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 "정부가 감독 잘했어야", 피해자 "그건 우리가 할 말"

[현장] 가습기살균제 청문회, 옥시-정부 책임 떠넘기기에 피해자들 '분통'

등록 2019.08.28 19:13수정 2019.08.28 19:13
1
원고료주기
   
a

28일 오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는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위원장 장완익, 아래 사참위)의 주최로 '가습기살균제 참사 진상규명 청문회'가 열렸다. ⓒ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

    
"정부기관에서 관리 감독을 철저하게 했더라면 오늘날 같은 참사가 일어났겠나."(박동석 옥시RB 대표)
"정부 책임만으로 민간기업 책임을 가볍게 여길 수 없다".(조명래 환경부 장관)


가습기살균제 참사 책임을 놓고 가해기업 가운데 하나인 옥시가 정부에 책임을 떠넘겨 피해자들의 비난을 샀다.

옥시 대표 "정부가 관리감독 잘 했어야" 발언에 "그건 피해자가 할 말" 비난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위원장 장완익, 아래 사참위)는 28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가습기살균제 참사 진상규명 청문회를 열었다. 전날에 이어 이틀째 열린 청문회에는 옥시, LG생활건강 등 가해 기업 대표들과 환경부 전·현직 장관 등 정부쪽 대표가 각각 증인으로 출석했다. 
 
a

28일 오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는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위원장 장완익, 아래 사참위)의 주최로 '가습기살균제 참사 진상규명 청문회'가 열렸다. 오전 청문회에 앞서 박동석 옥시대표이사가 선언하는 모습이다. ⓒ 강연주

 
이날 오전 기업 분야 증인으로 출석한 박동석 옥시레킷벤키저(옥시RB) 대표이사는 "2016년 회사가 책임을 인정한 뒤 많은 피해자들을 만났다"면서 "SK케미칼에서 최초로 (가습기살균제를) 제조, 판매했을 때, 1996년에 옥시에서 유사 제품을 세상에 내놨을 때, 정부기관에서 보다 안전한 기준을 만들고 관리감독을 철저하게 했더라면 과연 오늘날과 같은 참사가 일어났을지,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정부에 책임을 돌렸다.

이어 박 대표가 "늦었지만 2016년에 정부기관이나 원료 물질 공급에 책임이 있는 SK케미칼 등 관련 기관들이 진정성 있게 공동 배상을 위해 노력했더라면 피해자들이 겪는 아픔은 줄었을 것"이라고 말하자, 방청석에 있던 피해자들은 "그건 피해자들이 할 말이다"라고 따졌다.

청문회 심문위원인 최예용 사참위 부위원장이 "옥시가 혹시 전향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을까 생각했다"면서 "지금 정부 탓 하느냐"고 따지자, 박 대표는 "정부에서 예전에 더 안전한 기준을 만들었더라면 기업이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아쉬움이 많은데 이런 아쉬움을 우리가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청중석에선 "옥시는 사기꾼!"이란 외침이 들려왔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 "민간기업 책임 가볍게 여겨선 안돼"
 
a

조명래 환경부장관이 28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참사 진상규명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오른쪽은 윤성규 전 환경부 장관. ⓒ 이희훈

 

이에 이날 오후 정부 분야 증인으로 출석한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그 당시 정부의 유해물질 관리에 많은 한계가 있었고 제도 자체가 지금만큼 충분하지 않았다"면서도 "정부는 제도와 법 틀 안에서 할 수밖에 없고, 이미 법원에서도 부작위 행위로 인한 담당자의 과오가 아직 발견되진 않았다는 법 해석이 나와 있다"고 반박했다.

조 장관은 "정부 책임만으로 민간 기업이 스스로 책임질 부분을 해태하거나(제때하지 않거나) 가볍게 여길 수 없다"면서 "정부도 끝까지 책임져야 하지만 민간기업도 분명히 책임질 부분이 있어 피해자 구제에 모두가 책임지고 함께 풀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피해자 "가해 기업들의 소극적이고 안일한 태도, 정부가 키워" 

한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는 이날 오후 공개 질의에서 "청문회 이틀 동안 무책임한 가해기업들의 변명, 궤변에 가까운 행태들을 지켜보면서 대참사 이후 피해 국민을 보호해야 할 정부의 무책임한 관리감독 부재는 물론, 피해 판정 구제의 불명확성과 대안 대책의 소홀한 자세로 인해 오히려 가해 기업의 소극적이고 안일한 태도를 긴 세월 키워온 주체가 정부임을 알았다"면서 "(정부가) 일부 가해 기업을 감싸고 보호하고 대변해 다국적 기업이 불평불만을 토로하는 걸 지켜봐야 하는 피해자들 심정을 알고 있나"라고 따졌다.

이 피해자는 "정부가 처음부터 피해 국민들의 문제를 투명하게 풀어야 했다는 가해기업의 표현이, 긴 세월 억울한 피해자들에게 지속된 상황 일부를 대변하는 현 상황을 관련 정부부처는 어떻게 답변하겠나"라고 꼬집었다.
 
a

28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가습기살균제참사 진상규명 청문회가 장완익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장 주재로 열리고 있다. ⓒ 이희훈

 

이에 조명래 장관은 "지금까지 환경부가 소극적이었는지는 몰라도 내가 장관이 되고 어느 사안보다 (가습기살균제 문제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면서 "더구나 나는 과거 시민운동도 했고 환경문제를 수용체 중심으로 보고 있어 피해자를 우선하는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조 장관은 "어떤 경우라도 가해 기업을 감싸거나 두둔하려는 정책이나 입장은 없다"면서 "혹시 그렇게 비쳤거나 오해가 있을 수는 있어도 지금 정책에선 그런 여지가 없다"고 일축하고, "가해기업에 분명히 가해자로서 책임을 물어야 하고, 정부가 책임을 묻는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네이버 채널에서 오마이뉴스를 구독하세요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AD

AD

인기기사

  1. 1 문재인 정부의 역대급 국방비, 한숨이 나온다
  2. 2 땡큐, 박찬주
  3. 3 검찰이 합심해 똘똘 만 정경심 교수? 나는 '전리품'이었다
  4. 4 술 싫어한 정약용, 정조가 따라준 술 마시고...
  5. 5 "지금 딱 한 사람 설득하라면... 윤석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