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 긴장한 조국 후보자, 쪽지엔 이순신이...

법무부장관 후보자 소감 발표... 검찰개혁 위한 야당 설득, 인사 개선 등 과제 산적

등록 2019.08.09 15:30수정 2019.08.09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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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인사청문회 준비단이 마련된 사무실 로비에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 이희훈

   
모두가 알고 있던 신임 법무부 장관 후보자,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이순신 장군의 시를 언급하며 "공정한 법 질서 확립, 검찰개혁, 법무부 혁신 등 소명을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9일 오후 2시 21분 직접 차량을 운전해 후보자 사무실이 위치한 서울시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도착한 조 후보자는 살짝 긴장한 모습으로 취재진 앞에 섰다. 남색 정장에 푸른색 넥타이를 맨  그는 손에 들고 온 메시지를 확인한 뒤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했다.

"이제 뙤약볕을 꺼리지 않는 8월 농부의 마음으로 다시 땀 흘릴 기회를 구하고자 합니다. 이제 인사청문회를 거치고 문재인 정부의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서해맹산(誓海盟山)의 정신으로 공정한 법질서 확립, 검찰개혁, 법무부 혁신 등 소명을 완수하겠습니다. 향후 지난 삶을 반추하면서 겸허한 자세로 청문회에 임하겠습니다. 정책 비전에 대해서도 꼼꼼히 준비해 국민들 앞에 보고 말씀 올리겠습니다."

조 후보자가 말한 '서해맹산'은 이순신 장군의 한시 <진중음> 중 '서해어룡동 맹산초목지'(誓海魚龍動 盟山草木知•바다에 서약하니 물고기와 용이 감동하고 산에 맹세하니 초목이 아는구나)에서 나왔다. 나라에 충정을 맹세하는 이 문구는 백범 김구 선생이 1946년 경상남도 진해를 방문했을 때 글씨를 남긴 것으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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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인사청문회 준비단이 마련된 사무실 로비에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 이희훈

 
조 후보자는 추가로 기자단에게 배포한 보충소감 자료에서도 "임시정부의 법통을 잇는 대한민국의 국무위원이 된다면 헌법정신 구현과 주권수호,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고 했다. 한일관계가 극단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임진왜란의 영웅 이순신 장군과 일제 식민지 지배에 맞선 임시정부를 언급한 것이다. 또 "동시에 품 넓은 강물이 되고자 한다, 세상 여러 물과 만나고 내리는 비와 눈도 함께 하며 멀리 가는 강물이 되고자 한다"고 했다.

그런데 그는 최근 페이스북에 한일 문제를 두고 다른 목소리를 내는 일부 야당이나 언론을 친일파로, 그들의 행위를 이적(利敵)으로 규정해 논란을 빚었다. 조 후보자는 지명 당일인 9일 오전에도 페이스북에 영화 <봉오동 전투> 포스터를 올려 "정신나간 일부 한국인들이 한일병합이 국제법적으로 합법이었다고 주장한다"며 "그러면 독립군은 불법반도, 친일파는 준법을 잘하는 애국자, 임시정부는 반국가단체가 된다,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열린 자세, 공정, 과거사 청산... 산적한 과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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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인사청문회 준비단이 마련된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 이희훈

 
한 법조계 인사는 조국 후보자가 더 이상 이런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사법개혁안을 통과시키려면, 야당은 설득의 대상이지 공격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대한민국을 위해, 검찰과 사법개혁을 위해, 목소리를 낮추고 자세를 낮췄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지금까지 검찰개혁은 장기적 안목이 아닌 단기 성과를 위해 추진되다보니 결국 검찰 인사나 수사를 이용하는 경향이 여전히 나아지지 않았다"며 "그런 문제점들을 잘 알고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대검찰청 검찰개혁위원회 위원이었던 김한규 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부탁했다. 그는 "검찰개혁은 이미 국회에 법안이 상정됐으니 법무부 장관이 실제로 할 수 있는 건 인사"라며 "이번 같은 검찰 인사가 재연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검찰에선 환경부 블랙리스트, 드루킹 특검 등 문재인 정부 관련 사건을 맡았던 검사들과 공안검사들이 좌천됐다는 불만에 줄줄이 항의성 사표를 내는 상황이 빚어졌다. 김 전 회장은 "검찰도 살아 있는 권력을 제대로 수사하고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데, 그러려면 가장 핵심은 인사"라고 강조했다.

김희순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팀장은 법무부의 탈검찰화 등을 주문했다. 그는 "법무부는 검찰 상위기관인데 검찰국장 등 요직을 검찰이 차지하느라 제대로 검찰을 관리감독하기 어렵다"며 "새 장관이 법무부 탈검찰화에 좀더 속도를 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검찰 내부 반발을 의식하기보다는 결단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또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 활동으로 검찰권 오남용이 확인됐지만 권고사안을 어떻게 이행할지에 관한 세부 계획이 아직 나오지 않았다"며 "과거사 청산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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