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조국 사퇴' 촛불... "의혹 난무 조국, 결단 기다리겠다"

[현장] 500여 명 모인 '조국 교수 STOP! 서울대인 촛불집회'... 주최측 제재에도 "빨갱이" "좌빨" 소란

등록 2019.08.23 23:24수정 2019.08.24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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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아크로광장에서 열린 ‘조국 교수 stop! 서울대인 촛불집회'에 참가한 학생과 졸업생, 시민들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하는 집회가 서울대에서 열렸다.

23일 오후 8시 30분 서울대 아크로광장에서 열린 '조국 교수 STOP! 서울대인 촛불집회'에 주최 측 추산 500여 명이 모여 "법무장관 자격 없다, 지금 당장 사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주최 측은 집회 내내 "정치적 목적에서 이 집회에 참석했다면 퇴장해 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주최 측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준비한 집회"라고 설명했다. 부총학생회장이 참석해 발언하기도 했지만 "총학생회와는 무관하다"는 입장도 내놨다.

간혹 "문재인 끌어내려라", "조국 좌빨 정치인" 등의 구호가 나와 주최 측의 제재를 받기도 했다. 현장에는 보수 유튜버 50여 명이 모여 집회를 생중계 했다.

"이런 모습 보려고 그 추운 겨울날 촛불집회에 참석했나" 
   

서울대 '조국 사퇴' 촛불집회 "법무부 장관 자격없다, 지금 당장 사퇴하라" 23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아크로광장에서 열린 ‘조국 교수 stop! 서울대인 촛불집회'에 참가한 학생과 졸업생, 시민들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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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아크로광장에서 열린 ‘조국 교수 stop! 서울대인 촛불집회'에 참가한 학생과 졸업생, 시민들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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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아크로광장에서 열린 ‘조국 교수 stop! 서울대인 촛불집회'에 참가한 학생과 졸업생, 시민들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주최 측은 집회 참가자들에게 촛불과 함께 "폴리페서 물러나라", "조국 STOP", "조국이 부끄럽다", "또다시 촛불을" 등이 적힌 손팻말을 나눠줬고, 정치적 구호가 나오는 것을 각별히 경계했다. 집회 안내문에도 "본 집회는 특정 정당, 정치단체 등과 무관한 서울대학교 학생, 동문들의 자발적 집회이며 취지에 어긋나는 모든 행위를 삼가주기를 바랍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날 발언을 한 이들도 주로 조 후보자의 딸 관련 의혹에 집중했고, "2016년 박근혜 퇴진을 위한 촛불집회에 참석했다"라고 강조한 이들도 많았다.

김다민 부총학생회장(조선해양공학과 16학번)은 "2016년 저는 새내기이자 과 학생회장이었다, 우리 국민들은 뜨거운 열망과 냉철한 지성으로 뭉쳐 추악한 권력을 끌어내리는 데 성공했다"라며 "그런데 2019년 지금 대한민국은 어떤가. 새롭게 들어선 정부는 이상과 원칙을 무시한 채 의혹이 난무하는 자를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원칙과 상식이 지켜지는 나라, 정의가 살아있는 사회를 위해 서울대 학생들과 동문들이 나섰다, 이 자리에서 우리들의 분노의 정당함과 목소리의 자명함을 이 사회에 알려야 한다"라며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워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로스쿨 교수이자 변호사라고 자신의 신분을 밝힌 조준현(서울대 사법학과 91학번)씨는 "조 후보자의 의혹이 보도되면서 존경하고 믿었던 그분이 본인이 비판했던 기성세대와 똑같았다는 점에서 실망감과 배신감을 느꼈다"라며 "딸의 논문 등재 관련 뉴스를 보고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5년이 지난 초짜 교수지만 논문이 얼마나 중요하고 1저자가 되는 게 얼마나 힘든 것인지 알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모습을 보려고 '그 추운 겨울날 몇 달 동안 촛불집회에 참석했나'라는 참담함에 눈물도 흘렸다"라며 "남에겐 엄격하면서 자신과 가족에게 관대한 조 후보자가 공정하고 정의롭게 법무부 장관으로서 법 집행을 할 수 있겠나"라고 비판했다.

자신을 사교육 업계에서 일하고 있다고 소개한 김기주(지구환경과학부 00)씨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실력으로 승부할 수 있는 투명한 교육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라며 "고등학교 때부터 불합리를 느끼게 하고 절망을 안기면 되겠나, 조국 교수님의 불합리보다 더 나아가서 교육제도를 혁파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상민(경제학부 18)씨도 "민주주의가 무너졌던 2016년 겨울을 똑똑히 기억한다, 2017년 3월 10일 박근혜 정부에 사형을 선고하고 우리 헌법정신을 재천명한 것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라며 "조국 교수님께 간곡히 요청드린다, 혹시 과거의 자신과 싸우고 있는 건 아닌지 타인에게 들이댄 엄격한 잣대를 자신에게도 들이대달라, 결단을 기다리고 있겠다"라고 말했다. 

참가자 다수는 학생이었지만 장년층도 상당수 볼 수 있었다. 주최 측의 제재에도 주로 일부 장년층이 "문재인 부정선거", "빨갱이", "문재인 끌어내려라", "조국 좌빨 정치인" 등의 구호를 외쳤다. 다른 참가자들이 집회 마무리 후 이런 발언을 하는 이들을 향해 고성을 내뱉으며 일부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주최 측은 "특별히 참가자들의 신분을 확인하는 절차는 없었다"라고 말했다. 같은 날 고려대에서 열린 집회에선 학생증이나 졸업증명서 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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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아크로광장에서 열린 ‘조국 교수 stop! 서울대인 촛불집회'에 참가한 학생과 졸업생, 시민들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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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아크로광장에서 열린 ‘조국 교수 stop! 서울대인 촛불집회'에 참가한 학생과 졸업생, 시민들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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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학생회관 벽에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는 대자보가 붙어 있다. ⓒ 유성호

#조국 #서울대 #법무부 #장관 #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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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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