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새로운 길' 갑자기 꺼낸 북한, 왜?

발사체 쏜 6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언급... "높은 수준의 비난이지만, 수사적 표현"

등록 2019.08.06 18:08수정 2019.08.06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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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동해로 미상발사체 2회 발사 북한이 한미 연합연습 기간인 6일 미상의 발사체를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은 오늘 새벽 황해남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2회의 미상 발사체를 발사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달 26일 조선중앙TV가 보도한 신형전술유도무기(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모습. ⓒ 연합뉴스


 
"우리 역시 이미 천명한 대로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북한이 6일 오전 외무성 대변인 명의의 담화를 통해 한·미가 5일 시작한 하반기 한·미 연합연습을 비난했다. 그러면서 한미가 군사훈련을 계속할 경우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 실린 '새로운 길'은 지난 1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 처음 언급한 표현이다. 당시 김 위원장은 비핵화 의지를 거듭 강조하면서, '미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제재와 압박으로 나간다면'이라는 단서를 달며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발표한 이날 새벽, 북한은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두 발의 발사체를 쏘기도 했다. 발사체는 황해남도 일대에서 동해상을 가로질렀다. 지난달 25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보이는 발사체를 쏜 이후 13일 동안 네 번째 발사다.

앞서 5일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 간 경제협력으로 평화경제가 실현된다면 우리는 단숨에 일본을 따라잡을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튿날 북한은 '한·미 연합연습'을 향한 불만이 상당하는 것을 발사체와 담화로 보여줬다.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미국과 남조선 당국은 우리로 하여금 국가안전의 잠재적, 직접적 위협을 제거하려는 대응조치를 취하도록 떠민 책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미연합연습이 "우리(북)에 대한 불의적인 선제공격을 가상한 침략전쟁연습"이라고 규정했다.


북한의 강도 높은 비난의 끝에는 '새로운 길'이 있었다. 북한은 '새로운 길'을 언급하며 "미국과 남조선당국이 우리의 거듭되는 경고를 무심히 대하면서 요행수를 바란다면 우리는 그들이 고단할 정도로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그렇다면 북한이 언급한 '새로운 길'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비핵화 협상'에 영향을 줄 수 있을 정도의 강력한 경고일까. 아니면 평소 북한이 사용해왔던 수준의 '거친 표현'일까.

전문가들은 6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불만을 드러내는 수위가 높아지고 있지만, 비핵화에서 방향을 틀겠다는 건 아니다. 수사적인 표현"이라고 풀이했다.

"북한, 비난 수위 높인 건 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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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단거리 탄도미사일 '위력시위사격' 지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미 군사연습과 남측의 신형군사장비 도입에 반발해 지난 7월 25일 신형전술유도무기(단거리 탄도미사일)의 '위력시위사격'을 직접 조직, 지휘했다고 조선중앙TV가 7월 26일 보도했다. 중앙TV는 이날 총 25장의 현장 사진을 공개했다. ⓒ 연합뉴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실(전략연) 안보전략연구실장은 "외무성 대변인 담화는 북한의 공식적인 입장이라고 볼 수 있다. 의미를 무겁게 받아들이는 게 맞다"면서 "북한이 비핵화 협상을 포함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붕괴할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새로운 길'을 언급했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은 신년사에서 미국과 비핵화 협상 시한을 올해 연말로 못 박았다. 연말은 가까워지고 있는데, 실무협상을 비롯해 비핵화에 진전은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도 조급한 마음이 들었을 것"이라며 "(북한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엎어질 수도 있다는 가정하에 이른바 '플랜B'를 고민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풀이했다.

구갑우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하루 전에 문 대통령이 남북 경협과 평화경제를 언급한 상황에서 북한이 발사체와 담화로 비판해 남북이 엇박자가 났다"라면서도 "북한이 센 강도로 비난을 한 건 맞지만, 새로운 길을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라고 말했다. 북한이 의례적으로 사용하는 '거친 말' 정도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

구 교수는 "새로운 길은 북한의 수사적인 표현이다. 큰 의미를 담을 필요는 없다"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새로운 길'을 언급했지만, 핵실험이나 미사일 실험을 재개하지는 않을 거라는 의견도 나왔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예전처럼 북한이 핵실험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건 새로운 길이라기보다는 옛길에 해당한다. 북한이 핵실험을 하면 북·중 관계도 사실상 파탄 날 수밖에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북한이 택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은 선택지가 많지 않다. 하지만 북한이 초강수를 두면 비핵화 협상을 당분간 중단하겠다고는 할 수 있다. 그만큼 북한은 한·미 군사훈련에 불만이 큰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미 #북한 #미사일 #발사체 #외무성 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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