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아, 사죄하고 우리랑 사이좋게 지내자"

[현장] 의정부 고등학생들,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상품 불매운동 선언

등록 2019.07.26 14:29수정 2019.07.26 14:34
20
원고료로 응원
 
a

의정부 고등학교 학생연합 소속 학생들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인근 소녀상 옆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선언하고 있다. ⓒ 이희훈

   
a

의정부 고등학교 학생연합 소속 학생들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인근 소녀상 옆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선언하고 있다. ⓒ 이희훈

 
"엄마 아빠 걱정하지 말고 당당히 맞서세요 미래는 우리가 책임집니다"

고등학생 18명이 저마다 들고 있던 '일본제품 불매운동' 손 팻말을 한꺼번에 뒤집자 숨어있던 글자들이 드러났다. 미래는 자신들에게 맡기고, 어른들이 일본의 경제 보복에 당당히 맞서라는 메시지였다.

"대한민국 미래는 우리가 책임집니다"

밤새 쏟아진 굵은 빗줄기도 10대 청소년들의 불매운동 선언을 막진 못했다. 의정부고, 부용고, 송현고, 경민비즈니스고, 발곡고, 호원고 등 경기도 의정부시 6개 고등학교 학생연합(아래 학생연합) 소속 학생 18명은 26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종로구 수송동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옆에 나란히 섰다.

비옷을 입은 학생들은 손 팻말에 "대한민국 미래 OOO은 제가 책임지겠습니다"라며 저마다 꿈을 적었다. 그들이 짊어진 미래는 '역사'부터 '안보(군인)', '항공우주', '의료', 'AI(인공지능)', '생명과학', '사회복지', '아이들(유치원교사)', '문학(노벨상 문학자)', '경영' 등 다양했다.

자칫 과거지향적일 수 있는 불매운동 성격을 학생 스스로 미래지향적인 것으로 바꾼 것이다. 하지만 경제보복에 나선 일본정부를 향한 경고만큼은 어른 못지않게 단호했다.

"20년, 30년 후 기성세대 될 때까지 불매운동 이어갈 것"
   
a

의정부 고등학교 학생연합 소속 학생들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인근 소녀상 옆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선언하고 있다. ⓒ 이희훈

 
a

의정부 고등학교 학생연합 소속 학생들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인근 소녀상 옆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선언하고 있다. ⓒ 이희훈

  
a

의정부 고등학교 학생연합 소속 학생들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인근 소녀상 옆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선언하고 있다. ⓒ 이희훈

 
학생연합은 이날 '일본 경제보복' 규탄 성명에서 "우리를 천년이나 못살게 군 일본에 고한다"면서 "최근 일본의 우리나라에 대한 경제보복은 도둑이 제 발 저린 격이라고 규정한다, 과거 자신들의 잘못을 덮으려는 일본의 간사함이 원인이다"라고 지적했다.

스스로 유관순 열사의 후예, 이순신 장군의 후예라고 밝힌 이들은 "일본이 우리나라를 침략한 것은 1000년이 넘는 시간동안 이어져 지금도 침략하니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이제 우리도 참을 만큼 참아왔고 우리의 국력 또한 과거와 같이 당하고만 있을 국력이 아니라는 것을 일본에 보여줄 때가 되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일본정부에 즉각적인 경제보복 중단을 요구하는 한편, "과거사에 대한 반성과 함께 무릎 꿇고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만약 일본이 반성하고 사죄하지 않는다면 현재 일고 있는 일본상품 불매운동을 지금 고등학생인 우리 세대가 기성세대가 되는 그때까지도 이어갈 것"이라고 엄중 경고했다.

특히 아베 총리를 향해 "우리는 일본이 경제보복을 풀고 사죄하고 반성할 때까지 일본상품을 쓰지 않겠다"면서 "한일 양국의 미래마저 갈등과 대립의 장으로 만들려는 아베는 각성하고 집으로 돌아가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일본이 평화를 원하는 만큼 우리도 그와 동등한 평화를 약속한다"면서 "앞으로 20년, 30년 후 우리가 기성세대가 되었을 때 대한민국과 일본이 다정한 이웃나라이길 원한다"고 일본을 다독이는 성숙함도 보였다.
  
a

의정부 고등학교 학생연합 소속 학생들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인근 소녀상 옆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선언하고 있다. ⓒ 이희훈

  
a

의정부 고등학교 학생연합 소속 학생들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인근 소녀상 옆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선언하고 있다. ⓒ 이희훈

 
끝으로 부모 세대를 향해 "다시는 이런 치욕을 당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달라"면서 "아빠 엄마 일어나 당당히 이겨내길 바란다, 미래는 우리들이 책임지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규탄 성명을 주도한 김호성(의정부고 2학년) 학생은 "지난 17일 역사를 좋아하는 학생들 몇 명이 모여 일본 경제 보복에 맞서 시위를 하자는 제안이 나왔는데, 시위는 학생들에게 위험할 수 있어 안전하고 평화롭게 성명 발표를 통해 대한민국 청소년들 목소리를 알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학생연합에는 애초 10개 학교 23명이 모였지만, 보호자 반대 등으로 실제 참여 학생은 6개 학교 18명으로 줄었다.

김호성 학생은 "학용품 가운데 샤프펜, 볼펜 등 일본제품이 많은데 안 쓰기로 했고, 유니클로 같은 일본 옷도 안 입고 우리나라 라이벌 브랜드 옷을 입자고 했다"면서 "우리가 시발점이 되어 다른 청소년, 대학생, 어른도 불매운동에 적극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댓글2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에서 오마이뉴스를 구독하세요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인권 분야를 주로 맡고 있습니다

AD

AD

인기기사

  1. 1 "고등학교부터 온라인 개학... 데이터 비용은 무료"
  2. 2 코로나가 끝이 아니다, 쓰레기 대란이 온다
  3. 3 '부부의 세계' 김희애에게 완벽히 당했다
  4. 4 "굶어죽으나 병들어죽으나..." 탑골공원 100m 줄 어쩌나
  5. 5 "용퇴" 요구까지 나온 윤석열, 자업자득이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