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에 탄광? 도로 뒤덮은 검은 가루 눈살

전남 중지마을 정상부 도로에 정체불명 검은 가루... 경관 훼손

등록 2019.08.09 16:05수정 2019.08.10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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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국립공원 탐방로로 이어지는 도로가 정체불명 검은 가루로 뒤덮였다. ⓒ 박미경

 
무등산국립공원 정상부와 최단거리에 위치한 전남 화순 수만리 중지마을 정상 도로가 검은 가루로 뒤덮이면서 탐방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개발제한구역 내 도로를 무단훼손한 혐의로 화순군으로부터 원상복구 명령을 받은 인근 음식점이 정체불명의 검은 가루로 복구한 도로를 포장하면서 발생한 일이다.

중지마을은 장불재 등 무등산국립공원 정상부로 이어지는 최단거리에 위치해 있어 갈수록 탐방객들이 늘고 있는 곳이다. 하지만 탐방객들을 위한 편의시설이 부족한데다 최근에는 인근 A음식점에서 국립공원 구역 내 산림을 훼손해 대형 물탱크와 토굴 등을 설치하고, 주변 산림을 훼손해 국립공원 구역을 전용주차장처럼 사용하는 등 각종 불법행위를 저질러온 사실이 드러나면서 공분을 샀다.

A음식점은 건물 신축 당시 조성돼 있던 개발제한구역 내 도로를 무단으로 훼손해 음식점 경관 등을 위한 돌계단을 설치하고, 돌계단을 설치한 후에는 인근 오솔길을 차량통행이 가능하도록 무단 훼손한 혐의도 받고 있다. 오랜 동안 각종 불법행위가 이뤄져 왔지만 단속의 손길은 미치지 않았다.

정체불명의 검은 가루는 제대로 된 단속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미적지근한 태도를 취하던 화순군이 최근 각종 불법행위에 대해 원상복구명령을 내리자 A음식점이 돌계단이 있던 자리의 도로를 복구하면서 뿌려졌다. 
 

도로를 뒤덮은 검은 가루는 점차 주변으로 확산되고 있다. ⓒ 박미경

 
무등산국립공원 탐방로로 이어지는 도로에 뒤덮인 검은 가루는 석탄가루를 연상시킨다. 검은 가루에 선뜻 발을 내딛지 못하고 탐방로로 향하던 발길을 돌리는 탐방객들의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몇몇 탐방객들은 "무등산 정상에 탄광이 있었느냐. 광업소 주변 도로도 이렇지는 않겠다"며 발길을 돌렸다.

검은 가루는 최근 중지마을 정상부에 소량 내린 비로 인해 주변으로 흘러내리면서 향후 큰비가 내릴 경우 중지마을 정상부를 일대를 검게 물들이며 무등산국립공원의 이미지를 훼손할 가능성도 우려된다. 검은 가루의 정체를 놓고 광산폐기물이라거나 석분이라는 등 의견이 분분하지만 '일반적으로 도로포장용으로는 사용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공통적이다.

중지마을 정상부는 무등산국립공원 측이 광주권 탐방객 유치의 최적지로 판단하고 청소년수련원과 대형주차장 등 각종 편의시설을 조성하려고 계획 중인 곳이다. 이를 위해 2017년 4월 화순군과 협약을 맺고 각각 9억 5천만 원씩 총19억 원을 투입해 2018년 12월까지 길이 1km, 폭 10m의 진입도로를 개설키로 했지만 공사를 맡은 화순군은 2년 넘게 설계조차 마무리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국립공원을 활용한 관광객 유치 등 지역 경제활성화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석탄가루를 연상시키는 검은 가루로 뒤덮이고 있는 중지마을 정상부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은 어떤 식으로든 무등산국립공원 화순지구에 탐방객들이 늘어나는 것을 막겠다는 몽니로 비쳐질 수도 있다.


이와 관련 화순군 관계자는 "현장 확인 후 문제가 있다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서 도원자동차야영장 진입도로 개설, 화순읍 중지마을 진입도로개설 등 무등산국립공원과 관련된 기반시설 조성과 관련 공사는 맡으면서도 미적미적하며 늦장을 부린 화순군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화순자치뉴스에도 실립니다.
#화순 #무등산 #국립공원 #수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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