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그러면 안 된다"... 102세 강제징용 피해자의 외침

대전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 제막식... "독립운동하는 심정으로 항일투쟁 할 것"

등록 2019.08.13 15:02수정 2019.08.13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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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대전 서구 둔산동 보라매공원 대전평화의소녀상 앞에서 열린 '대전강제징용노동자상' 제막식. 사진은 노동자상 제막 후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 앞줄 왼쪽 부터 김한수 할아버지의 아내 박애순 씨와 강제징용피해자 김한수(102세, 일본 나가사키 미쓰비시 조선소에서 일함) 할아버지, 허태정 대전시장, 이대식 민주노총대전본부장. 뒷줄은 강제징용피해자 고 최장섭 할아버지의 장남 최기현 씨.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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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대전 서구 둔산동 보라매공원 대전평화의소녀상 앞에서 열린 '대전강제징용노동자상' 제막식. 사진은 구호를 외치는 참석자들. 사진 왼쪽 부터 김용우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대전본부 상임대표, 김한수 강제징용피해자(102세, 일본 나가사키 미쓰비시 조선소 노동자), 김한수 할아버지 배우자 박애순 씨, 강제징용피해자 고 최장섭 할아버지(군함도 노동자)의 장남 최기섭씨.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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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대전 서구 둔산동 보라매공원 대전평화의소녀상 앞에서 열린 '대전강제징용노동자상' 제막식. 사진은 참석자들이 'NO아베',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폐기' 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일본은 파렴치한 경제보복 철회하라", "강제징용 사죄하고 피해자에 배상하라"는 구호를 외치는 장면. ⓒ 오마이뉴스 장재완

 
대전에도 강제징용노동자상이 건립됐다. 전국 7번째다. 노동자상 건립에 참여한 시민들은 "독립운동을 하는 심정으로 노동자상을 세웠다"며 "다시 항일투쟁을 시작하겠다"고 선포했다.

13일 오전 대전 서구 둔산동 보라매공원 대전평화의소녀상 앞에서 '대전강제징용노동자상' 제막식이 거행했다. 이날 건립된 '대전강제징용노동자상'은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평화나비대전행동과 민주노총대전본부, 한국노총대전본부 등 대전지역 노동·시민사회가 시민모금을 통해서 만들어졌다.

이번 모금에는 시민 2400여 명과 600여 단체가 참여해 당초 목표했던 8000만원을 훌쩍 넘겼다. 모금에 참여한 시민과 단체는 노동자상 뒤쪽 벽에 이름을 새겨놓았다.

이날 제막식에는 허태정 대전시장과 김종천 대전시의회의장, 김용우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대전본부 상임대표, 김용복 한국노총대전본부 의장, 이대식 민주노총 대전본부장 등 300여명의 시민과 노동자, 관계자 등이 참석, 노동자상 건립을 축하하고 일본의 만행을 기억하자고 다짐했다.

참석자들은 'NO아베',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폐기' 등이 쓰인 피켓을 들고 "일본은 파렴치한 경제보복 철회하라", "강제징용 사죄하고 피해자에 배상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행사는 송인도 대전민예총 서예위원장의 붓글씨 퍼포먼스로 시작됐다. 그는 커다란 붓으로 '친일청산 역사정의 실현'이라는 글씨를 썼고, 참석자들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구호로 화답했다.

이어 김용우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대전본부 상임대표가 대회사에 나섰다. 그는 "오늘 우리는 잊을 수도 용서할 수도 없는 일제의 강압적 한민족 탄압에 대한 위대한 저항정신으로 이 자리에 모여 강제징용노동자상을 건립한다"며 "우리 대전시민들은 단결의 손으로 뜻을 모아 일본의 만행을 규탄하며 불매운동을 비롯한 저항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식 민주노총대전본부장도 "우리 대전시민들은 독립운동을 하는 심정으로 대전강제징용노동자상을 세웠다"며 "강제징용노동자상을 건립한 시민들의 마음은 일제만행에 의해 고통 받았던 아픈 역사를 잊지 않고, 역사정의를 세우려는 민족적 의지이자 애국의 양심"이라고 말했다.

김용복 한국노총대전본부 의장은 "우리가 강제징용노동자상을 건립하는 이유는 갈수록 희미해져가는 역사를 우리 손으로 바로 세우기 위한 노력이자, 오늘도 계속되는 일본의 역사왜곡에 맞서, 한 세기 전 이 땅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를 똑바로 알리고, 전범국 일제의 실체를 널리 알리기 위함"이라며 "뿐만 아니라 이제라도 우리는 일본의 공식 사과를 받아내고,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되풀이 않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대전강제징용노동자상 제막 특별결의문'을 통해 '항일투쟁'을 다짐하며 '강제징용노동자상은 새로운 독립운동의 시작'이라고 선포했다.

