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온 헬기사고 유가족의 눈물 "KAI 사장 김조원, 민정수석 안돼"

헬기 사고 KAI 책임 언급하며 기자회견..."검찰 수사 중인 사건에 악영향"

등록 2019.07.25 17:16수정 2019.07.25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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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온 사고 유가족 "김조원, 청와대 민정수석 임명 안돼" 해병대 마린온 헬기 추락 사고 희생자 유가족들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을 찾아, 청와대 민정수석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의 임명을 반대하고 있다. 고 박재우 병장의 아버지 박영호씨(맨 오른쪽)는 울음을 참지 못하고 흐느꼈다. 이 자리엔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함께했다. ⓒ 남소연

"존경하는 문재인 대통령님, 간곡히 부탁드린다. 부디 피고소인 마린온 사고 헬기 제작사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김조원 사장을 청와대 민정수석에 임명하려는 계획을 거두어주시라."

고 박재우 병장의 아버지 박영호씨는 울음을 참지 못하고 흐느꼈다. 해병대 마린온 헬기 추락사고 희생자 유가족들(아래 유가족)이 김조원 KAI 사장의 청와대 민정수석 내정에 반대하며 눈물로 호소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과 유가족들은 25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이크 앞에 섰다. 애초 유승민 의원이 잡은 기자회견이었으나, 지방 일정 문제로 인해 하 의원이 대신 나섰다.

하 의원은 "KAI 김조원 사장은 마린온 사고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이고, 수사를 받아야 하는 사람"이라며 "마린온 사고 책임자가 민정수석으로 가는 것이 과연 온당한지 의문"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마린온 헬기 추락사고는 지난 2018년 7월 17일에 포항 해군 비행장 활주로에서 MUH-1 마린온 헬기가 시험비행 도중 추락한 사고다. 마린온 헬기는 시험비행을 위해 이륙한 직후 로터 블레이드가 부러지고 로터 샤프트가 분리되며 추락했다. 이 사고로 해병대 제1사단 항공대 소속 고 김정일 대령‧고 노동환 중령‧고 김진화 상사‧고 김세영 중사‧고 박재우 병장 등 5명이 사망했고, 김용순 상사는 중상을 입어 현재까지 재활 치료 중이다. 김조원 사장은 2017년 10월 KAI 사장에 취임했다.

해병대 자체 조사기구인 마린온사고조사위원회는 사고 기체의 프랑스산 핵심부품인 로터마스트의 제조공정상 균열을 사고의 직접적 원인으로 지목했지만, 유가족은 책임 떠넘기기라는 입장이다.

"책임 회피하는 김조원 사장, 민정수석 자리 설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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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온 사고 유가족 "김조원, 청와대 민정수석 임명 안돼" 해병대 마린온 헬기 추락 사고 희생자 유가족들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을 찾아, 청와대 민정수석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의 임명을 반대하고 있다. 고 박재우 병장의 아버지 박영호씨(가운데)는 눈물로 호소했다. 이 자리엔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함께했다. ⓒ 남소연

 
고 박재우 병장의 아버지인 박영호씨는 유가족 대표로 "우리는 한국항공우주산업 주식회사 사장 김조원에 대한 청와대 민정수석 임명을 반대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낭독했다.


그는 "저희는 이 사고에 관련하여 마린온 헬기 제작회사인 주식회사 항공우주산업을 검찰에 고소‧고발한 바 있다"라며 "이 사망사고의 책임 소재에 대한 더욱 면밀한 검찰의 수사를 요청함과 동시에 피고소인의 과실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내려 다시는 이러한 인명의 희생이 없도록 하여 주시길 강하게 촉구하는 진정서를 세 차례에 걸쳐 제출한 바 있다"라고 말했다.

박씨는 "검찰이 이 사고에 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시점에서, 수사의 피고소인을 청와대 민정수석에 임명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참으로 유감스럽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김조원 사장은 마린온 사고헬기 제작사 대표로 사고헬기의 제작과 관리에 책임이 있는 사람"이며 "김조원 사장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임명될 경우 아직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에 부도덕하고 정당치 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라고 우려했다. 

박씨는 또한 "김조원 사장은 자신의 회사가 제작한 불량헬기 때문에 5명의 무고한 젊은 장병들이 희생된 어처구니 없는 사고에 대해 단 한번도 책임이 있는 사죄를 한 적이 없다"라고 일갈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세월호 사고에서 희생자들의 유가족과 끝까지 함께하신, 사람을 위한 정치를 저희에게도 보여주길 눈물로 청한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성명서를 낭독하며 끝내 눈물을 쏟기도 했다. 

하태경 "자동차 사고 났는데, 부품사에만 책임 물을 수 있나"

하 의원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카이(KAI)가 조립하고 검증하게 되어 있는데, 로터마스트 부품을 공급하는 프랑스 회사에만 책임을 지우고,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발뺌을 하고 있다"며 "김조원 사장은 공직자로서 최소한의 정직성, 책임성이 없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동차가 사고가 났다고 치자, 부품 때문에 사고가 났다면 그 책임을 부품사에만 물려야 되겠느냐"면서 "부품을 쓴 자동차 회사에도 책임이 있는 만큼 카이 사장도 응당한 책임을 져야 맞다"고 설명했다. 

하 의원은 "민정수석은 검찰에 영향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일종의 이해관계 충돌이라고 볼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고 박재우 병장의 고모인 박영미씨 또한 KAI가  9차례에 걸쳐 해당 기체를 사전 정비했던 점을 지적하며 "부품 검수의 문제만이 아니라, 운용 관리하는 데 있어서도 매우 무책임했다. 책임을 등한시했다"고 꼬집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마린온 #민정수석 #유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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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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