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나라에 득실대는 사기꾼들... 이건 99.9%다

[애플워치4 구입 후기] 나만의 사기꾼 감별법 총정리

등록 2019.08.19 15:52수정 2019.08.19 15:52
14
원고료로 응원
거의 사용하지 않은 제품이 다양한 매물로  

지난 7월 중순 이후 약 3주 동안 인터넷 '중고나라'에 자주 들렀습니다. 아이폰과 연동하여 사용하던 다소 허접한 어메이즈빕핏이 뚜껑(?)이 열리는 참사로 액정 전체가 분리되는 바람에 새로운 스마트워치를 구입하기로 마음 먹었기 때문입니다. 한글화 작업을 마친 어메이즈빕핏으로 문자, 카톡 등 각종 메신저를 시계로 받아보니 여간 편리하지 않더군요.

스마트워치의 편리함에 익숙해진 탓에 이왕이면 애플워치4를 구입하려고 마음 먹고 스마트폰에 중고나라 공식앱을 설치하고 하루 2~3번씩 중고나라를 드나들었습니다. 중고나라 공식앱을 설치해놓고 스마트워치를 검색해보니 애플워치만 있는 것은 아니고 갤럭시 제품과 기타 제품을 포함하여 하루에도 수십~수백건의 매물이 올라왔습니다. 

애플워치4를 애플 스토어나 공식 매장에서 새제품으로 구입하려면 가장 저렴한 모델이 499,000원부터 시작됩니다. 제가 구입하려고 마음먹은 애플워치4 44mm 제품은 539,000원부터 시작합니다. 그런데 중고나라 앱을 검색해보니 거의 사용하지 않은 제품이 20만원대 후반부터 40만원대 중반까지 다양하게 매물로 나와 있었습니다.

처음엔 가장 저렴한 제품을 올려놓은 판매자에게 연락을 해보았습니다. 그런데 저렴한 가격대의 제품을 올려놓은 판매자들은 대부분 게시판에 문의해도 답이 없고, 채팅을 시도하여 "안전거래를 희망한다"고 메시지를 보내면 카톡 아이디를 알려주면서 카톡으로 연락하라고 하더군요.
 

카톡 주소만 올려놓은 판매자는 대부분 사기꾼 ⓒ 이윤기

 
사기꾼 많다는 소문... 과장이 아니었다

여기서 잠깐. 안전거래는 '중고나라' 사업자가 거래 중개자로 참여하여 구매자가 대금 결제 후에 제품을 받아보고 구매 확정을 해야 물품 대금을 지급하는 안전한 거래방식을 말합니다. 당연히 중고나라 사업자는 구매자로부터 소정의 수수료를 받습니다. 

중고나라 사업자는 신용카드 결제의 경우 판매금액의 3.74%, 계좌이체 결제의 경우 판매금액의 1.65%, 무통장입금의 경우 판매 1건당 275원의 수수료를 받습니다. 수수료(최저 275원)가 부담이 되어 계좌이체 거래만 하겠다는 판매자는 사기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안전거래는 판매자 입장에서는 수수료를 부담해야 하지만, 구매자 입장에서는 누군지도 모르는 판매자와의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허위매물, 가짜 상품 배송 등의 위험을 예방할 수 있는 안전한 거래 방식입니다. 제 경험으로 중고나라에서의 거래는 직접 만나서 거래하는 '직거래'가 아니면 무조건 '안전거래'를 해야 합니다. 

중고나라는 세간에 '사기나라'라는 오명이 붙을 만큼 사기꾼이 많고 허위 매물도 많기 때문입니다. 아예 가짜 중고나라 사이트로 유도한 후 '네이버 안전거래' 사이트까지 가짜 사이트를 만들어 물건 값을 가로채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아울러 판매 사이트에 올려놓은 것과 다른 제품을 보내거나 아예 제품을 보내주지 않는 피해사례도 흔히 있습니다. 

