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에서 손님에게 대접하는 이것

몽골 유목민 먹거리 엿보기

등록 2019.08.27 08:57수정 2019.09.13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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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몽골 수도 울란바타르에서 남쪽으로 100여 킬로미터 떨어진 곳(TUV PROVINCE, SERGELEN SOUM,1-R BAG) 게르를 찾았습니다. 몽골에서는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게르 이동 천막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게르를 찾아서 게르 생활을 엿보았습니다.
 

몽골 게르 안 찬장에 놓인 고추장(사진 왼쪽 빨강 통)과 양고기를 넣어서 끓인 칼국수입니다. ⓒ 박현국

 
몽골에서 손님이 게르를 찾아오면 우유를 끓여서 차를 넣어서 만든 차나 마유주를 대접합니다. 마유주는 말젖을 발효시켜 만든 음료입니다. 색은 우리 막걸리와 비슷하지만 알콜 도수가 3도 정도입니다. 약간 신맛이 납니다. 말젖이 나는 9월 말까지 마실 수 있습니다.
    
몽골 유목민들은 게르 이동천막 안에서 먹고, 자면서 생활합니다. 가족이 많은 경우 게르를 두 채 정도 짓기도 합니다. 게르 생활을 엿보고 게르를 나오면서 실례를 무릅쓰고 출입문 왼쪽에 있는 찬장을 살짝 열어 보았습니다.
 

몽골 사람들은 게르에 찾아온 손님들에게 마유주나 차를 대접합니다. 게르 안에 있는 불단에도 차나 마유주를 제물로 올려놓습니다. ⓒ 박현국

 
찬장 안에는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200그램 짜리 고추장 통이 놓여있었습니다. 몽골 사람들은 우리 고추장을 아주 좋아한다고 합니다. 평소 매운 음식을 먹거나 좋아하지는 않지만 고추장이 지닌 매운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찬장 옆에 가스 곤로 위에 있는 냄비뚜껑을 열어보았습니다. 냄비 안에는 양고기를 어깨 뼈 채 넣어서 끓인 칼국수가 남아있었습니다. 이렇게 먹고 남은 양고기 어깨 뼈는 그냥 쓰레기로 버리지 않습니다. 먹고 남은 어깨 뼈는 구멍을 뚫어서 말 꼬리 털로 꿰어 모아 오보에서 신에게 기원을 하거나 축제를 할 때 제물로 바칩니다.

유목민들은 초원에서 양, 염소, 소, 말, 야크를 키우면서 살아갑니다. 그리고 짐승이 만든 젖이나 털, 고기를 이용합니다.  어쩌면 유목민들은 이러한 가축들을 인간과 다른 짐승으로 취급하지 않습니다. 인간과 같은 목숨을 지닌 생명체로 여깁니다. 생활을 위해서 짐승을 잡거나 먹기도 하지만 생활을 위해서 필요한 최소한으로 줄입니다.
 

몽골 사람들이 신에게 기원하는 곳인 오보 나무 기둥 아래에는 양 어깨 뼈가 산처럼 쌓여있습니다. ⓒ 박현국

  
유목민들이 양 어깨 뼈를 모아서 제사나 축제 때 제물로 바칩니다. 그들의 영혼을 위로하고, 다음 생에서는 새로운 생명으로 태어나기를 바라는 소박한 마음을 나타낸 것입니다. 그밖에 유목민들은 짐승 그림을 돌에 새겨놓기도 하고 몸에 짐승 무늬나 짐승무늬를 도형화해서 몸에 문신을 하기도 했습니다.

마침 울란바타르 시내 재래 시장인 미르쿠리 시장에서도 우리 고추장을 팔고 있었습니다. 이곳에서는 고추장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우리나라 먹거리를 팔고 있었습니다.  몽골에 사는 한국들도 이용하겠지만 우리 고추장이 몽골 입맛에도 맞는가 봅니다.
 

울란바타르 시내 재래 시장인 미르쿠리 시장에서도 우리 고추장이나 떡 따위 우리 먹거리를 팔고 있었습니다. ⓒ 박현국

  
[참고문헌] 김상조, <우물우물 몽골을 가다>, 한국문학도서관, 2008년 08월
[참고누리집] 유투브(youtube), 몽골 고기값은 껌값-미르꾸리시장, https://www.youtube.com/watch?v=gF_sPG5yoa4
덧붙이는 글 박현국 시민기자는 교토에 있는 류코쿠대학에서 한국말과 민속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고추장 #먹거리 #게르 #미르쿠리 시장 #마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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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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