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거품 된 꿈... 문재인 정부 초심으로 돌아가라"

[현장]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선포 결의대회

등록 2019.08.27 20:19수정 2019.08.27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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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공공운수노조 비정규직 하반기 투쟁 선포 결의대회'에 참석했다. ⓒ 김종훈

 
"기대를 많이 했다.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 첫 일성이 '비정규직 제로화' 선언이었다. 저 역시 청소차를 운행하면서, 음식물을 치우면서 '이제는 제대로 되겠구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3년이다. 그 꿈은 물거품이 됐다."
 

청주에서 올라온 청소노동자 김진열 충북지역평등지부 지부장의 말이다. 김 지부장은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서 열린 공공부문 비정규직 하반기 투쟁선포 결의대회에 참석해 "이 뜨거운 날씨에도 쓰레기와 음식물을 치우며 노력하고 버텼는데, 청주시는 이번에도 안일하게 생각해 결국 외주를 줘 우리들의 고통이 이어지고 있다. 지금 노동조합을 만들어 청주시와 싸우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날 김 지부장을 비롯해 전국에서 모인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500여 명은 "비정규직 철폐와 처우개선을 위해 정부가 책임을 다하라"면서 "모든 상시지속업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민간위탁을 폐지하라"라고 한목소리로 외쳤다.

결의대회 현장에는 국립대병원과 한국가스공사, 부산지하철, 발전비정규직, 공공연구노조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자회사 전환을 거부하며 파업과 농성을 이어가는 한국도로공사 비정규직 노동자들, 처우개선과 민간위탁 폐지를 외치며 싸움을 하고 있는 철도와 인천공항, 교육공무직 등 공공기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함께했다.

"동료가 차에 깔려 죽었는데, 원청은 '책임 없다' 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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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공공운수노조 비정규직 하반기 투쟁 선포 결의대회'에 참석했다. ⓒ 김종훈

  
경북 경산시에서 올라온 청소노동자 최종현 경산환경지회 지회장은 "우리들은 새벽 시간에 쓰레기를 수거한다"면서 "생활쓰레기와 음식물 쓰레기를 치우며 똑같은 일을 하는데도 무기계약직과도 임금이 차이가 난다. 위험에도 항시 노출돼 있지만 사고가 나도 누구 하나 책임을 지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 지회장은 2012년 발생했던 동료의 죽음에 대해 덧붙였다.

"함께 일하던 동료를 작업현장에서 잃었다. 노후차량을 운전하다 차량에 깔려 죽었다. 그런데 경산시는 '책임이 없다'라고 말했다. 모든 책임은 원청인 지자체에 있다. 우리는 민간위탁제를 철회할 때까지 싸울 것이다."

서재유 철도노조 코레일네트웍스지부 지부장도 "오랜시간 자회사 생활을 했다"면서 "자회사 간접고용을 인정하지 않으려면 최소한 원청과는 단절된 일을 해야 하는데 KTX와 새마을호에서 일하는 승무원들의 차이를 아느냐. 차이가 전혀 없다. 전혀 단절되지 않은 채 간접고용으로 일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서 지부장은 이어 "똑같은 일을 하는데도 고용주가 다르다"면서 "한쪽은 철도공사, 한쪽은 자회사를 통한 고용이다. 간접고용과 무엇이 다른가. 이는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말하는) 지록위마와 다르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 초심으로 돌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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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공공운수노조 비정규직 하반기 투쟁 선포 결의대회'에 참석했다. ⓒ 김종훈

  
결의대회 말미에 마이크를 잡은 최준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오늘 결의대회의 목적은 (원청의) 직고용을 이루고, 정규직과 차별없는 임금체계를 달성하는 것"이라면서 "우리들은 지난 7월과 8월 뜨거운 여름을 준비하고 싸웠다. 문재인 정권을 압박하기 위해 오는 10월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총파업 투쟁을 준비할 것을 결의하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정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의 진짜 사용자로서 역할을 다하라"라고 주장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제대로 된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며 지난 7월 파업 투쟁을 진행했지만, 현장에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 채 계속 투쟁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에 초심을 묻는다. 비정규직이라고 차별받지 않게 하겠다는 그 말, 그 시점으로 다시 돌아가라. 정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의 진짜 사용자로서 역할을 다하라. 비정규직 문제해결을 위해 비정규직 당사자들과 정부가 직접 교섭하는 것에 응하라."
 

이들은 "직접고용 쟁취를 위한 국립대병원과 가스, 지하철 비정규직 투쟁, 철도 자회사 비정규직의 처우개선을 위한 9월 파업과 10월 공정임금제 쟁취를 위한 학교비정규직 투쟁에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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