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의 재재심 청구? 떼쓰기밖에 안 됩니다"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619]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 실행위원장 방인성 목사

등록 2019.08.29 17:07수정 2019.08.29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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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 재판국은 명성교회 설립자인 김삼환 목사의 아들인 김하나 목사 청빙에 대해 세습으로 규정하고 무효화하는 결정을 내렸다. 재판국은 5일 '2018년 8월 7일 명성교회 손을 들어준 원심판결에 명백한 하자가 있다'며 '이를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세습이 아니라는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

명성교회는 6일 입장문을 통해 "명성교회의 후임 목사 청빙은 세습이 아닌, 성도들의 뜻을 모아 당회와 공동의회의 투표를 통한 민주적 결의를 거쳐 노회의 인준을 받은 적법한 절차이므로 김하나 담임 목사가 위임목사로서의 사역이 중단 없이 지속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재판국 판결에 불복했다.

앞선 2017년 3월 명성교회 측은 김하나 목사를 위임 목사로 청빙하기로 결의했다. 같은 해 10월 서울동남노회 측이 김하나 목사의 청빙을 승인하자 '서울동남노회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는 청빙 결의가 교단 헌법상 세습 금지 조항을 위반했다며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총회 재판국은 2018년 8월 7일 김하나 목사의 청빙에 문제가 없다고 판결했다. 목사 부자 세습 강행으로 사회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게 되자 같은 해 9월 열린 제103회 교단 총회는 재판국이 판결 근거로 삼은 교단 헌법 해석에 문제가 있다며 판결을 취소하고 판결에 참여한 재판국원 15명 전원을 교체했다. 세습 문제를 둘러싸고 파행을 거듭했던 재판국은 104회 총회를 앞두고 5일 열린 재심에서 부자 세습 무효 결정을 내렸다. 

일련의 흐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듣기 위해 '교회 세습 반대 운동 연대' 실행위원장인 '함께 여는 교회' 방인성 목사를 21일 서울 충무로역 근처에 위치한 함께 여는 교회에서 만났다. 다음은 방 목사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명성교회 부자 세습 무효... 언론에 부끄럽고 미안했다"
 

방인성 세반연 실행위원장 ⓒ 이영광

  
- 예장 통합 총회 재판국은 명성교회 김하나 목사의 청빙을 부자세습으로 규정하고 무효화 했지만, 명성교회는 물론 명성교회가 속한 서울동남노회(이하 동남노회)는 재판국 판결을 못 받아들이겠다고 했습니다. 현재 상황 어떻게 보세요?
"이번 재판국의 재심 판결로 명성 교회의 세습 불가가 확정됐습니다. 종교 회의에서 최고의 권위가 있는 회의체는 교단 총회입니다. 총회는 명성교회 손을 들어 준 앞선 논란을 다 불식시키고 명성 교회의 세습이 불법이라고 결의했습니다. 재판국이 총회의 결의를 받아들여 판결했기 때문에 이 문제를 더는 재론할 수 없습니다. 일각에서는 재재심을 청구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그건 종교법상 맞지 않아요. 왜냐하면 총회가 이미 세습은 불가하다고 결의를 했고, 재심을 통해 판결을 냈기 때문에 언급하는 것은 떼쓰기밖에 안 됩니다."

- 9월 총회에서 확정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아닙니다. 총회는 이미 확정했습니다. 판결이 달라졌을 경우 논란이 됐을 텐데 총회가 결의한 대로 판결이 났기 때문에 더는 (재판은) 없어요. 명성 교회의 세습 문제가 일단락 지어졌다고 보는 게 종교법 논리상 맞습니다."

- 동남노회는 오는 9월 열리는 104회 총회 대의원(이하 총대)을 명성교회 세습 찬성파로 구성했습니다.
"최고의사결정기관인 총회에는 노회가 여러 개 있습니다. 명성교회가 소속되어 있는 동남노회가 세습 찬성파로 구성했다고 해서 총회가 그걸 염두에 두고 판결하지는 않습니다. 총회는 세습 금지법을 폐지하려고 했었던 헌의안도 받아들이지 않았어요. 동남노회 측이 세습 찬성파들을 총대로 임명했다고 해서 104회 총회가 달라질 가능성은 없다고 봐요."

- 세습 금지법이 없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법이라는 건 누가 없애자고 해서 없앨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법으로 제정한 걸 없애려면 상당한 기간이 소요됩니다. 왜 이 법을 없애야 하는지에 대해 연구도 해야 하고 심의도 해야 하거든요. 또 각 노회에 의견도 물어야 해요. 최종 결정은 총회에서 하는데 이 과정까지 최소 3년에서 5년이 걸려요. 현재 세습 금지법을 없애고자 하는 헌의를 총회에서 받지 않는 거로 알고 있어요."

