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계고 교사의 간절한 바람

[더 나쁜 현장실습, 도제학교 ⑤]

등록 2019.07.26 11:34수정 2019.07.26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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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산학일체형 도제학교에 대해 독일·스위스의 도제식 현장교육을 우리나라 현실에 맞게 도입한 제도라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일·학습병행제의 일환으로 실시되고 있는 교육훈련 제도로서, 고등학교에 다니면서 기업 현장에서 NCS(국가직무능력표준) 기반의 실무를 경험함으로써 직무 능력도 향상시키고 진로를 결정하는 데에 도움을 주는 제도라고 이야기합니다.

선발된 학습근로자는 2학년부터 3학년까지 2년 동안 교육받게 됩니다. 학교에서는 교사에게 이론과 기초교육을 받고, 기업에서는 기업 현장 교사에게 현장 교육훈련을 받습니다. 기존의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의 교육과정에 비해 현장 실무 교육에 중점을 둔 것이 특징입니다.
 

2017년 1월 엘지유플러스 콜센터에서 현장실습을 나갔던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한 이후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는 기존 교육에 비하여 현장 실무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정부는 주장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학교와 회사 어디서도 제대로된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학교 실습시간에는 회사에 나가고, 부족한 시수 등은 다른 학생들이 하교한 이후에 진행되는 방과후 과정을 통하여 진행하다보니 수업의 질과 양이 현저히 떨어집니다. 학생들이 노동과 학습 모두에 지나치게 시달립니다.

또한, 회사에서는 교육 프로그램에 따라서 실무교육을 받아야 하지만 학생 1~2명을 위해 능력단위별로 교육을 시킬 수 없기에, 그저 사고가 나지 않을 정도의 반복된 직무만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2년간 각종 지원금 등이 투입되고 있음도 불구하고, 일반 학생에 비하여 직무능력, 자격증 취득, 취업에 크게 유리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2년간의 학생근로자가 끝나면 회사로 취업을 하게 되고 그리 되면 학생과 회사에 더 이상의 지원이 없어집니다. 그래서 일부 회사는 고용을 유지하기 보다는 임금 체납, 근무 여건 등을 어렵게 하여 취업생의 퇴사를 유도하고, 새로운 학생근로자를 채용하여 적당히 지원금을 받으며 도제사업을 유지하는 문제점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일선 학교에서는 노후화된 기자재 및 시설을 개선하기 위하여 울며 겨자 먹기로 각종 사업(마이스터, 도제사업, 매직사업, 시지원사업 등)에 공모를 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교사는 학생을 가르치는데 전념하기 보다는 업체 발굴, 각종 공문서 처리 등으로 야근에 주말 근무까지 하며 장시간 노동에 고통받게 되는 실정입니다.

2017년에는 실제 강원도 ○○공고 도제부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일까지 발생하였습니다. 도제부장이 마지막으로 남긴 내용은 "너무 힘들다, 다 귀찮다, 편해지고 싶다, 전국에 도제사업이 없어졌으면 좋겠다, 정부의 실적을 위해 학교에서 왜 이 사업을 하지는 모르겠다"였습니다. 더 이상 학생과 교사가 잘못된 정책, 현장실습으로 죽지 않는 교육현장이 만들어지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현장실습 도중 각종 사고로 다치거나, 사망하는 사건 이후 더 이상 안전하지 못한 현장실습에 우리 학생들을 보낼 수가 없습니다. 허나, 도제교육은 학습근로자라는 신분으로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4대 보험에 적용을 받으며 최저임금 수준의 수당을 받고 계획된 교육을 받기 보다는 '저임금노동자'로써의 역할만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많은 학교에서 직업계고의 발전을 위해 묵묵히 노력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분들은 자부심을 가지고 학생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제대로 된 교육을 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안전하고, 좋은 일자리를 찾아 학생들이 보다 좋은 노동조건에서 일할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교육부와 고용노동부는 사회에 첫 발을 딛는 학생들이 당당한 노동자가 될 수 있도록 지금까지 나온 많은 문제점에 대한 현장교사, 학생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잘 분석하여 새로운 정책을 제시해야 합니다. 더 이상의 탁상행정이 아닌 학생들을 위해 제도로 변화하고 발전하기를 바래봅니다.

*국가직무능력표준(NCS, National Competency Standards)은 산업현장에서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요구되는 지식·기술·태도 등의 내용을 국가가 체계화한 것
덧붙이는 글 이 글을 쓴 윤종현 님은 광주공업고등학교의 교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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