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리아의 진주, 두브로브니크에 가다

등록 2019.07.18 08:35수정 2019.07.18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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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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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브로브니크는 크로아티아의 유명한 휴양 관광 도시다. 영국의 시인 바이런은 두브로브니크를 아드리아해의 진주라 불렀고 버나드 쇼는 지상의 낙원이라고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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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지상낙원'을 크로아티아에서 육상으로 가려면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를 통과해야 한다. 두브로브니크가 크로아티아에 속하면서도 두브로브니크로 가는 해안 24km 정도가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에 속하기 때문에 네움 지역을 거쳐야 한다. 양국의 두 개 통관 지역도 통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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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네움 지역 통관 지점에서 멀지 않은 곳, 아드리아 바다 한 가운데 건설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를 거치지 않고 직접 크로아티아 땅에서 두브로브니크로 연결되는 해양 다리 건설 공사다. 2018년 중국과 계약을 맺어 약 2.5km의 펠레사츠 해양 대교가 건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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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소위 일대일로의 일환으로 이 공사를 진행 중이며 이를 계기로 크로아티아의 항만 도로등 인프라 건설 참여에 적극적이다.


뿐만아니라, 16+1이란 이름하에, 즉 동유럽 EU11개국 발칸 5개국과 2012년부터 투자및 경제협력을 논의하고 있다.

한국의 동유럽및 발칸 지역 투자가 중국에 선점 당하지 않을까 쓸데없는 걱정이 든다. 다리가 건설되면 크로아티아는 좋겠지만 보스니아 헤르체코비아의 네움 지역은 관광객이 줄어들 것이다. 혹시 다리 건설이 양국의 불화로 이어 지지 않길 바랬다.

네움 지역에서 바라보는 아드리아해와 마을 풍경들은 환상적이었고 약 20년 전에 일어났던 내전 및 전쟁은 정말 있었던 것일까 의심이 들 정도였다.

두 개의 통관 지점을 비교적 쉽게 통과했다(때론 심하게 검문도 한다는 말도 있다.)

지상 낙원, 아드리아의 진주에 도착했다. 스자르산 전망 지점에서 내려다본 풍경은 정말 비현실적이었다. 유고와의 내전 중에도 포격을 하지말라고 맨몸으로 시위해 성을 지켜낸 프랑스의 예술인들이 고마웠다. 노을빛에 휘감긴 듯한 성과 건물들을 보니 마치 코발트빛 아드리아 바다에 떠있는 것 같았다.


두브로브니크로 가는 길목에서 만난 아드리아 해안길, 아드리아해 한가운데 건설되는 해양대교, 보스니아 헤르체코비나 네움 지역, 네움을 중심으로 분단 아닌 분단의 크로아티아, 두 개의 통관 초소, 그리고 중국의 일대일로 여러 상념들이 아드리아 해안에 떠올라 여행자를 따라 왔으나 지상의 낙원에 도착하자 모두 사라져 버렸다.

#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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