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쓰레기 수입 문제되니, 환경부가 내놓은 황당 대책

[해설 & 주장] 정부의 일본 수입 석탄재 대책 방안은 대국민 사기극

등록 2019.08.12 14:25수정 2019.08.12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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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주천면과 팽목항에 석탄재 매립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 독자 제공

 
청정 지리산 자락인 전북 남원 주천면이 시끌시끌하다. 이 마을에 석탄재 매립장이 들어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세월호의 아픔이 남아 있는 팽목항에도 '석탄재 매립 반대' 현수막이 펄럭인다. 팽목항에 석탄재를 매립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국내 화력발전소 석탄재 매립장마다 포화상태다. 석탄재 처리를 위해 힘들게 매립장을 찾아내지만, 석탄재의 유해성을 염려하는 인근 주민들과 갈등을 겪고 있다.

이처럼 국내 석탄재는 처리할 곳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시멘트공장들은 쓰레기 처리비를 더 준다는 이유로 일본에서 석탄재를 수입하고 환경부는 이를 방치해왔다. 덕분에 국내 석탄재 처리는 더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
 

일본에서 수입해온 쓰레기를 시멘트공장으로 가져가기 위해 하역하고 있다. ⓒ 최병성

  
일본 쓰레기 수입 합법화하는 환경부의 대국민 사기극

지난 '일본 전범기업 쓰레기 수입하는 한국기업들... 한술 더 뜬 환경부'(http://omn.kr/1k7uj) 기사 이후, 일본 화력발전소 쓰레기 수입 중단을 요구하는 국민 여론이 불길처럼 일자 8일 환경부가 대책을 발표했다. 이후 '환경부가 수입 석탄재 전수 조사하기로 했다', '일본 석탄재 수입을 규제한다'라는 내용의 보도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사실은 환경부 거짓말에 속고 있다. '일본 석탄재 수입 검사 기준 강화'라는 환경부의 해명은 대국민 사기극에 불과하다. 환경부의 터무니없는 조사 기준 덕분에 앞으로 일본 화력발전소 쓰레기는 합법적으로 수입될 것이다. 환경부가 정한 기준에 해당하는 석탄재는 없기 때문이다.

간단히 '쓰레기 수입 금지'하면 되는데, 환경부는 검사 기준 강화라는 미명 아래 일본 쓰레기 수입을 정당화하는 꼼수를 쓴 것이다.

한국과 일본의 화력발전소 모두 외국에서 유연탄을 수입한다. 한국과 일본의 석탄재 성분에는 큰 차이가 없다. 시멘트협회에서 2009년 만든 '시멘트산업에서의 순환자원 재활용' 보고서는 석탄재 발생 공정을 설명하며 '한국과 일본은 유연탄 수입국으로 화력발전소의 유연탄 종류는 유사하다'고 밝히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화력발전소에 사용하는 유연탄은 모두 외국에서 수입하는 것으로 성분에 큰 차이가 없다고 시멘트협회 자료에 밝히고 있다. ⓒ 한국시멘트협회

 
이처럼 한국과 일본 모두 외국에서 유연탄을 수입하기에 소각 후 발생하는 석탄재 성분에 큰 차이가 없다. 그런데 일본 석탄재 수입이 문제 되자, 시멘트공장들은 일본 석탄재 품질이 국내보다 좋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2015년 펴낸 '화력발전소 회처리에 따른 환경영향 최소화방안 연구'는 국립환경과학원 분석 자료를 인용해 석탄과 석탄재에 있는 중금속 종류와 함유량을 상세히 밝혀놓았다. 
 

국립환경과학원이 분석한 석탄재에 함유된 중금속 종류와 함유량 ⓒ 한국환경정책연구원

 
환경부가 발표한 관리강화 기준이 '대국민 사기극'인 증거는 바로 여기에 있다. 환경부가 중금속 용출과 함유량의 두 가지 기준을 제시했는데, 먼저 함유량부터 살펴보자.

납(Pb)은 환경부 함유량 검사 기준이 150mg/kg 이하다. 그러나 국립환경과학원 분석 결과 석탄에서 발견된 납은 최대 45.5mg/kg 이하였고 석탄재는 최대 29.0mg/kg 이하였다. 다시 말해 환경부의 납(Pb) 함유량 검사 기준이 석탄보다 3배, 석탄재보다 5배 높은 셈이다.

