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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연속 3할' 두산 박건우가 5년 연속 KS를 노리는 이유

[KBO리그] 8일 kt전 시즌 8호 홈런 포함 3안타3타점3득점 맹활약, 두산 7-2 승리

19.08.09 09:49최종업데이트19.08.09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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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이 kt를 연패에 빠트리며 상위권 경쟁에 다시 뛰어 들었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는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kt 위즈와의 홈경기에서 홈런 2방을 포함해 장단 10안타를 터트리며 7-2로 승리했다. 홈 4연전 3번째 경기에서 승리를 챙긴 두산은 이날 각각 SK와이번스와 NC다이노스에 패한 2위 키움 히어로즈를 1경기 차이로 추격하면서 4위 LG트윈스와의 승차를 4경기로 벌렸다(62승44패).

두산은 퇴출 위기에 놓였던 외국인 투수 세스 후랭코프가 5이닝5피안타1볼넷6탈삼진1실점 호투로 83일 만에 시즌 5승째를 챙기며 생존에 성공했다. 타석에서는 4회말 배제성에게 솔로 홈런을 터트린 오재일이 결승타의 주인공이 된 가운데 두산의 1번타자가 시즌 8호 홈런을 포함해 3안타3타점3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올 시즌 예년만 못한 활약 속에서도 4년 연속 3할 타율을 이어가고 있는 박건우가 그 주인공이다.
 

두산 베어스 박건우(자료사진) ⓒ 두산 베어스

 
프로 입단 8년 만에 폭발한 호타준족 외야수 박건우의 잠재력

박건우는 안치홍(KIA 타이거즈), 이형종(LG 트윈스)과 함께 서울고의 주역으로 활약했고 2008년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는 대표팀에 선발돼 우승 멤버로 활약했다(당시 대표팀 멤버 중에서 정수빈과 허경민, 그리고 좌완 허준혁은 오늘날까지도 두산에서 함께 활약하고 있다). 그렇게 고교 야구를 주름잡던 호타준족 외야수였던 박건우는 200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전체 10순위)로 두산에 지명되며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5라운드로 입단한 정수빈이 프로에 들어오자마자 대주자 및 대수비 요원으로 1군에서 쏠쏠한 활약을 펼친 것과 달리 박건우는 입단 첫 해 1군에서 5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당시 두산의 2군을 이끌던 박종훈 감독(한화 이글스 단장)은 박건우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며 박건우가 훗날 두산 외야의 중심이 될 거라 호언장담했지만 지도자의 극찬과는 별개로 그 시절 박건우의 현실은 초라하기 그지 없었다.

2010 시즌 후 경찰 야구단에서 군복무를 하며 경험을 쌓은 박건우는 전역 후 첫 시즌이었던 2013년 타율 .271 1홈런7타점을 기록했고 2014년에는 47경기에서 타율 .180에 그쳤다. 그 사이 입단 동기 정수빈은 이종욱(NC 2군 작전·주루코치)이 떠난 두산의 주전 중견수로 도약하며 '잠실아이돌'로 이름을 날렸다. 당시만 해도 '잠실 아이돌' 정수빈과 '터지지 않은 유망주' 박건우는 비교조차 되지 못했다.

하지만 박건우가 두산 외야의 중심이 될 거라는 박종훈 감독의 예언(?)은 2015년부터 조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박건우는 백업 외야수로 활약한 2015 시즌 70경기에서 타율 .335 5홈런26타점의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며 가능성을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박건우는 2015년 포스트시즌에서 준플레이오프 1차전 끝내기 안타, 한국시리즈 3차전 역전 결승타를 때려내는 등 두산의 우승에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그리고 2016년 김현수(LG)의 미국 진출로 주전 한 자리를 차지하며 풀타임 첫 시즌을 맞은 박건우는 132경기에 출전해 타율 .335 20홈런83타점95득점 17도루로 맹활약하며 두산의 핵심 선수로 성장했다. 박건우는 2017년에도 131경기에서 타율 .366 20홈런78타점91득점20도루를 기록했다. OB 시절을 포함해 베어스 역사에서 20-20클럽에 가입한 선수는 박건우가 역대 최초였다.
 

두산 베어스 박건우(자료사진) ⓒ 연합뉴스

 
4년 연속 3할 타율 이어가는 엘리트 외야수, 5년 연속 KS 밟을까

흔히 야구에서 특정 선수가 어느 정도 레벨에 도달했는지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3년 정도 꾸준한 활약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박건우는 주전으로 도약한 지 3년 째가 되던 작년 시즌 125경기에 출전해 타율 .326 12홈런84타점79득점을 기록했다. 홈런 개수는 약간 줄었지만 데뷔 후 가장 많은 타점을 기록하면서 FA로 팀을 떠난 민병헌(롯데 자이언츠)의 공백을 느낄 수 없는 활약을 펼쳤다.

박건우는 올 시즌을 앞두고 3억8500만 원에 연봉계약을 체결하면서 KBO리그를 대표하는 엘리트 외야수가 됐음을 증명했다. 하지만 한국야구위원회에서는 매년 심해지는 타고투저 현상을 줄이기 위해 공인구의 반발력을 낮췄고 이는 잠실 야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면서도 뛰어난 장타력을 과시하던 두산에 치명타가 됐다. 실제로 두산은 김재환을 비롯해 최주환, 허경민, 오재원, 김재호, 정수빈 등 주전 타자들의 성적이 작년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

박건우도 예외는 아니었다. 박건우 역시 작년 대비 홈런이 줄고 병살타는 LG 유강남과 함께 리그에서 가장 많은 19개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3년 동안 평균 타율 .342를 기록했던 박건우의 '클래스'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박건우는 동료들의 부진 속에서도 올 시즌 103경기에서 타율 .317 8홈런51타점68득점10도루를 기록하며 외국인타자 호세 페르난데스와 함께 두산 타선에서 가장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박건우는 8일 kt전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이어갔다. 1회 안타로 출루해 2사 후 김재환의 적시 2루타 때 선취득점을 올린 박건우는 5회 1사2,3루에서 중전 적시타로 주자 2명을 불러 들였다. 그리고 7회에는 kt의 두 번째 투수 이정현을 상대로 승부에 쐐기를 박는 좌월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박건우는 올 시즌 잠실에서만 타율 .364 7홈런38타점을 몰아치고 있고 후반기 8경기에서는 타율 .414 1홈런6타점3도루로 타격감을 무섭게 끌어 올리고 있다.

4년 연속 3할 타율이 매우 유력한 박건우와 가을야구 진출을 예약한 두산의 올 시즌 1차 목표는 바로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다. 특히 박건우는 작년 한국시리즈에서 24타수1안타(타율 .042)로 부진했던 뼈 아픈 기억이 있어 작년 한국시리즈에서 당했던 수모를 갚는 명예회복이 절실히 필요하다. 동료들의 부진과 기복 속에서도 후반기 질주를 이어가고 있는 박건우가 반드시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라야 하는 숨은 사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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