사기꾼 감별법을 익힌 제가 모니터 해본 결과 중고나라 앱에 올라오는 애플워치4 중고 매물 중 열에 여덟~아홉은 사기꾼들이 올린 허위 매물입니다.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하거나 직거래나 중고나라 안전거래를 제안했을 때, 거래를 하겠다고 하는 경우는 열에 한 둘이 전부입니다.   
  

안전거래 요청하면 카톡으로 연락하라는 판매자는 사기꾼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 이윤기

 
고작 275원 때문에 안전거래 못하겠다?

따라서 택배로 제품을 받아야 한다면 무조건 안전거래를 요구해야 합니다. 안전거래를 요구했을 때 "수수료 부담 때문에 안전거래는 싫다"고 답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무통장 입금의 경우 수수료는 고작해야 건당 275원입니다. 이 정도 수수료가 부담스러워 수수료 때문에 자기 통장으로 돈을 보내라고 하는 경우는 99% 사기꾼입니다. 

하지만, 안전거래라고 하더라도 모두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애플워치4를 구입하기 위해 약 3주 동안 매일 중고나라 사이트를 살펴보고 사기꾼들의 전형적인 수법을 모니터링 해봤더니, '네이버페이 안전결제' 사이트를 가짜로 만들어서 무통장 입금을 유도하더군요. 

이런 사기꾼들의 전형적인 특징은 카톡 채팅으로 유도하거나 오로지 카톡 채팅으로만 거래를 하자고 합니다. 따라서 카톡ID만 공개해놓았거나 중고나라 공식앱 채팅을 시도했을 때, 카톡ID를 알려주면서 그쪽으로 연락하라고 하면 99.999% 사기꾼입니다. 

가끔 휴대전화 번호가 올라와 있는 경우도 있지만, 역시 링크를 보내주면서 가짜 중고나라 사이트로 유도하면 역시 99.9% 사기꾼입니다. 아래는 중고나라 사이트에 득실거리는 사기꾼을 판별하는 방법입니다.    
  

사기꾼들이 카톡 링크로 보내주는 가짜 중고나라 사이트, 네이버 페이 결제를 누르면 사기꾼들이 만든 사이트로 연결된다 ⓒ 이윤기

 
절대 당하지 않는 사기꾼 감별법 총 정리

1) 회사 일로 바쁘다며 카톡 ID 채팅 연락하라면  99% 사기꾼. 중고나라 공식앱 채팅이나 게시판, 문자메시지로 채팅해야 상대방 추적 가능.

2) 중고나라 앱 공식 채팅에서 안전거래 거절하면 99.9% 사기꾼.

3) 직거래 하자고 했다가 내가 그쪽으로 가겠다고 하자 응답 없으면 99.99% 사기꾼. 대부분 사람들이 잘 가기 어려운 지역으로 오라고 함. 멀어서 못 간다고 하면 네이버 페이 안전결제로 유도함.

4) 중고나라 앱 공식채팅에서 업무로 바쁘니 카톡ID로 채팅하자면 99.999% 사기꾼.

5) 카톡 ID로 채팅하다가 네이버페이로 결제하자고 하면 99.9999% 사기꾼.

6) 네이버페이 결제 링크 받고 네이버 아이디에 아무 글자나 입력해도 로그인 되면 99.99999% 사기꾼.

7) 네이버 페이 결제하자고 유도하면 99% 사기꾼. 네이버 페이 결제 종류에 '무통장 입금' 뿐이면 100% 사기꾼.

 

사기꾼들과 카톡 대화를 시도해보면 이렇게 링크를 보내주겠다고 한다. ⓒ 이윤기

    
직거래도 방심은 금물

사기꾼들 중에는 처음 게시판에 '직거래'를 원한다고 올려서 구매자를 안심시킨 후 멀어서 만날 수 없다면서 자기 계좌로 입금하면 택배로 보내주겠다고 유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애플워치4를 판매가의 절반 가격으로 직거래 판매하겠다는 판매자에게 직거래 지역을 물어봤더니 대부분 지방 소도시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제가 직접 가겠다고 메시지를 보내면 답을 안해주고 더 이상 연락도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자들은 99.99% 사기꾼입니다.    

