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비정규직 함께하는 역사적인 투쟁, 승리로 마무리"

보건의료노조-민주노총 부산본부 공동 결의대회... 정재범 지부장 "지켜봐달라"

등록 2019.07.25 11:10수정 2019.07.25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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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민주노총 부산본부 공동 결의대회 ⓒ 이윤경

   
'비정규직 없는 병원' 위한 정재범 부산대병원 지부장의 단식이 28일을 맞은 24일 오후 4시 보건의료노조와 민주노총 부산본부가 공동 결의대회를 열었다. 부산대병원 본관 앞에서 진행한 결의대회에는 민주노총 부산지역 노조 조합원들과 보건의료노조 소속 전국 조합원들, 부산대병원 노동자와 부산 시민사회 등 약 800여 명이 함께 했다.

이날은 부산 시민사회의 동조 단식이 10일째를 맞는 날이다. 앞선 15일 부산 시민사회는 동조 단식 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이정주 병원장을 만나 문제 해결을 촉구했지만 감감무소식이다. 
 

김정호 보건의료노조 조직국장,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 이미향 부산대병원 비정규직지부 부지부장,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 김진경 보건의료노조 대구경북 본부장, 정재범 부산대병원 지부장, 김혜란 전남대병원 지부장 ⓒ 이윤경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지금 부산대병원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함께 하는 역사적인 투쟁을 하고 있다"라고 말한 뒤 "지역의 동지들이 동조 단식에 나서면서 더 특별한 투쟁이 되었다. 산별 연맹과 지역본부의 공동투쟁은 승리할 수밖에 없는 투쟁이다"라고 말했다.

공동 대회사를 한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은 "아무리 가까이서 투쟁을 한들 28일째 단식하는 정재범 지부장님의 마음과 15일 단식 후 쓰러진 손상량 분회장님의 마음, 부산대병원 조합원들의 애타는 마음을 어찌 다 헤아리겠나"라며 "병원장은 정재범 지부장을 사지로 몰고 있다. 더 눈치 보지 말고 결단하라"고 촉구했다.

쉴 공간이 없어 쓰레기 더미 위에서 밥을 먹기도 한다는 청소 노동자 이미향 부산대병원 비정규직 지부 부지부장은 "병원장에게 묻고 싶다. 우리가 월급을 많이 달라고 했나, 휴게실을 꾸며 달라고 했나? 직접 고용하라는 정부 방침을 따르는 것이 그렇게 힘이 드는가"라고 물은 뒤 "벼랑 끝에서 일하는 우리를 위해 곡기를 끊은 정재범 지부장님의 뭉클한 투쟁을 보며 병원장은 무슨 생각을 하는가"라고 토로했다.

시민사회를 대표해 발언한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은 "부산대 병원장께 세 가지를 요청한다"라며 "첫째, 노동자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를 병원의 주체로 생각해 달라. 둘째, 고려하고 배려해야 할 대상은 몇 안 되는 교수들이 아니라 노동자와 시민들이다. 셋째, 리더의 최고 덕목은 측은지심이다. 노동자들의 아픔과 고통에 공감하고 나서라"라고 말했다. 이어 "시민사회는 부산대병원의 투쟁에 끝까지 연대하겠다"라고 외쳤다.

김진경 보건의료노조 대구경북 본부장은 "70m 고공에 동지들을 두고 병원을 비울 수 없어 이제야 왔다"라며 "정재범 지부장님의 투쟁에 경의를 표한다"라고 말했다. 

영남대병원 지부장이기도 한 김진경 본부장은 "2006년 창조컨설팅의 상상을 초월하는 탄압으로 인해 850명이던 조합원이 다 흩어져 70명이 남았고 해고된 지 13년이 된 두 노동자가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라며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외롭지 않게 손잡아 달라. 그 힘으로 부산대와 영남대 투쟁 꼭 승리하겠다"라고 외쳤다.
 

편지를 받고 아이처럼 기뻐하는 정재범 지부장 ⓒ 이윤경

 

마무리 발언에 앞서 참가자들을 향해 큰 절을 올리는 정재범 부산대병원 지부장 ⓒ 이윤경

  
7개 국립대 병원의 현장 대표자들과 함께 무대에 오른 정재범 지부장은 "늘 '투쟁'이라는 구호로 인사를 드렸는데 오늘은 큰절 한번 드리고 싶다"라며 무대에 엎드려 참가자들에게 큰절을 올렸다. "내가 봐도 내가 참 신통하다. 이렇게 잘 견딜 줄 몰랐다"라며 웃음으로 발언을 시작한 정 지부장은 "태풍이 오던 날 영남대병원 고공농성을 하는 동지들에게서 안부 문자를 받고 많은 힘이 되었다"라고 인사했다.


정 지부장은 "20년, 30년을 신입사원처럼 부려 먹었으면 이제 그만해야 한다. 그만두지 않으면 우리가 끊어야 한다"라고 호소하며 "이 투쟁은 비정규직의 착취를 끊는 투쟁이면서 병원장이 제왕적 권력을 휘두르지 못하게 하는 투쟁"이라고 말한 뒤 "노사관계를 바로 세우는 부산대병원의 투쟁을 믿고 지켜봐 달라"라고 외쳤다.

김혜란 전남대병원 지부장의 격문 낭독 후 파업가를 부르며 공동결의대회를 마쳤다.
     

문화공연 몸짓패 '준투' ⓒ 이윤경

 

국립대병원 정규직, 비정규직 현장 대표자들이 나와 결의발언을 했다. 이 자리에서 권순길 부산대 치과병원 지부장이 "병원 측이 정재범 지부장을 이순신 급으로 만들더니 그것으로 모자라는지 단군의 반열에 올리려고 한다"라고 말해 큰 웃음을 주었다. ⓒ 이윤경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는 생명과 안전에 직결된 업무는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원칙이 있으나 국립대 병원은 비용 부담을 핑계로 자회사를 추진하고 있다. 심지어 국립대 병원을 관할하는 정부 부처인 교육부가 나서 '직접 고용을 원칙으로 조속히 정규직 전환을 완료하라'는 방침을 전달했으나 국립대 병원들은 교육부 방침도 무시한 채 서로 눈치만 보며 시간 끌기로 일관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국립대병원의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는 감염을 예방하고 청결을 유지하는 청소, 병원의 온도를 조절하고 전기를 관리하는 시설, 사고를 예방하는 경비, 진료를 예약하는 콜센터, 환자를 신속히 이동시켜 주는 이송과 주차 업무 등이 있습니다. 모두 생명, 안전과 직결된 업무입니다.
#부산대병원 #정재범 #보건의료노조 #민주노총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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