이들은 "지금 일본정부의 만행은 제대로 청산되지 못한 역사를 정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일본에 동조하는 토착왜구 세력들이 준동하고, 일부 언론들은 아베 정부를 대변하고 있다"며 "우리가 역사정의를 제대로 실현하지 못한다면 역사는 다시금 반복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역사는 우리에게 직접적인 실천행동을 절실하게 요구하고 있다. 많은 국민들은 '독립운동을 못했지만, 불매운동은 하겠다'면서 일본의 만행에 맞서고 있다"며 "우리는 그러한 국민들과 함께 100년 전 민중들이 투쟁했듯이 그 정신을 계승하여 오늘의 투쟁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들은 끝으로 "오늘은 다시금 독립운동을 시작하는 날이다. 해방 이후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던 일제 잔재 투쟁을 다시 시작하는 날"이라고 선포하고 "노동자상 제막을 시작으로 파렴치한 일본의 만행에 맞서, 적반하장으로 일관하는 일본에게 제대로 된 우리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우리는 더욱 거센 항일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전작가회의 김채운 시인의 헌시 낭송과 대전청년회 노래모임 '놀'의 노래공연이 진행된 이후에는 노동자상 제막이 진행됐다. 삐쩍 마른 몸매에 한손으로 곡괭이를 잡고 있는 모형의 노동자상 비문에는 "우리는 일제에 의해 강제징용되어 혹독한 노력과 지옥같은 삶을 겪어야 했던 민족의 아픈 역사를 기억하겠습니다. 참혹했던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하여, 역사정의를 바로 세워 평화와 번영, 통일을 앞당기기 위하여 대전시민의 뜻을 모아 이 비를 세웁니다"라는 글이 새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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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대전 서구 둔산동 보라매공원 대전평화의소녀상 앞에서 열린 '대전강제징용노동자상' 제막식. 사진은 대전청년회 노래모임 '놀'의 공연 장면.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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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대전 서구 둔산동 보라매공원 대전평화의소녀상 앞에서 열린 '대전강제징용노동자상' 제막식. 사진은 식전행사로 진행된 송인도 대전민예총 서예위원장의 '친일청산 역사정의 실현' 붓글씨 퍼포먼스.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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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대전 서구 둔산동 보라매공원 대전평화의소녀상 앞에서 열린 '대전강제징용노동자상' 제막식. 사진은 'NO아베',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폐기' 등의 글씨가 쓰인 피켓을 들고 있는 참석자들. ⓒ 오마이뉴스 장재완

  
강제징용피해자 김한수 할아버지 "비통한 역사, 잊지 말아야"

한편, 이날 제막식에는 아주 특별한 분이 참석했다. 올해로 102세가 된 김한수(1918년생) 할아버지다. 그는 일제강점기 황해도에서 강제징용돼 일본 나가사키 미쓰비시 조선소에서 1년 4개월 동안 강제노동을 해야 했다.

그러던 1945년 8월 9일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떨어졌고, 심각한 부상을 당했지만, 살아남았다. 그해 9월경 한국으로 귀국한 그는 피난민으로 대전에 정착해서 살아왔다. 건강이 악화된 최근에는 서울로 거처를 옮겼지만, 2011년부터 지속적으로 일본의 강제징용만행을 증언하는 데 앞장서 온 강제징용피해자다.

지난 2015년 8월 15일에는 대전평화의소녀상 앞에서 고인이 된 군함도 강제징용피해자 최장섭 할아버지와 함께 '강제징용노동자 증언대회'를 열기도 했다. 또 일본 전범기업을 상대로 한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손해배상청구소송에도 참여했다.

이날 김한수 할아버지는 "슬프고도 비통한 역사를 잊지 않고 기억하면서 노동자상을 건립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일본이 우리 앞에 사과하고 용서를 빌때까지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자상을 쓰다듬던 김한수 할아버지는 또 "일본 놈들은 정말 이상한 놈들이다"라면서 "강제 끌고 가서는 (돈 주겠다고) 거짓말만 하고, 죽을 만큼 고생만 시켜놓고도 반성할 줄 모른다. 사람이라면 그러면 안 된다. 반성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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