지역이 멀어서 갈 수 없다고 하면, 판매자가 안전거래를 하자고 제안하는 경우도 있는데 중고나라 공식앱 대신에 네이버페이로 결제를 유도하면 사기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네이버페이 안전결제가 가짜인지 진짜인지 판별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판매자가 보내주는 링크를 누르면 중고나라 사이트가 열립니다. 물론 가짜 사이트입니다. 진짜 중고나라 사이트와 비교하면 회원 숫자라든지 아주 미세한 부분이 다릅니다. 그리고 물품 사진과 설명 아래에 '네이버페이'라고 하는 아이콘이 있는데 이걸 누르면 네이버 페이 결제 사이트로 연결됩니다. 이때 진짜와 가짜를 가려낼 수 있습니다. 
  

사기꾼들이 만든 가짜 중고나라는 아이디-패스워드 대신 아무 글자나 입력해도 로그인이 된다. ⓒ 이윤기

 
아무 글자나 입력해도 '로그인'

진짜 사이트는 네이버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정확히 입력해야 로그인이 됩니다. 하지만 가짜 사이트의 경우 아무 글자나 입력해도 로그인이 됩니다. 제가 사기꾼 판별을 위해 아이디에 '12345678', 패스워드에 '12345678'을 입력해도 로그인이 되고 결제창이 나타나더군요. 이건 99.9999% 사기꾼입니다.     

네이버페이 결제 화면에 들어가도 가짜 사이트라는 것을 알아챌 수 있습니다만, 이걸 못 알아채고 그냥 '무통장 입금'을 해서 피해를 당하는 분들이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진짜 사이트의 경우 ▲신용카드 ▲실시간 계좌이체 ▲무통장입금 ▲휴대폰 결제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데, 사기꾼들이 만든 가짜 사이트는 ▲무통장입금만 선택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물건 값을 무통장 입금으로 보내면 사기꾼들이 가지고 있는 이른바 대포통장으로 입금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범인을 찾아내기 어렵다는 것이지요. 당연히 물건을 보내주지도 않을테구요. 

3주 가까이 중고나라를 살펴보고 박스만 개봉했던 애플워치4 새 제품을 공식스토어보다 10만원 저렴하게 구매하면서 2가지 교훈을 얻었습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고 시세보다 훨씬 저렴한 중고는 없다."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야 한다."


중고나라에서 새제품 같은 중고를 시세보다 훨씬 싸게 구입하려고 욕심을 부리면, 눈이 흐려지게 되고 결국 사기꾼들에게 당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고제품이라도 사용기간과 제품상태에 따라 적정한 가격에 구입해야 사기꾼들의 수법에 넘어가지 않을 것입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있는데, 중고나라에서는 소를 잃어도 외양간이 고쳐지지 않습니다. 사기를 당하고 나면 신고해도 사기꾼을 잡을 확률은 1%로도 안되고, 사기꾼을 잡아도 피해를 보상 받을 가능성은 0%라고 보시면 됩니다. 사기 수법을 잘 알고 '안전거래'와 '직거래'만 하셔야 피해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제 개인블로그에도 포스팅 예정입니다.
#중고나라 #사기나라 #네이버 #애플워치4 #소비자
댓글14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마산YMCA 사무총장으로 일하며 대안교육, 주민자치, 시민운동, 소비자운동, 자연의학, 공동체 운동에 관심 많음.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며 2월 22일상(2007), 뉴스게릴라상(2008)수상, 시민기자 명예의 숲 으뜸상(2009. 10), 시민기자 명예의 숲 오름상(2013..2) 수상

AD

AD

AD

인기기사

  1. 1 검찰 급했나...'휴대폰 통째 저장', 엉터리 보도자료 배포
  2. 2 "그래서 부끄러웠습니다"... 이런 대자보가 대학가에 나붙고 있다
  3. 3 [단독] 김건희 일가 부동산 재산만 '최소' 253억4873만 원
  4. 4 재판부 질문에 당황한 군인...해병대 수사외압 사건의 퍼즐
  5. 5 [동작을] '이재명' 옆에 선 류삼영 - '윤석열·한동훈' 가린 나경원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