구리(Cu)의 경우, 환경부의 함유량 검사 기준이 800mg/kg인데, 국립환경과학원 분석 결과 석탄은 24.5mg/kg 이하고, 석탄재는 50.2mg/kg에 불과하다. 구리 함유량에 대한 환경부 검사 기준이 석탄보다 32배, 석탄재보다 16배 더 높다.

카드뮴의 경우 환경부의 함유량 기준은 50mg/kg인데, 석탄에는 최대 2.09mg/kg, 석탄재에는 1.06mg/kg에 불과하다. 환경부 검사 기준이 석탄보다 24배, 석탄재보다는 47배 더 높다.
  

석탄 및 석탄재에 함유된 중금속 량이 환경부 검사 기준에 턱없이 미치지 못한다. 검사를 하나마나다. ⓒ 최병성

 
이처럼 환경부는 석탄과 석탄재보다 몇십 배 높은 기준으로 마치 일본 쓰레기 수입을 규제할 것처럼 과장했다. 일본이 얼마나 신나게 웃고 있을까?

환경부의 중금속 용출량 기준은 더 기가 막혀

다음은 용출량 기준을 보자. 환경부가 조사 기준을 강화한다며 발표한 중금속 용출 기준은 납(Pb) 3mg/L, 비소(As) 1.5mg/L, 수은(Hg) 0.005mg/L 등이다. 그런데 국립환경과학원이 실시한 국내 6개 화력발전소 석탄재의 납, 비소, 수은 등의 중금속 용출검사 결과 모두 불검출되었다. 석탄재에 다양한 중금속이 함유되어 있지만, 중금속은 물에 잘 녹지 않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환경부 중금속 용출량 기준이 국민을 속이는 기막힌 꼼수임을 증명해주는 자료가 있다. 2003년 환경부가 25억6600만 원, 시멘트업체가 8억9000만 원을 들여 작성한 '철강산업슬러지의 복합처리에 의한 실용화 기술 개발'이란 보고서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철강슬래그에 함유된 중금속이 무려 구리(Gu) 8655ppm, 아연(Zn) 7500ppm, 비소(As) 85ppm, 납(Pb) 399ppm이지만, 중금속 용출검사 결과 대부분 불검출이거나 아주 미량만 검출되었다. 중금속 함유량이 아무리 높아도 물에 잘 녹지 않는 성질 때문이다.

환경부 중금속 용출 기준 납 3mg/L, 비소 1.5mg/L, 수은 0.005mg/L은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렵다. 당연히 일본 석탄재는 검사하나 마나 모두 무사통과다.
 

중금속은 아무리 많아도 물에 잘 녹지 않는다. 석탄재에서 환경부 용출량 기준에 이르는 중금속 검출은 불가능하다. 조사를 하나마나 무조건 수입 가능하다. ⓒ 최병성

 
이처럼 일본 화력발전소 쓰레기 수입 규제를 위해 환경부가 방사능과 중금속 검사 기준을 강화했다는 기준 자체가 무의미하다. 환경부는 세금과 인력을 낭비하며 형식상 검사를 하고 자연스럽게 일본 쓰레기 수입을 정당화해주는 것에 불과하다. 하나 마나 한 검사라는 이름으로 국민을 우롱한 환경부의 꼼수가 기막힐 뿐이다.

시멘트 생산량 증가해 일본 석탄재 수입량도 증가?

지난 '일본 전범기업 쓰레기 수입하는 한국기업들... 한술 더 뜬 환경부' 기사에서 필자는 국내 시멘트공장들이 2008년 수입량 기준으로 일본 석탄재 수입을 감축하기로 자발적 협약을 맺었지만, 오히려 수입량이 증가했음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시멘트 생산량이 증가하여 국내 석탄재 재활용량과 함께 일본 석탄재 수입량도 증가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과연 사실일까? 한국시멘트협회 홈페이지에 연도별 시멘트 생산량을 확인하면 환경부의 거짓말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수입량 감축을 약속했던 2008년보다 2009년~2015년까지 시멘트 생산량이 감소되었음을 보여주는 한국시멘트협회 자료 ⓒ 한국시멘트협회

 
시멘트공장들이 석탄재 수입을 자발적 감축하겠다고 기준으로 삼았던 2008년도의 시멘트 생산량은 5165만 3000톤이다. 그렇다면 일본 석탄재 수입이 증가할 수밖에 없었다는 환경부 해명처럼 2008년 이후 시멘트 생산량은 얼마나 증가했을까?

