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년 잠자는 제2의 노근리 여수 '이야포 미군폭격사건'

8월 3일 추모제 및 표지판 제막식... "지역의 아픈 역사 알 수 있는 계기되길"

등록 2019.07.31 14:54수정 2019.07.31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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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이어 오는 8월 3일 69년이 흐른 이야포 미군폭격사건 두번째 추모식과 함께 표지판 제막식이 열린다 ⓒ 심명남

 
8월 3일 전남 여수시 안도에서 이야포 미군폭격사건 추모제 및 표지판 제막식이 열린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 열리는 이번 행사는 <여수넷통뉴스>와 여수해양구조단이 함께 이야포 미군폭격사건 추모위원회(공동대표 엄길수, 박근호)를 구성했다.

<여수뉴스타임즈>를 비롯해 한국전쟁미군폭격사건민간인희생자유족회, 사단법인 여수지역사회 연구소, 박성미 의원, 최병용 도의원, 이광일 도의원, 이상우 시의원, 소설가 양영제, 역사학자 주철희 박사, 여천고등학교 문예반, 시인 이민숙, 남면사무소와 안도출장소, 여수드론항공교육원 등 60여 명이 참석한다.

제2의 노근리 '이야포 미군폭격사건'
 

여수넷통뉴스 엄길수 이사장과 이야포 미군폭격사건 추모위원회 회원들이 추모제을 앞두고 회의 진행 모습 ⓒ 심명남

 
추모제를 앞두고 <여수넷통뉴스> 엄길수 이사장은 "섬에서 미군 폭격으로 이렇게 많은 학살이 자행되다니"라며 탄식했다. 

"1950년 8월 3일 안도 이야포미군폭격사건이 발발한 지 69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이 사건은 한국전쟁 당시 AP통신의 보도로 미군이 부정해왔던 노근리양민학살사건으로 미군을 충격에 빠트렸던 노근리 민간인 학살에 못지않은 사건입니다.

하지만 유족들의 증언으로 세상에 알려졌지만 큰 관심을 끌지 못했습니다. 지난해 8월 3일 본지와 함께 시민사회 단체가 이야포 첫 추모제를 지냈고 올해도 <여수뉴스타임즈>와 여수해양구조단이 함께 추모 행사를 갖게 되었습니다.

특히 올해는 박성미 의원과 여수시의 협조로 이야포 현장에 최초로 표지판을 세우는 뜻깊은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69년이 지났지만 이 자리를 빌어 여수시가 함께해 고맙게 생각합니다. 이번 행사를 기회로 지역의 아픈 역사를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야포 및 두룩여 미군폭격사건 진상규명 촉구 건의안'을 발의해 통과시킨 박성미 의원의 모습 ⓒ 심명남

 
추모제 준비위원인 박성미 의원은 지난 25일 여수시의회 194회 임시 본회의에서 '이야포 및 두룩여 미군폭격사건 진상규명 촉구 건의안'을 발의해 통과시켰다. 박 의원의 말이다.


"이번 촉구건의안을 발의하면서 지역구 의원으로서 많이 반성했습니다. 촉구건의안을 받으면서 지역민들조차 이야포가 어디인지 잘 모르는데 두 사건 모두 미군에 의해 희생당한 사건입니다. 안도 이야포 사건은 피난민이 희생된 사건이고, 남면 횡간도와 금오도 사이에 있는 두룩여 사건은 조기잡이 하던 어민들이 폭격을 받은 사건입니다.

하지만 69년 동안 세상에 알려지지 않는 건 증거 부족 때문입니다. 작년에 시민단체와 <여수넷통뉴스> 모든 분이 한마음 한뜻을 가지고 제대로 잡아보자고 동참한 것인데 두 사건이 과거사에서 잘 정리될 수 있도록 앞장서겠습니다."


남파선 봤다는 '해녀 증언'... 수중탐사팀 준비
 

작년 첫 추모제를 가진 안도 이야포 해변의 모습 ⓒ 심명남

 

이날 1부 행사는 오전 10시에 시작된다. 여수해양구조단이 당시 폭격을 맞아 수장된 피난선을 찾는 수중탐사에 나선다. 이번 수중탐사는 난파선을 봤다는 해녀들의 증언을 토대로 해당 좌표에 다이버들을 투입 예정이라 기대를 모으고 있다.

2부 행사는 11시부터 추모제 및 제막식을 한다. 이날 모든 행사는 페이스북 생중계와 함께 여수드론항공교육원 드론 촬영팀이 영상 제작에 나선다.

특히 피난선 피해자 유족대표인 이춘혁씨와 당시 미군폭격을 목격한 마을주민 이사연씨가 생생한 증언에 나선다. 한국전쟁미군폭격사건 민간인 희생자 유족회 포항지구 허명규 회장도 참석한다. 또 여수지역사회연구소 박종길씨는 당시 사고 내용에 관한 설명과 주철희 박사는 이야포 미군폭격사건의 역사적 의미를 들려준다.

또 이민숙 시인의 추모시 낭독과 여천고 문예반 학생들이 추도사를 낭독한다. 이야포 미군폭격 사건을 소설로 준비 중인 소설가 양영제씨의 전문가 해설을 듣는 시간을 갖는다. 추모식에 이어 제막식도 한다. 추모제 음식은 작년에 이어 안도 출신 여성 독지가가 기증했다. 헌화용 꽃은 요식업을 하는 여성 사업가가 두 번째 찬조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남면 안도 이야포를 가는 여객선은 신기항에서 9시 10분에 출항한다. 여객선을 타기 위해서는 반드시 신분증을 지참하고 출항 30분 전 신기항에 도착해 선표를 끊어야 한다.
 

사건 발발 69년만에 여수시가 세운 이야포 미군폭격 표지판의 모습 ⓒ 심명남

 
여수시는 작년 첫 추모식 이후 69년 만에 세워진 이야포미군폭격사건 표지판에 남면 면사무소 직원과 안도 마을 주민들이 표지판 주변에 꽃밭을 조성했다. 표지판에 새겨진 남면 안도 '이야포 미군폭격 사건'의 내용이다.

한국전쟁 초기인 1950년 8월 3일 9시경, 남면 안도 이야포 상공에 정찰(armed reconnaissance) 중인 미군 전투기 4대가 나타나 먼저 전투기 1대가 폭격을 예고하는 신호처럼 두어 차례 기관총을 쏘고 난 뒤에 나머지 전투기들이 육지에서 바다 쪽으로 날아와 피난민선을 향해 기총사격하였다.

이 피난선은 정부의 명령으로 태극기를 게양한 채 부산에서 거제도 피난민수용소를 거쳐 거문도로 이동 중인 350여 명이 탄 배였다. 피난선에 대한 사격은 한 차례에 끝나지 않고 전투기들이 안도를 선회하면서 총 4차례에 걸쳐 기총사격하였다. 이 폭격으로 피난민 약 150여 명이 사망하였고 50여 명이 부상을 당했다.

당시 미군기들은 낮은 고도로 비행해 육안으로 민간인임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음에도 피해를 가중했다. 비슷한 사건으로 1950년 8월 9일에도 인근 해역인 남면 화태도·횡간도·대유도·금오도에 둘러싸인 '두룩여'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100여 척의 어선들이 미군기에 폭격을 당해 많은 어부가 사망과 상처를 입었다.

출처 : 진실화해위원회 2010년 상반기 조사보고서 07권 (호남지역 미군 관련 희생 사건)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여수넷통뉴스>에도 실립니다.
#이야포 미군폭격사건 #이야포 미군폭격 추모제 #표지판 제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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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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