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문비어천가?... 역설적으로 친일반민족세력이 커밍아웃"

[스팟인터뷰] 직설적 광복절 기념사로 화제 된 김원웅 광복회장

등록 2019.08.17 19:46수정 2019.08.19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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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천안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에서 열린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역설적이게도 친일반민족 세력들이 커밍아웃을 하고 있다."

김원웅 광복회장은 "일본의 경제보복에 우리 국민들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느냐"라는 질문에 위와 같이 답하며 말을 이었다. 그는 "위기상황임은 분명하지만 그간 잘 노출되지 않았던 친일반민족 세력의 본질이 드러나는 계기가 됐다"면서 "결국 선거라는 기회가 왔을 때 국민들이 친일세력을 정리하는 선택을 하지 않겠느냐"라고 강조했다.

앞서 김 회장은 15일 충남 천안시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일본이 경제 보복을 일으킨 건 한국 경제를 흔들고 민심을 이반시켜 그들이 다루기 쉬운 친일 정권을 다시 세우려는 의도"라면서 "향후 6자 회담 등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테이블에서 일본을 배제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 회장의 발언 이후 바른미래당은 공식 논평을 통해 "도가 지나친 발언들은 그가 과연 광복회를 대표할 만한 인물일지 의심케 한다"면서 "김원웅 광복회장의 '자중지란(自中之亂)' 지나치다"라고 평가했다. 이날 김원웅 회장의 이름은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며 회자됐다.

<오마이뉴스>는 16일 김원웅 광복회장과 전화로 '파격적인 연설문'이 나오게 된 계기를 직접 확인했다. 다음은 그와 나눈 대화를 정리한 내용이다.

"연설문, 5일 이상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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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불매운동은 제2의 항일운동"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앞에서 '일본 경제보복에 대한 전략과 대책 긴급토론회'에 참석한 광복회와 강제동원 문제해결과 대일과거청산을 위한 공동행동,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 근로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평화나비대전행동, 경기도농민단체협의회,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한국대학생진보연합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일제 불매운동은 제2의 항일투쟁, 경제보복 당장 철회하라' 현수막을 들고 공동결의문을 채택했다. 사진 가운데 김원웅 광복회장. ⓒ 권우성

 
- 15일 광복절 기념사가 화제였다. 어떻게 준비했나?
"우리 정부가 광복절에 어떤 입장을 표명할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관심이 큰 상황이었다. 그런데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이야기는 한계가 있다. 속 시원하게 말하고 싶어도 자칫 부담으로 작용해 말할 수 없다. 그 부분을 고려해 만든 연설문이다. 길지 않은 연설문이지만 5일 이상 준비했다."

- 연설문 내용을 사전에 청와대와 교감했다는 뜻인가?
"아니다. 사전에 논의하지 않았다. 다만 우리가 처한 위기에 대해,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한 공통된 인식이 이미 존재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공통으로 고민하는 지점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그 부분을 강조해 언급한 것이다."

- "일본의 경제보복은 친일정권을 다시 세우려는 의도"라고 규정했다. 상당히 직설적이다.
"사실 일본이 제기하는 문제는 두 가지다. 첫째는 1965년에 맺은 한일회담으로 강제징용 문제가 해결됐는데 왜 약속을 깨냐는 것, 두 번째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관련해 2015년 박근혜 정권이 아베 정권과 12.28 합의 했는데 왜 무너뜨리느냐는 것이다. 따져보면 모두 불평등 조약이다.

강제징용(강제동원) 문제는 일본의 잘못에 대해 마땅히 사과 받고 배상받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당시 박정희 정권은 일본에 매우 굴욕적으로 굴복하고 야합했다. 2015년 12월에 맺은 한일위안부합의도 마찬가지다. 피해자들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맺어버린 탓에 상황이 어렵게 됐다.

아버지 박정희와 딸 박근혜가 똑같이 했다. 문재인 정권이 이를 바로 잡고 있는 거다. 당연히 일본 입장에서는 자신들에게 계속 유리한 결과를 내는 친일 반민족 세력이 필요하다. 경제보복도 친일정권을 다시 세우려는 일본 극우정권의 의도로 진행됐다."

