
"저는 정치도 관심 없었지만, 아이들 교육이나 안전 관련 제도에도 관심 없었어요. 제가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촛불집회도 갔죠. 우리 하준이도... 더 나은 세상이 될 거라고 생각했거든요(울먹임). 창원광장에서 열렸는데, 박원순 시장도 왔어요. 그런데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죠. 저는 법이 이렇게 허술한지도, 우리가 울부짖는데도 국민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아무도 듣지 않을 줄도 몰랐어요. 하나는 알게 됐죠. 당사자이고, 부모인 내가 움직여야 한다는 거요."

"아이들을 전과 같은 사회에서 키우고 싶지 않아요"

- 창원에서 살다가 사고 이후 이사한 거죠.
"사고 후에 못 내려갔어요. 창원이 하준이 자체라... 다시는 못 가겠죠. 남편한테 지지 말자고, 다른 아이들도 하준이랑 갔던 좋은 데 다 가봐야 한다고... 그렇게 얘기했는데 아직 못 가고 있어요.

매일 생각나요. 또래 아이들 보면 생각나고, 큰 아이를 봐도 '우리 애가 컸으면 저렇겠구나' 생각하고, 우리 애들 보면 생각나고... 막내가 하준이를 많이 닮아서 많이 생각나는데... 또 애들 앞에선 웃어야 하고 그렇죠. 처음엔 많이 울어서... 둘째는 제가 울면 예민하게 반응하더라고요."

- 둘째가 지금 다섯 살이면 오빠를 알 텐데... 갑자기 사라졌는데 괜찮은가요.
"처음엔 불안이 심해서 제가 화장실만 가도 울었어요. 지금도 제가 병원 침대에 누워 있는 건 그 아이한테 공포 같아요. 그리고 저희는 아직 둘째를 둘째로 키워요. 오빠가 있었는데 하늘나라에 갔다고. 봉안당도 같이 가요. 둘째는... 하늘나라가 다른 지역, 좋은 곳인 줄 알아서 가끔 그런 얘기를 해요. (하늘나라에) 놀러가자고. 오빠한테 전화해 보라고. 막내는 16개월인데 알아들을 때가 되면 얘기해 줘야죠. 저희 큰아들은 하준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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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1일 서울랜드에서 경사로에 주차돼있던 자동차가 미끄러져 사망한 하준이의 생전 모습. ⓒ 고유미

 
- 엄마아빠나 다른 가족들은 어떠세요.

"많이 힘들었어요. 하준이한테 다들 사랑이 각별했어요. 지금도 힘들죠. 남편도 1년 동안 정신과를 다니면서 신경안정제를 먹었는데 저는 임신 중이라서 못 먹었고, 출산 후엔 수유 끝나고 두 달 먹다가 지금은... 하준이가 다시 올까봐 임신 준비를 해서 또 안 먹어요. 그런데 지금도 갑자기 사고가 날 것 같고, 차를 타면 너무 무섭고, 아이들 데리고 다닐 때도 두렵고 불안하죠."

- 지금 소송이든 뭐든 언제 끝날지 모르는 건데... 끝까지 싸우려는 건 결국 하준이랑 한 약속 때문인 거죠.
"그렇죠. 하준이와 한 약속. 그리고 저는 아이가 둘 더 있어요. 그 아이들을 이전과 같은 사회에서 키우고 싶지 않아요. 주차된 차도 미끄러져 내려올 수 있고, 자동차가 급발진할 수도 있고, 신호도 안 지킬 수 있으면 어떻게 살아요. 그렇게 해서 서울랜드 주차장이 바뀌는 날까지, 제가 최선을 다했다고 말할 수 있을 때까지 해야죠."

- 아직은 최선을 다 못했다고 생각하는 거네요.
"네, 아직은 아니죠. 아직은 (서울랜드) 주차장도 그대로고, 주차장법 개정안도 통과 못 시켰으니까요. 법이 바뀌고, 소송이 끝나고 나면... 그때는 뭘 해야 하지 싶기도 해요(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며)... 그때는... 그때는 정말 그냥 엄마로 남아야죠. 제일 바라는 거고."
#하준이법 #서울랜드 #주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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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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