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절단 사고 대구 이월드 '고용친화기업' 선정돼 논란

지난해 비정규직 두 배 늘어... 시민단체 "선정 잣대 모호, 전수조사 해야"

등록 2019.08.21 17:57수정 2019.08.21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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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월드 허리케인 놀이기구 입구. ⓒ 조정훈

 
지난 16일 놀이기구에서 아르바이트 노동자가 떨어져 다리 절단 사고가 발생한 대구 이월드가 비정규직을 대거 고용하고 있음에도 대구시로부터 '고용친화 대표기업'으로 선정돼 논란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12일 지역 일자리 창출과 좋은 고용환경 조성에 기여했다며 이월드를 포함한 지역 9개 업체를 '2019년 고용친화 대표기업'으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대구시는 사업수행기관인 대구테크노파크를 통해 고용성장성 뿐 아니라 고용친화경영, 청년일자리 창출 지표 등을 강화해 양질의 일자리를 찾는 청년들의 요구와 눈높이에 맞는 기업을 발굴·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선정된 업체는 최근 2년간 평균 고용증가율이 11.6%이고 고용유지율 84.4%, 청년 채용비율이 82.5%로 높게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규직의 대졸초임 평균연봉이 최하 2900만 원 이상이고 평균 3400만 원 수준이었다며 임금·근로시간·복지제도 등이 지역 내에서 우수할 뿐만 아니라 모든 고용환경에서 대기업에 못지 않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고용친화기업으로 선정된 기업에 대해 직원 근무환경 개선 및 복지 향상을 위해 기업당 최대 2000만 원을 지원하고 기업 홍보와 인력 채용 및 금리 우대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이월드 고용인원 중 정규직은 지난 2017년 183명에서 2018년 176명으로 감소했고 비정규직은 2017년 44명에서 2018년 88명으로 2배 늘어났다. 


전체 직원 중 비정규직 비율은 2017년 19.4%에서 2018년 33.3%로 증가했다. 비정규직 중에서도 근무시간이 주 40시간 이하인 단시간 아르바이트가 대부분이었다. 

또한 이번 다리 절단 사고 경위를 밝히는 과정에서 당시 해당 놀이기구를 단 두명의 아르바이트 노동자가 담당한 사실도 드러났다.  

"선정 취소하고 전수조사 실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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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월드에서 지난 16일 놀이기구가 움직이면서 떨어진 아르바이트 청년이 다리가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 대구시소방본부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은 21일 논평을 내고 "비정규직이 2배로 늘었는데도 고용친화 대표기업으로 선정한 것은 잘못"이라며 "대구시는 일자리 정책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민주당은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된 단시간 비정규직 근로를 어떻게 청년 눈높이에 맞춘 일자리라고 할 수 있겠느냐"면서 "단순히 청년채용비율 82.5% 수준이라는 수치홍보에만 급급해 수치 속에 가려진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고통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역 시민단체들도 대구시의 선정기준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은 "대구시가 고용친화기업을 선정하는 데 대한 잣대가 모호하다'면서 "이월드에 대한 고용친화 대표기업 선정을 취소하고 올해까지 선정된 모든 기업들에 대해서도 전수조사를 다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도 "대구시가 비정규직을 선호하는 기업을 고용친화기업으로 선호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면서 "실적만 올리기 위해 사전에 면밀한 조사 없이 고용친화기업으로 선정한 것은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한편 대구시는 지난 2016년부터 고용친화 대표기업을 발굴선정하기 시작해 올해까지 모두 59개사를 선정했다.
#이월드 #비정규직 #대구시 #고용친화기업 #민주당 대구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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