2010년도엔 4742만 톤으로 오히려 시멘트 생산량이 감소했다. 2011년엔 4824만 9000톤, 2012년엔 4686만 2000톤, 2014년 역시 4704만 8000톤으로 시멘트 생산량이 감소했다. 2016년에서야 5674만 2000톤으로 시멘트 생산량이 증가했을 뿐이다.  

2008년 수입량 기준으로 일본 쓰레기 수입을 줄이기로 협약을 맺었고, 이후 시멘트 생산량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쓰레기 수입이 급격히 증가했다. ⓒ 최병성

     
시멘트 생산량은 2008년 5165만 3000톤에서 2014년 4704만 8000톤으로 감소하였는데, 일본 화력발전소 쓰레기 수입량은 2008년 76만 2000톤에서 2014년 131만 톤으로 무려 71%나 증가했다. 시멘트 생산량이 증가해서 일본 석탄재 수입이 증가했다는 환경부의 해명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시멘트 생산량은 감소했는데 국내 석탄재뿐만 아니라 일본 석탄재 사용량이 증가했다는 것은 과연 이 시멘트는 안전할까하는 또 다른 우려를 낳는다. 석탄재가 결코 안전한 물질이 아닌데, 이런 쓰레기로 만든 시멘트가 국민 건강에 안전한지 환경부가 단 한 번이라도 검사를 하고 사용 허가를 해준 것인지 두려움이 앞선다. 

석탄재에는 방사능과 다이옥신, 다양한 중금속들이 함유되어 있어 건축재료로 사용할 경우 주의가 요구된다는 국내외 많은 보고서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쌍용시멘트 공장의 쓰레기 혼합 장면. 석탄재를 비롯하여 하수슬러지, 분진, 소각장 소각재, 공장 오니, 반도체 공장 슬러지 등 온갖 비가연성 폐기물을 이렇게 석회석과 혼합 소각하고 난 재가 오늘 우리 집을 짓는 시멘트가 된다. ⓒ 최병성


중국처럼 하면 된다

일본 석탄재는 환경부 주장처럼 검사 강화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유해 쓰레기 수입을 중단하면 된다.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될 수 있다는 환경부 주장이 사실일까? 무역이란 돈을 주고 물건을 사 오거나 돈을 받고 물건을 파는 것이다. 그런데 일본 화력발전소 쓰레기는 사 오는 것도, 파는 것도 아니다. 톤당 5만 원의 쓰레기 처리비를 받고 들여온다. 그저 쓰레기이기 때문이다.

2008년 관세청에 "시멘트공장들이 일본에서 석탄재를 쓰레기 처리비를 받고 들여오고 있는데 세금은 내고 있는가? 내고 있다면 그 근거는 어디에 있는가?"라고 문의했다. 관세청은 "무역법에 처리비를 받고 쓰레기를 들여오는 것에 대해 어떤 근거도 없기 때문에 세금 부과를 한 적이 없다"고 답변했다.

재활용이란 이름으로 쓰레기로 시멘트를 만드는 것에 대해 2009년 국회는 감사원 감사를 이끌어 냈다. 감사원 감사관에게 감사할 내용과 증거 자료들을 건네주었다. 감사관에 따르면 "시멘트공장 관계자가 찾아와 '앞으로는 수입하는 일본 쓰레기에 대해 자발적으로 세금을 내겠다'고 했다"는 것이었다.

지난 기사 보도 이후, 관세청에 "시멘트공장들이 요즘엔 일본 화력발전소 쓰레기 수입에 대해 관세를 내고 있다는데 그동안 얼마를 냈고 부과 근거는 무엇이냐?"고 문의했다. 그러나 관세청은 '곤란하다'며 답변을 거절했다.

중국은 이미 수년 전에 자국의 환경 보전을 위해 폐타이어 수입을 금지했다. 그런데 한국의 시멘트공장들은 일본뿐 아니라 독일, 이태리, 영국, 괌에 쌓인 폐타이어까지 가져와 시멘트에 넣고 있다. 시멘트공장 덕에 대한민국이 전 세계 쓰레기를 치워주는 청소부 국가로 전락한 지 오래다.
      
