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1300개, 한국 30개... 경제파워 결정짓는 이것은?

[극일의 해법, 독일에 있다 ①] 강한 경제의 비밀, 히든챔피언과 미텔슈탄트

등록 2019.09.04 08:18수정 2019.09.04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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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간 경제 전쟁이 붙었다. 일제 강제징용배상에 대한 한국 대법원의 판결이 도화선이다. 일본은 이에 대해 ‘화이트 리스트’, 특혜 배제라는 칼을 뽑았다. 한국 정부 역시 이에 맞대응하면서 한미일 군사정보공유 협약인 ‘지소미아’(GSOMIA) 종료로 이어졌다. 향후 한일정권 대결이 어디로 향할지 안개속이다. 한일 간 경쟁에서 대한민국이 승리할 수 있는 중장기 방안은 부강하고 문명국가가 되는 길이다. 이를 위한 최고 전략은 ‘독일을 넘어서(beyond Germany)는 것이다. 독일은 세계 최고 수출 강국, 최강의 히든챔피언,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나라일 뿐 아니라 청년 일자리가 남아돌고, 사회복지와 경제민주화, 전국 균형발전, 평화 통일에다가 유럽을 선도 국가하는 국가이기 때문이다. 극일(克日)을 위해 독일을 분석하고 뛰어넘을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시리즈의 목적이다.[편집자말]
글 싣는 순서

1. 강한 독일경제의 비밀, 히든챔피언과 미텔슈탄트
2. 전국이 골고루 잘 사는 연방국가의 파워
3. 치열하게 경쟁하되 과실을 골고루 나누는 사회적 시장경제
4. 새 비전과 실적을 보이는 정치리더십
5. '과거 역사의 제로'의 반성과 성찰의 힘
6. 나치 국가에서 최고 좋은 이미지의 국가로 만든 외교 역량
7. 철천지원수에서 최고 우방이 된 독일‧프랑스 관계
8. 4차 산업혁명 및 유럽경제공동체 선도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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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히든챔피언 현황 ⓒ 출처 : 지몬-쿠처&파트너

  
'독일 경제는 왜 강한가' 물었더니...

"260년 동안 세계 1등 기업이자 히든챔피언으로 지속성장할 수 있는 비결은 첫째 공동체 정신, 둘째 세계 트렌드 파악, 셋째 연구 및 개발(R&D)이라고 봅니다."

이는 세계적인 문구회사인 파버-카스텔의 8대 볼프강 파버 카스텔 회장이 필자가 물은 '그대 선조들이 후대에게 어떤 경영원칙을 제시했는가?'라는 질문에 대답한 내용이다.

'독일 경제가 왜 강한가?'라는 질문에 독일 기업인들과 정치인들은 한결같이 '미텔슈탄트(Mittelstand)와 히든챔피언(Hidden champion)의 파워'라고 대답한다. 미텔슈탄트는 '허리'라는 의미로 중소기업을 말하고, 이들 기업 중 세계 경쟁력을 확보한 강소기업을 히든챔피언이라고 부른다.

세계 총 히든챔피언 2734개 기업 중에서 독일이 1307개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고, 일본은 220개로 미국에 이어 3위, 한국은 겨우 23개에 불과하다.

원래 히든챔피언이라는 용어는 경영학자인 헤르만 지몬 박사가 작명한 것으로, 세계 시장에서 1~3위 차지하고, 매출액이 40억 달러 이하로 대중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글로벌 챔피언 기업을 말한다.

'히든챔피언'이 되는 조건 네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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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터널굴착기 제작회사인 히든챔피언 '헤렌크네히트'의 작업장. ⓒ 헤렌크네히트


독일 경제부 장관인 알트마이어는 이들 기업들을 "독일 경제의 비밀병기"라고 표현할 정도다. 그렇다고 독일 대기업이 국제경쟁력을 갖추고 있지 않다는 것은 더욱 아니다.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지멘스와 SAP, 세계 명품자동차 시장을 권하는 벤츠, BMW, 아우디, 그리고 화학회사 및 제약회사인 BASF와 바이엘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즐비하다. 세계 경제대전에서 독일 글로벌 대기업은 항공 모함의 역할, 히든 챔피언들은 쾌속정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형국이다.

그럼 어떤 중소기업이 히든챔피언으로 발전하는가?

이를 파악하기 위해 필자는 지금까지 독일 미텔슈탄트 기업인 70여명을 만났다. 이들은 한결같이 4가지를 꼽고 있었다. 먼저 공동체 정신이다. 임직원 관계가 수직적이고 권위적이 아니라 수평적 관계로 한 식구같이 지낸다는 설명이다.

둘째, 기술경쟁력이다. 히든챔피언 기업들은 대기업보다 더 많은 한 해 매출액의 6~7%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한다. 대기업보다도 기술력이 뛰어날 수 있다.