- 동남노회는 명성교회를 왜 옹호하는 걸까요?
"명성교회가 속해 있는 노회 회원 대부분이 명성교회 신도입니다. 명성교회 세습에 반대해 온 서울동남노회정상화를위한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와 노회원들이 2018년 10월 김수원 목사를 노회장으로 추대했습니다. 그런데 명성교회를 지지하는 노회원들이 선거 무효 소송을 제기하면서 노회장 직무가 정지됐어요. 결국 총회 임원회는 노회장 선출 과정에 위법 사항이 있다는 이유를 들어 서울동남노회를 '사고노회'(후임 노회장이 선출되지 못한 것)로 지정했어요. 이 과정에서 동남노회는 임시노회를 만들어 명성 측의 임원들을 대거 노회장과 임원으로 임명했어요. 이건 명성교회가 노회를 장악해서 자기 측 사람들을 억지로 세운 거예요."
 
- 세습 무효를 예상하셨나요?

"예상하지 못했어요. 재판국이 '우리는 판결 못 하겠습니다'라며 104회 총회로 넘길 줄 알았어요. 지난번 총회 결의에 따라 재판국이 세습 반대 결정을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말 감사했어요. 내부적으로 세습에 반대하는 재판국원이 더 많았대요."

- 이유가 뭘까요?
"제가 볼 때는 103회 총회가 명성교회 세습이 총회 법에 어긋난다는 판결을 했던 것이 가장 중요했다고 봐요. 두 번째는 종교계와 교회가 정화되기를 바라는 여론의 목소리 때문인 것 같아요. 사실 언론들이 명성교회 세습 문제를 다뤘다는 것에 대해 한편으로는 미안하고 부끄러웠어요. 교인들도 말은 안 하지만 세습은 옳지 못하다는 공감대가 많이 있었어요."

- 여론의 눈치를 본 거라고 보시나요?
"여론의 눈치를 봤다기보다는 여론의 목소리가 맞다고 재판국원들이 생각한 것 같아요. 세습을 반대하는 재판국원들도 극렬하게 호소했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찬성파들도 더는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표 대결로 했다가는 자신들의 이름이 공개될까 봐 전원 합의로 판결을 내렸던 것 같아요."

- 명성교회는 결정이 나오기 전 어떤 결정이 나오든 받아들이겠다고 했잖아요. 그렇게 말한 거 같은데 마지막에 마음을 바꾼 건가요? 아니면 재판국이 명성교회를 속인 건가요?
"재판국이 명성교회를 속일 수는 없어요. 15명 재판국원의 찬반 입장이 팽팽했기에 찬성파가 자신했을 거라고 봐요. 명성교회의 요구를 어떻게 해서든 관철시키려고 노력을 많이 했기 때문에 명성교회가 안심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예상외로 재판국 반대파들이 극렬했고 표 대결로 하자고 했을 때 찬성한 사람, 반대한 사람의 이름이 전부 공개되거든요. 여론의 뭇매와 명성교회를 도와줬다가 손가락질받을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다고 봐요."

- 한 차례 연기된 적이 있습니다.
"사실 지난해 11월, 12월경에 이번 사태를 끝냈어야 해요. 명성교회의 힘에 눌려 재심이 연기된 거나 다름없는데 제가 알기로는 1년여간의 팽팽한 의견 충돌이 내부적으로 있었고, 그동안 찬성파는 명성교회의 지원을 받으면서 (세습 판결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도록) 연기했다고 해요. 그러다가 한국교회와 언론의 전방위적 압박에 몰리자 더는 연기할 수 없어 확정판결을 내린 거죠."

"김삼환·김하나 목사, 교회에 대한 나쁜 이미지 심어준 인물일 뿐"
 

방인성 세반연 실행위원장 ⓒ 이영광

 
- 김삼환 목사는 "세상 기업을 물려주는 게 아니라 십자가를 물려주는 거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성경의 핵심을 기만하는 거죠. 어떻게 아들에게 십자가를 물려주는 거라고 얘기할 수 있을까요? 십자가는 모든 걸 포기하는 거잖아요. 예수님은 자신의 생명까지도 포기했는데 명예와 돈과 힘을 다 물려주면서 어떻게 십자가를 언급할 수 있나요? 김삼환 목사가 그동안 이런 식으로 복음을 왜곡하고 성경의 가르침을 바꾸어서 자신의 욕심을 채웠다고 생각해요."

