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평에서 시작해 600년 전통 떡집으로... 이게 제 꿈입니다"

[인터뷰] 당진 떡 명장 오명숙 잇담 대표

등록 2019.08.14 10:09수정 2019.08.14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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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명숙 명장 ⓒ 김예나


'소울푸드', '힐링푸드'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중요한 요즘,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음식을 말한다. 그야말로 떡은 오명숙 대표에게 소울푸드이자 힐링푸드다.

"어릴 적 엄마가 비행접시 모양의 개떡을 만들어줬어요. 모양도 특이한데다 맛도 있어서 무척 좋아했죠. 그때의 기억을 회상하면서 '엄마손개떡'을 출시하기도 했어요."

엄마가 손수 빚어준 비행접시 모양의 개떡은 오 대표에겐 여전히 최고의 떡이다. 엄마의 사랑이 듬뿍 묻어난 음식이기 때문이다.

시장 내 떡집이 최고가 되기까지

오명숙 대표는 지난 1993년 당진전통시장 내 7평짜리 점포에서 민속떡집을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남편의 병환으로 일을 해야 할 상황이 놓인 그는 이웃의 권유로 떡집을 개업했다. 그는 정식으로 떡을 배운 적 없었다. 그저 어머니가 떡을 빚던 모습을 어깨너머로 보고 봤을 뿐이다. 그래도 솜씨가 좋아 곧잘 따라했기 때문에 큰 걱정은 없었다. 그러나 아무런 지식 없이 덜컥 떡집을 시작해기 때문에 초반엔 손님들에게 떡 만드는 법을 배우기도 했단다.

오명숙 대표는 "기술이 없으니 좋은 재료로 승부를 봐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그때 마음먹은 신념 덕분에 지금까지 질 좋은 당진농산물을 고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좋은 재료로 맛있는 떡을 선보이겠다"고 덧붙였다.

10년차 명장… "떡 명맥 이어갈 것"

대를 이은 손맛과 그리고 좋은 재료만을 사용하겠다는 그의 고집과 더불어 끊임없이 배우고 노력하는 그의 정성이 지금의 민속떡집과 명인 오명숙을 만든 비법이다. 오 대표는 개업 이후 오랫동안 떡에 대해 연구하고, 연습을 거듭했다. 그 결과 오 대표는 지난 2010년 전국 떡 명장 선발대회서 대상을 수상해 제4대 명장에 등극했다. 두 번의 실패를 딛고 이뤄낸 결과물이어서 더욱 기뻤다.

오 대표는 "오랜 시간 꿈 꿔왔던 만큼 너무나 감격스럽고 뿌듯했다"며 "하지만 기쁨보다는 명장이라는 수식어에 대한 부담감이 더 컸다"고 말했다. 이어 "명장이라는 이름에 누가 되지 않게 전통 떡의 명맥을 잘 이어나가겠다"며 "더욱 열심히 뛰겠다"고 전했다.

민속떡집 대표 해나루 쑥왕송편

민속떡집을 대표하는 떡은 뭐니뭐니 해도 해나루 쑥왕송편이다. 당진은 물론 전국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는 쑥왕송편은 당진에서 재배한 해나루쌀과 그의 고향인 송악읍 중흥리에서 직접 키운 쑥으로 만든다. 거기에 쑥과 음식궁합이 좋은 녹두소를 비롯해 팥, 콩, 밤 등을 사용한다. 모두 지역 농산물이다. 하나만 먹어도 든든할 정도로 크다. 이밖에 민속떡집에서는 40~50가지 종류의 떡을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다.

이렇게 지역민들의 사랑 속에서 성장해온 민속떡집은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한 달 간의 리모델링을 마치고 오는 19일 '잇담'이라는 이름으로 당진시민들을 만날 예정이다. '잇담'은 떡이 잇(있)다, 맛이 잇(있)다, 대를 잇다 등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다. 오 대표는 "오래 전부터 리모델링과 함께 떡집 이름도 시대에 맞게 바꿀 계획을 갖고 있었다"며 "떡을 빚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공간을 분리해 보다 깔끔하면서 편리한 떡집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잇담에서는 떡 뿐만 아니라 전통차와 답례용 선물도 마련할 계획이다.

고향 어르신들과 '사랑의 모임'

한편 맛있는 떡을 만들어 판매하는 것 이외에 그는 친정엄마를 비롯해 고향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9988 사랑의 모임' 행사를 열고 있다. 이 모임은 99세까지 팔팔(88)하게 살자는 뜻으로, 오명숙 대표가 15년 째 매년 개최하고 있는 행사다.

처음에는 어머니와 친구분 7명을 모시고 바닷가나 찜질방 등을 다니는 효도여행으로 시작됐다. 하지만 점점 해를 거듭할수록 함께하길 원하는 어머니들이 많아졌고, 올해에는 49명의 어머니를 대상으로 행사를 진행했다.

오 대표는 "처음에는 직접 음식을 만들어 드리기도 했다"며 "이제는 딸, 아들과 함께 레크리에이션, 장기자랑 등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칠 때도 있지만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또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앞으로도 더 많은 어르신들을 모시고 9988 사랑의 모임을 이어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대를 이어가는 명인의 꿈

25년 동안 떡집을 운영해오면서 위기도 많았지만 위기가 닥칠 때마다 그는 오히려 용기와 에너지를 얻었다. 오 대표는 "내게 떡은 분신과 같다"며 "떡 없는 오명숙은 없다"고 말했다. 더불어 "떡 하나로 오명숙이라는 이름을 알렸다"며 "할 수 있을 때까지 떡을 빚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는 꿈이 많아요. 다른 나라를 보면 300년 전통, 600년 전통을 갖고 있는 가게들이 있어요. 너무 부럽더라고요. 지금 딸과 아들이 함께 떡집을 운영하고 있는데, 민속떡집의 대를 이어 가고 싶어요. 또한 우리의 전통 떡을 알릴 수 있는 떡 박물관을 만드는 것과 식사와 후식을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음식타워를 건립하는 것, 그리고 전통 떡의 명맥을 이어갈 후학을 양성하는 것도 제 꿈이에요.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보다 전문적으로 떡을 배워야 한다는 생각에 계속 공부하고 있어요. 꿈을 좇으면서 계속 되뇌다 보면 반드시 이뤄질 거라 믿습니다."

>> 오명숙 대표는
·송악읍 중흥리 출생
·청운대 호텔식당경영학과 석사 과정
·전국 떡 명장대회 대상 수상
·현 한국떡연구회회장(전국 떡 명장대회 역대 수상자 모임)
·현 (사)한국떡류식품가공협회 당진시지부장
·현 당진시쑥왕송편협동조합 대표
·읍내동 민속떡집 운영

>> 민속떡집은
·위치: 당진시 무수동옛길 13
·문의: 356-0240
덧붙이는 글 당진시대 김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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