셋째, '마이스터' 대표되는 직원의 경쟁력이다. 지멘스 사관학교 등이 보여주는 '이원적 교육', 즉 일과 공부를 병행하는 시스템으로 산업 역군인 '마이스터'를 양성하고 있다.

역량이 뛰어나 고용의 전문성과 안정성을 확보해 평생 직장이라는 말이 나온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경쟁력이다. 이들 기업은 창업과 동시에 글로벌로 진출한다. 기업 매출액의 60% 이상을 해외에서 거두어들일 정도다.

독일 경제가 강한 또 다른 이유와 배경에는 '신자유주의'의 미국과 한국과는 다른 자본주의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사회적 시장경제', 혹은 '라인 모델'이라고도 부른다. 시장에서 질서 있게 경쟁하되 그 과실을 국민 경제에 이바지 하도록 골고루 나누는 모델이다. 사유재산을 인정하지만 공동선을 추구한다.

독일 기업들은 미국과 달리 주주 이익이나 이익극대화보다는 종업원, 협력업체, 공동체, 산업 발전, 그리고 고객을 우선시한다. 따라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에서 '갑을', '납품가 후려치기' 등이 있을 수 없다. 또한 경영자가 임직원에 폭행 혹은 사적인 강요를 하는 행위는 범죄에 해당하기 때문에 더욱 있을 수 없다.

오히려 노사가 '파트너'로서 '노사공동결정권'을 제도화했다. 임직원 및 노조 대표들이 회사 경영과 인사에 참여할 뿐 아니라 투명하게 경영하도록 감독하는 시스템이다. 독일 경제가 강한 또 하나의 힘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그리고 프라운호퍼 등 실용연구소와 대학과의 협업 시스템에 있다.

독일에서는 '구구 팔팔'이라는 용어가 있다. 기업의 99%가 미텔슈탄트(중소기업)이며, 이들이 산업연수생 88%를 교육 양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 경제에 허리일 수밖에 없다. 이들 기업은 가족 기업이 많을 뿐 아니라 차입 경영을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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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전역의 히든챔피언 기업 분포도 ⓒ 푼토 메디오 노티셔스

 
한국 중소기업, 어떻게 독일을 뛰어넘을까

필자가 한국 투자자들과 독일 히든챔피언 기업들을 방문했을 때 "우량기업인데 왜 상장하지 않느냐?"라는 질문에 "우리는 돈을 벌기 때문에 충분한 투자 자금이 있다"고 대답했다.

독일은 또 약 20조원의 국가 연구개발(R&D) 비용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독일 경제디지털부를 방문해 담당 국장을 만났을 때 "우리도 80년대 까지 국가 R&D 비용을 개별 기업에 나누었지만 이후 전체 예산의 약 80%를 6개 이상 중소기업+연구소+대학이 콘소시움을 구성, 리스크를 갖지만 세계적인 기술제품이나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는 프로젝트에만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한국 역시 정부 R&D 비용이 약 20조원으로 독일과 맞먹지만 그 성과는 그다지 신통치 않다. 왜냐하면 나눠 먹기식으로 사업화에 성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 한국의 중소기업이 어떻게 독일 히든챔피언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이에 대한 전략은 크게 3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먼저 국가 연구개발(R&D)비용 투자의 선택과 집중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 및 산업영역과 기업 융복합에 투자하는 것이다.

둘째, 대기업+중소기업+연구소+대학 등이 참여한 '빅 프로젝트' 추진이다. 90년도 '산업화에 늦었지만 정보화에 앞서가자'라는 슬로건을 내걸어 실제 세계 최고 통신 인프라 국가로 도약했다. 다시 한번 '4차 산업혁명 출발은 늦었지만 사업은 선도하자'라는 슬로건을 내걸 때다.

셋째, 조세정책의 대전환이다. 독일같이 '히든챔피언'에게 상속세를 면제하고 이들 기업들은 끊임없는 일자리 창출과 세금을 내는 '윈-윈' 방안이다.

특히 우리에겐 한국 산업화의 원동력으로 하루에도 16번씩 말하는 '빨리 빨리' 무기가 있다. 독일을 뛰어넘어 일본을 넘어서자는 전략이다. 누가 추진할 것인가? 정치 리더만이 할 수 있다. 현 대통령이 추진하든지, 차기 대권주자의 공약으로 제시하고 실천하는 방안이다. 감정이 아니라 이성이고, 구호가 아니라 실력이고, 말이 아니라 실천이다. 이는 대한민국이 일본을 넘어설 수 있는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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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비전 전략가, 4차 산업혁명 및 독일 전문가. 대한민국 미래(next Korea)는 독일을 뛰어넘어야(beyond German) 다시는 중국, 일본 등에 당하지 않고 부강한 나라로 도약하고, 평화통일, 신문명이 꽃피는 한반도를 꿈꾸는 작가이자 학자. 300회 이상 전국에 특강 강사로 유명. 최근 <세계 경제패권전쟁과 한반도의 미래>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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