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의 눈보다 빠르다' 남다른 시력으로 먹고사는 아기 깡충거미

[김창엽의 아하! 과학 17] 몸집 어미 1/100이지만 먹이 식별력은 대등

등록 2019.08.07 13:17수정 2019.08.07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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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들은 시력이 성인보다 떨어진다. 아이마다 차이가 있는데 성인과 같은 시력에 이르는 나이는 만 3~5세이다.

신생아를 대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갓난아이의 시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사실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사람 외에 다른 동물들 역시 젖먹이 때나 어릴 때는 시력이 시원찮은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거미들 가운데 가장 흔한 종류인 '깡충거미'는 예외이다. 깡충거미과에 속한 거미들은 대부분 시력이 탁월하다. 먹이 사냥에 시력이 결정적으로 큰 역할을 하는 것도 이들이 좋은 시력을 가지도록 진화한 이유이다.

한데 흥미로운 점은 깡충거미의 경우 아주 어린 새끼들도 어미에 버금갈 정도로 시력이 탁월하다는 것이다. 깡충거미 가운데는 새끼의 몸 크기가 어미의 100분의 1에 이를 정도로 작은 것들도 있다.
 

어미 깡충거미 앞에 자리한 아기 깡충거미. 몸 크기가 100분의 1 정도에 불과하지만 시력만큼은 대등하다. 어린 것들이 보통은 현저하게 성체에 비해 시력이 떨어지는 다른 동물들과 비교되는 깡충거미의 특징이기도 하다. ⓒ 대니얼 주렉((미국 피츠버그 대학)

   
거미의 몸체가 커봤자 보통은 손가락 한두 마디 크기이다. 뇌의 크기는 사람에 비견할 수 없을 정도로 작다. 아기 깡충거미는 말할 것도 없다. 조금 과장하면 아기 깡충거미의 뇌 크기는 연필로 찍은 점 하나 남짓일 정도로 작다. 

그토록 작은 두뇌를 가진 깡충거미의 놀라운 시력은 어디에서 연유한 걸까? 답은 시신경의 말단과 연결된 '광수용체'에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광수용체는 빛을 받아들여 뇌에 신호로 보내는 기능을 한다. 

미국 피츠버그 대학과 신시내티 대학 공동연구팀은 아기 깡충거미의 광수용체가 성체 깡충거미만큼이나 촘촘히 배열된 게 뛰어난 시력을 가진 원인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아기 깡충거미의 광수용체는 크기가 성체 깡충거미보다 훨씬 작지만, 촘촘히 배열돼 있음으로써 고도의 물체 식별능력을 갖추게 한 것이다.
 

자신보다 훨씬 큰 메뚜기를 사냥하는 새끼 깡충거미. 뛰어난 시력이 먹잇감을 찾아내는데 큰 역할을 한다. ⓒ 위키미디어 커먼스

   
시력은 각으로 표현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광수용체가 각도 5도 간격으로 배열돼 있다면, 5도 이상 서로 떨어진 물체만 식별할 수 있다. 이는 하늘을 떠도는 정찰 위성들의 카메라 해상도와 비슷한 의미이며 휴대전화의 카메라 화소 숫자와도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사람의 눈은 0.007도까지도 식별해낼 수 있는 정도의 시력이다. 사람은 동물들 가운데 시력이 최상급에 속하는데, 이는 1km 밖에 있는 서로 1m 정도 떨어진 2개의 물체도 구분해 낼 수 있는 능력의 원천이기도 하다. 

깡충거미의 뛰어난 시력을 뒷받침하는 또 다른 요인은 몸체보다 눈 자체가 크다는 사실이다. 아기 깡충거미 역시 비슷한 몸 크기를 가진 곤충 등에 비해 눈이 매우 큰 편이다. 

이번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 저자 가운데 한 사람인 피츠버그 대학의 네이썬 모어하우스 교수는 "특정 기관이 클수록 보통은 기능도 좋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여름철 왕성한 먹이 활동을 하는 깡충거미는 새끼들 또한 사냥 성공률이 높은데, 이는 뛰어난 시력에 기반한 것이다. 

다만 이번 연구 결과 아기 깡충거미는 빛이 희미한 곳에서는 성체 깡충거미보다 떨어지는 사냥 능력을 보였다. 이는 아마도 빛을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이 성체 깡충거미만 못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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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십이 코앞. 그러나 정신 연령은 딱 열살 수준. 역마살을 주체할 수 없어 2006~2007년 승차 유랑인으로서 시한부 일상 탈출. 농부이며 시골 복덕방 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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