- 김하나 목사는 판결 다음 날 새벽예배 설교에서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고 불쌍히 여겨 주시고 주님 뜻대로 인도할 줄 믿는다"라고 했습니다.
"판결에 대해 승복하고 참회해 다시 새로운 길을 갔어야 하는데 김하나 목사는 세습을 그대로 하겠다는 표현을 사용했어요. 김하나 목사는 자신의 세습을 위해 노회의 행정력을 마비시키고 분란을 일으켰습니다. 하남에 지은 새노래명성교회에서는 목회를 잘 감당했었어요. 사실 그 교회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꽤 있었죠. (세습 의혹이 불거졌을 때) 김하나 목사도 세습하겠다는 표명을 하지 않았어요. 그러다가 세습을 강행하면서 한국 교회에 물의를 일으킨 거죠. 교회에 대한 나쁜 이미지를 한국 사회에 심어준 인물인데 세습을 강행하겠다는 태도는 옳지 못해요."

- 이번 재판국 결정이 의미 없다고 보는 쪽도 있습니다.
"아닙니다. 굉장한 의미가 있어요. 왜냐하면 총회에서 세습이 불가하다는 게 천명 됐고요. 재판국도 옳지 못하다고 판결했어요. 종교법은 일반 사회법보다 도덕적 권위가 더 높아요. 도덕적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그 사람들의 몫입니다. 저는 총회와 재판국의 결의가 참 옳고 권위 있다고 생각해요. 굉장히 의미 있는 거라고 저는 보고 있어요. 사실 종교 재판은 형사법과 같은 구속력이 없어요. 그렇지만 종교 재판 안에서는 얼마든지 징계를 할 수 있어요. 불복하거나 재판국의 판결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징계를 가한다거나 면직을 가할 수 있어요. 출교한다거나 교회를 교단에서 퇴출할 수도 있어요. 총회에서 아주 강력하게 처벌해야 해요."

- 명성교회가 이후 어떻게 할 거라고 보세요?
"뻔하죠. 받아들이기 힘들 거라고 봐요. 노회를 떠날 거로 생각해요. 노회를 떠나고 새 규합을 모아서 다르게 형성할 겁니다. 판결을 받아들여 참회하면 좋은데 말이죠."

"크리스천의 역할 망각한 목사 많아"

- 복음주의 4인방 중 홍정길 목사와 이동원 목사의 광복절 기념 예배 설교가 역사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데 어떻게 보세요?
"일본의 역사 왜곡에 시달리고 있는 시점에 종교계가 바로 서야 하는데 권위 있다고 하는 원로 목사들이 오히려 역사를 왜곡하고 힘과 부에 의존하고 있어요. 정부를 비판하거나 일본을 두둔하고 역사를 왜곡하는 것은 마치 명성교회의 세습을 좋아하는 무리와 다를 게 없어요. 이건 정말 한국 교회의 심각한 문제예요. (현 정부의 적폐 청산 과정에서) 저는 이번에 원로 목사를 비롯해 수많은 사람이 커밍아웃했다고 생각해요. 이들이 성경을 갖고 사회를 바라보는지 아닌지 실체가 드러났다고 봐요."

- 왜 그럴까요?
"저는 이들이 예전부터 사람들을 교회 안에 가두고 종교 제도에 순응하게 하고 교회만 잘 되면 좋다는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해요. 역사를 바로잡고 적폐 청산을 이룰 수 있도록, 분단된 조국이 평화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게 크리스천의 역할인데 이들은 그런 사역을 안 한 겁니다. 실체가 드러난 거죠."

- 전광훈 한기총 회장 등 일부 목사들의 극우발언이 논란입니다. 이 문제는 어떻게 보세요?
"전광훈 목사는 목사라고 할 수도 없어요. 자기를 드러내지 않으면 안 되는 병적인 심리 현상이 전광훈 목사에게 있는 것 같아요. 자기 확신에 차서 성도들을 유린하고 '인감도장 안 가지고 오면 교인이 아니다'라거나 '여신도가 나를 위해 속옷을 내리면 내 신자 그렇지 않으면 내 교인 아니다'라는 막말을 하는 겁니다. 대통령 앞에서 자신이 히틀러 암살 계획에 가담했다가 처형된 독일 신학자 본회퍼라고 해괴망측한 얘기를 하는 걸 보면서 '이 사람은 정상적인 사람이 아니구나' 판단했어요. 종교 지도자가 되면 안 되는 사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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