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보다 더 오래 사는 거미와 모기가 등장했다?

[김창엽의 아하! 과학 19] "기후변화에 취약한 인간... 단시일 내 적응하기 힘들어"

등록 2019.08.22 11:26수정 2019.08.22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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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기상이변이 일상화된 시대이다. 알래스카에서는 여름 기온이 섭씨 30도를 넘나드는 날들이 빈발하고 남극의 거대한 빙붕들은 하루가 다르게 녹아떨어져 나가고 있다.

기후 널뛰기 또한 하나의 새로운 기상 패턴으로 자리 잡은 듯하다. 적도에서 극지방까지 전반적인 온난화 추세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역에서 겨울은 오히려 더 혹독해지는 양상을 보인다.

무릇 생물들이라면 기후변화를 절체절명의 위기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는 시대이다. 인간이 얼마나 기후변화에 취약한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발표돼 관심을 끈다.
 

미국 남동부에 흔한 거미. 허리케인 등 기상이변을 겪은 뒤 공격적인 개체들이 살아남는 확률이 훨씬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 위키미디어 커먼스

 
캐나다 맥매스터 대학의 조너던 프루잇 박사팀은 최근 미국 남부와 동부 연안 지역에 걸쳐 주로 서식하는 '아넬로시무스 스튜디오서스'라는 거미가 기상이변에서 어떻게 살아남는지를 관찰했다. 결과는 공격적이면서 성질이 독한 종류가 허리케인 등을 겪은 뒤 생존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었다.

이 거미는 온순함이 돋보이는 개체와 반대로 공격적인 개체로 나뉠 수 있는데 공격적인 것들이 알도 많이 낳고 이런 특성이 대물림됨으로써 생존확률을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공격성 강한 개체의 암컷들은 허리케인이 지나간 뒤 먹을 것이 부족한 상황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수컷과 알을 잡아먹는 성향을 드러냈다.
  

아시아 타이거 모기. 원래 열대와 아열대 지방이 주 서식처이지만 늦게 부화하는 타임 캡슐형 알을 낳는 방식으로 추운 곳에서도 번성조짐을 보인다. ⓒ 위키미디어 커먼스

 
성가신 여름 곤충의 대명사인 모기도 급변하는 기후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세인트 루이스 워싱턴 대학의 킴 메들리 박사는 "'아시아 타이거 모기'가 추운 겨울을 견디도록 진화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메들리 박사에 따르면 해당 모기는 원래 열대와 아열대에서 번성했으나 미국에 들어온 뒤 북상에 북상을 거듭하고 있다. 겨울 수은주가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는 추운 날씨에도 견딜 수 있는 비결은 이른바 '타임캡슐형' 산란이다. 즉 겨울이 긴 추운 지방에서 늦게 부화하는 특성을 가진 알을 낳도록 모기가 적응하고 있다.

한편 모기나 거미와는 달리 새들은 기후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도태될 위험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독일과 아일랜드, 미국 출신의 학자들로 구성된 국제 공동연구팀은 지금까지 발표된 약 1만 편의 과학논문을 검토한 결과, 많은 새가 기후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새는 다른 동물에 비해 이동이 자유로운 편이고 이에 따라 보다 나은 서식지 등을 고를 기회도 많지만 실제 생존확률은 떨어지고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새들은 예컨대 봄이 일찍 오면 알을 일찍 낳고 추위가 늦게 풀리면 늦게 알을 낳는 방식으로 기후 변화에 적응하려 한다. 하지만 먹잇감이 번성하는 시기와 어린 새들이 자라는 시기의 '미스 매치'가 기후변화로 빈번해짐에 따라 생존에 애를 먹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른바 고등생물일수록 진화가 속도의 더딜 수밖에 없어, 기후변화에 취약하다고 지적한다. 기후변화가 인간이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수준을 향해 치닫을 경우, 지구상에서 가장 고등하다는 인간이지만 생존확률이 그에 비례해 급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을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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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십이 코앞. 그러나 정신 연령은 딱 열살 수준. 역마살을 주체할 수 없어 2006~2007년 승차 유랑인으로서 시한부 일상 탈출. 농부이며 시골 복덕방 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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