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농성 영남대의료원 해고노동자 "폭염에 어지럼증"

인권단체 기자회견 열고 물과 전기 공급 촉구... "농성자들 건강 보장해달라"

등록 2019.08.06 14:08수정 2019.08.06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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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의료원 해고노동자인 송영숙(왼쪽), 박문진씨가 37일째 고공농성을 벌이는 가운데 농성장에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 조정훈

 
연일 폭염과 열대야가 계속되는 가운데 37일째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영남대의료원 해고노동자들이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물과 전기를 요구하고 나섰다. 시민단체들도 의료원 측에 건강권 보장과 안전조치를 촉구했다. (관련기사 : 영남대의료원 '사적조정' 통해 해고노동자 해결 가능성 비쳐)

민주노총 소속 보건의료노조 영남대의료원 소속 박문진(59) 지도위원과 송영숙(43) 부지부장은 해고자 복직과 노조 기획탄압 진상조사, 책임자 처벌 및 재발방지, 노조 원상회복 등을 요구하며 지난 1일부터 70m 높이의 영남대 의료원 건물 옥상에서 무기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지난 5일 병원 옥상 농성장에서 만난 이들은 "연일 계속되는 무더위에 어지러움을 느낄 정도"라며 "씻을 물이 부족하다, 또 밤에 깜깜한데 전기가 없어 힘들다"고 말했다.

이들은 "옥상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가 돌아가는 소리와 화장실 환풍기 등 실내 공기가 빠져나와 질식할 정도"라며 "호흡기 질환이 생길 정도로 힘들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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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의료원 해고노동자인 송영숙(왼쪽)씨와 박문진씨가 37일째 병원 옥상에서 고공농성을 벌이는 가운데 이들은 연일 계속되는 폭염과 열대야로 인해 어지럼증을 느끼고 물과 전기가 없어 고통스럽다고 밝혔다. ⓒ 조정훈

 
박문진 지도위원은 "13년 동안 해고자들에 대해 콧방귀도 뀌지 않았던 사람들이 한두 달 만에 해결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어머니에게는 '캄보디아에 의료봉사 하러 간다'고 나왔다. 해결되기 전까지는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숙 부지부장도 "병원에서 농성한다고 말하고 나왔는데 제대로 연락도 못 드려 어머님께 죄송하다"면서도 "병원 측은 창조컨설팅으로부터 자문만 받았다고 하는데 떳떳하다면 진상조사를 통해 제대로 밝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지난 2006년 노조파업 뒤 900여 명에 달하던 노조원들이 대부분 탈퇴한 것은 창조컨설팅이 노조파괴에 개입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정도 박살이 났으면 (병원 측이) 책임을 져야 하는데 억울하다"고 말했다.

박 지도위원은 "원인이 있는데 왜 노동자들만 책임을 져야 하느냐"면서 "당시 국가가 동조하거나 묵인하지 않으면 노조파괴가 가능했겠느냐? 진정으로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병원 측이 진상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병원 측은 당시가 노무현 정부라서 해고가 정당했다고 한다, 되돌아보면 박근혜가 영남재단에 되돌아오기 위한 수순이 아니었나 생각된다"며 "당시 강성인 노조를 파괴하려는 계획이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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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의료원 해고노동자 2명이 37일째 고공농성을 벌이는 가운데 대구지역 인권단체들이 6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물과 전기 공급을 촉구했다. ⓒ 조정훈

  
한편 NCC대구교회협의회 대구인권위원회와 대구경북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등 인권단체들은 6일 의료원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해고노동자들의 복직과 건강권 보장 및 안전조치를 촉구했다.

이들은 "가만히 서있기만 해도 땀이 줄줄 흐르는 40도에 가까운 폭염에 70m가 넘는 병원 옥상 위 직사광선은 무려 50도가 넘는 살인적인 폭염"이라며 "농성을 벌이고 있는 노동자들은 식사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참가자들은 "폭염이 장기화될수록 건강상태는 더욱 위협받고 있으며 심리적으로는 매우 불안정한 실정"이라며 "직사광선을 직접 받는 옥상에서 열대야가 계속되면서 어지럼증을 느끼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태풍 '프란시스코'가 북상함에 따라 고공농성장의 안전조치가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바람에 날려갈 것 같은 옥상에 난간도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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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의료원 해고노동자 2명이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70m 높이의 병원 옥상에서 내려다본 모습. 난간이 설치돼 있지 않아 서 있기에도 위험하다. ⓒ 조정훈

  
김승무 인권실천시민행동 대표는 "사람을 충원해 달라는 요구에 돌아온 대답은 '해고'였다. 노조를 파괴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파괴했다"며 "의료원은 기본적인 인권의 존엄성조차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기명 대구경북양심수후원회 대표는 "딸처럼, 손녀처럼 간호하던 간호사 두 사람이 옥상에서 고통받고 있다"면서 "13년 동안 복직이 안 돼 얼마나 답답했겠나? 의료원장은 한솥밥 먹는 식구라고 생각하고 부디 지혜로운 마음으로 잘 해결해 달라"고 호소했다.

인권단체들은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노동자들이 있는 옥상 위에 상수도 물과 전기 공급을 촉구하고 인권과 존엄성 보장을 위해 해고노동자들의 조속한 복직을 시행할 것 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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