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쌀 과자, 후쿠시마 쌀 쓴 것 아니냐"... 진실은?

구체적 원산지 없이 '외국산'으로만 표기... 누리꾼들 의혹을 알아봤더니

등록 2019.07.20 13:02수정 2019.07.20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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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한 누리꾼이 트위터에 올린 글. 롯데제과의 불분명한 수입처 표기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 류승연


"롯데 쌀과자, 일본 쌀 아닌지 의심이 듭니다." 

18일 한 누리꾼이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롯데제과가 자사의 대표 상품인 쌀과자에 일본산 쌀을 사용한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그는 타사 제품과 비교하며 "다른 브랜드의 과자는 원산지 정보를 홈페이지에서라도 검색할 수 있는데, 롯데 쌀과자는 어디에서도 원산지 정보를 찾기 힘들다"고 했다.

최근 후쿠시마산 쌀이 일본의 편의점 삼각김밥과 도시락으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보도와 맞물려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왜 나라명은 없고 '외국산'일까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모든 과자 봉지의 뒷면에는 '원재료명'이라는 항목이 있다. 과자 만드는 데 들어간 재료를 표기하는 공간이다. 각 재료 옆에는 괄호 속에 이를 수입해온 나라의 이름도 적혀 있다.

국민과자로 알려진 모 제과회사의 'C초코칩'을 예로 들자면, 미국산 밀가루와 네덜란드산 초코칩, 인도네시아산 코코아버터가 들어갔다고 표시하는 식이다.
  
하지만 유독 몇몇 과자의 뒷면에는 주재료 옆에 '외국산' 혹은 '수입산'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다. 우리나라가 아닌 곳에서 수입해 왔다는 것만 추측할 수 있을 뿐, 정확히 어떤 나라에서 들여왔는지가 불분명한 것이다. 롯데제과의 쌀과자가 그랬다.

이 과자 봉투에는 '쌀(외국산)'이라고 표시돼 있다. 그렇다고 이 과자의 모든 재료 수입처가 '외국산'으로 표기된 것도 아니다. 식물성유지와 찰옥수수전분 등은 각각 말레이시아산, 미국산으로 표시돼 있었기 때문이다.

롯데제과의 누룽지 과자 제품 역시 누리꾼들의 의심을 사고 있다. 이 상품 또한 독일산 감자 전분과 말레이시아산 식물성유지를 사용하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쌀 만큼은 '외국산'이라고만 적혀 있었다.

이 때문에 현재 트위터에서는 의혹이 이어지고 있다. @uTj***은 "이 쌀 후쿠시마 산인 것 같은데요"라고 적었다. @her***은 "수입산, 외국산으로 표기한 것은 대개 일본산이다"고 주장했다.
 

오리온의 초코칩 쿠키 뒷면 ⓒ 류승연

 
업체에 정부미 공급하는 농림축산부, 일본산 가능성 일축

이에 대해 농산물의 품질과 유통을 담당하는 국립농산물표준원의 관계자는 18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일반적으로 국가명으로 표기하지만 1년에 7번 이상 수입처 변동이 있는 경우 '외국산'으로 표기할 수 있게 되어 있다"며 "즉 수입처가 얼마나 자주 바뀌는지에 따라 표기가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1년 내내 재료를 수입해 오는 나라가 동일하다면 재료 옆에 나라 이름을 하나만 적으면 된다. 그러나 3개국에서 6개국 사이라면 'A국, B국, C국' 등으로 표기할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7개부터는 나라명을 구체적으로 적지 않고 '외국산'으로 표기할 수 있다. 관계자는 "너무 표기할 사항이 많아지므로 표기를 생략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외국산이라 적힌 재료의 7개가 넘는 수입처를 모두 파악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알 수 없다"고 답했다. 그 이유에 대해 "우리는 제조사가 보고한 사항을 토대로 장부에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19일 통화에서 "우리는 '정부미'를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미란 쌀값 조절을 위하여 정부가 사들이는 쌀을 가리키는 말이다. 정부는 주로 미국이나 베트남 등에서 쌀을 저렴한 가격에 사들여 입찰을 통해 가공식품 만드는 회사 등에 판매하고 있다.

롯데제과쪽은 '정부미가 여러나라에서 들어오기 때문에 그냥 '외국산'이라고 해둔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어 "'외국산'에 일본 쌀이 들어가는지도 잘 모르겠다"며 "만일 일본 쌀이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그건 우리가 아닌 정부의 소관이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정욱 농림축산식품부 대변인은 이날 '사실상 일본 쌀은 정부미로 사용하기 어렵다'며 후쿠시마산일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정부미에는 '쌀값 조절'이라는 목표가 있어서 쌀값이 저렴한 미국이나 베트남 등에서 정부미를 수입해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쌀값이 상대적으로 높은 일본으로부터 정부미를 들여오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롯데제과의 '외국산' 표기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정부는 매년 초 쌀 수입 계획을 밝히고 있지만 어떤 나라로부터 쌀을 들여올지는 공개하지 않는다"며 "그래서 미리 포장지를 만들어놔야 할 기업 입장에서는 그냥 '외국산'으로 표기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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