중국이 지난해 폐플라스틱 수입을 전면 금지하자 전 세계가 폐플라스틱 처리에 곤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WTO 제재와 상관없이 건재하다. 유해 쓰레기 수입을 금지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일본 석탄재는 유해 쓰레기에 불과함에도 환경부가 WTO 제소 운운하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거짓에 불과하다. 중국의 폐플라스틱 수입 금지처럼 문재인 정부의 의지 문제다.
 

일본에서 수입해 온 폐타이어. ⓒ 최병성

  
일본 화력발전소 쓰레기 수입 근절 방법

일본 화력발전소 쓰레기 수입을 금지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 몇 가지를 알려주고자 한다.

첫째, 바젤협약에 따라 6가크롬이 함유된 폐기물은 국가간 이동할 수 없다. 위의 국립환경과학원 석탄재 분석표를 보면 석탄재에는 발암물질인 6가크롬이 함유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석탄에 함유된 크롬(Cr)이 1000도 이상의 열을 받으면 발암물질인 6가크롬으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석탄에는 6가크롬이 없지만, 타고난 재인 석탄재에는 6가크롬이 있는 이유다.

바젤협약에 의거 6가크롬이 함유된 일본 화력발전소 쓰레기를 유해물질로 지정하고 수입을 금지하면 된다.

둘째, 하역 전 중금속 검사를 하는 것이다. 일본 화력발전소 쓰레기를 국내 항구 하역 이전에 중금속과 방사능 검사를 하여 안전이 확인된 후 하역하게 하는 것이다. 환경부 기준이 높으니 당연히 통관된다. 그러나 국가 공인기관의 중금속 조사 기간으로 2주가 소요되기에 석탄재를 실어 온 선사가 타산이 맞지 않아 스스로 한국으로 오지 않으려 할 것이다.
   
셋째, 입항 때마다 선주상호보험(Protection & Indemnity, P&I) 검사 및 안전 검사를 강화한다. 일본 쓰레기를 선적한 배가 항구에 들어올 때마다 P&I 검사 및 선박 안전 검사를 강화하면 일본 쓰레기를 실어 오는 선사 스스로 한국으로의 입항을 거부하게 된다.

일본이 북한에 이런 방법을 써먹은 적이 있다. 2003년 북한의 마약 밀거래 등 불법적인 외화획득이 의심된다며, 북한 선박 만경봉호에 대해 1900명의 '안전 검사관'과 경찰을 보내 대대적인 검사를 벌일 예정이었다. 결국 이런 안전 검사 강화의 정례화를 우려한 북한이 스스로 이 선박의 운항을 중단했다.

넷째, 항만 노조가 하역을 거부하는 것이다. 전 국민이 아베 정권의 만행에 분노하여 일본으로 여행 안 가고, 일본 제품 안 쓰고, 안 먹는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그러나 환경부는 국민을 속여가며 일본 쓰레기 수입을 정당화하는 꼼수를 쓰고 있다. 항만노조가 일본 쓰레기 하역을 거부하면, 항구에 발이 묶인 석탄재는 국내로 들어올 길이 없다. 이 역시 일본에서 북한으로 가는 물품 규제를 위해 써먹었던 방법이다. 

일본 석탄재 수입 금지가 일본의 아킬레스건
 

화력발전소 회처리에 따른 환경영향 최소화방안 연구 ⓒ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환경부가 일본 석탄재 수입 검사 강화를 발표하자 이에 대해 일본 언론들이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일본 정부가 우려를 표명했다. 일본 석탄재 수입 금지가 아베 정부에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국민들은 일본 불매운동을 벌이는데 일본 석탄재 수입을 방치해온 환경부가 관리 감독이란 미명 아래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 

일본 화력발전소 쓰레기 수입 금지는 단순히 아베정권의 무역 보복 때문이 아니다. 일본 석탄재 수입으로 인해 국내 석탄재 처리가 어려워지고, 매립장 건설을 위해 많은 예산이 투입되어야 하며, 석탄재 매립을 위한 지역 갈등이 발생하고 있음이 관련 보고서에 잘 나타나 있다.

세계 무역 경제 순위 10위 국가임에도 일본에서 쓰레기 처리비를 받고 쓰레기를 수입하는 것은 대한민국과 국민의 얼굴에 먹칠하는 행위이다. 이제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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