"자중지란? 민족단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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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웅 신임 광복회장이 강동구 사무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며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 회장은 인터뷰에서 '친일찬양 금지법' 제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연합뉴스

 
- 기념사 후 보수야당을 중심으로 '자중지란'라는 지적이 나왔다.
"자중지란이란 무엇인가? 국민들을 분열시킨다는 뜻 아닌가? 소위 보수주의자들이 나에게 '자중지란'이라고 말하는데, 누가 진짜 보수냐. 나 같이 국익을 우선하는 사람이 진짜 보수인 거다. 자꾸 보수와 진보의 싸움으로 말하는데, 이 문제는 민족과 반민족의 싸움이다. 어떻게 외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게 보수냐. 가짜 보수다."

- 15일 연설문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격려 박수를 보내자고 말했다. 이 때문에 '문비어천가'라는 지적도 나왔다.
"지금은 국민들이 단합하고 통합할 때다. 누가 봐도, 지금 문재인 정권이 대일본 대응을 잘하고 있다. 지금은 더 힘을 모아줘야 한다. 더 힘을 내라고 강조한 것인데, 이를 반대한다? 저는 상당수가 친일반민족에 뿌리를 둔 세력이라고 본다. 나는 연설문에서 민족시인 신동엽의 시를 인용해 '껍데기는 가라, 모든 쇠붙이는 가라'라고 말했다. 껍데기는 친일반민족 세력을 뜻한다. 쇠붙이는 우리의 평화를 방해하는 세력을 말한다. 지금은 힘을 모아야 할 시기다."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친일파 커밍아웃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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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천안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에서 열린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 동북아 6자 회담에서 일본을 배제하자고 한 이유는?
"일본은 처음부터 자격이 없었다. 회담에 참여시키면 안 됐다. 노무현 정권 당시 6자 회담에 일본이 포함된 건 미국의 영향 때문이다. 예상대로 일본은 회담장에서 엉뚱한 소리만 했다. 회담에 나온 북한을 악마화하기도 했다. 화해와 협력 분위기를 만드는데 전혀 도움 되지 않았다. 한반도 문제 해결에 있어서 일본은 백해무익하다. 이를 고려해 향후 회담에서 일본을 배제해야 한다고 말한 거다."

-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비롯해 국민들의 '친일청산'의 요구가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우리 경제가 위기상황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역설적이게도 그간 잘 노출되지 않았던 친일반민족 세력의 본질을 드러나게 했다. 커밍아웃을 하게 된 것인데, 이는 나라의 주인인 국민들이 선거라는 기회가 왔을 때 친일세력을 청산하는 선택을 하게 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우리사회의 정치사회적 지형이 긍정적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믿는다."

- 광복회장으로서 우리 국민들에게 당부하고자 하는 바는?
"나는 광복절 기념사에서 '자각의 시대'를 강조했다. 하지만 친일청산 없이는 분단 극복과 한반도 평화 정착이라는 우리의 미래를 만들 수 없다. 민족의 명운을 개척해야할 이 시기, 내부적으로는 촛불혁명으로 자각의 성숙도가 올라갔다. 외부적으로는 한반도를 중심으로 국제 정치 지형이 재편성되고 있다. 친일청산은 과거의 문제가 아니다. 앞으로 나아가는 장애물을 청산하는 것이다."

한편 독립기념관에서 광복절 경축식이 열린 건 노무현 정부 때인 2004년 이후 15년 만이다. 그동안은 세종문화회관과 국립중앙박물관 등에서 행사가 진행됐다. 정부는 이날 행사장 입구에 '우리가 되찾은 빛, 함께 밝혀갈 길'이라는 글씨를 임시정부의 마지막 주석이었던 백범 김구의 필체로 만들어 걸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광복절 경축사를 약 6주 정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경축사를 영어와 일본어로 번역해 배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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