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후보, 1% 엘리트 대학생 아닌 99% 청년 만나 달라"

청년 노동자단체, 공개 대담 제안

등록 2019.08.29 14:02수정 2019.08.29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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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2030 청년들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게 공개 대담을 제안했다. ⓒ 정대희

 
[기사수정: 29일 오후 5시 10분]

2030 청년들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게 공개 대담을 제안했다. 조 후보자의 딸을 둘러싼 각종 논란에 대해 '흙수저' 청년들이 느끼는 이질감과 박탈감을 묻고, 답을 듣기 위해서다.

29일 청년 노동자 공동체 '청년전태일'은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한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대, 고대 등 1%의 엘리트 대학생들의 목소리에 가려진 99% 청년들의 목소리를 알리는 장을 만들고자 한다"라며 조국 후보자에게 공개 대담을 요구했다.

이들은 "청년들은 조국 후보자의 딸 논란에 심한 계급적 박탈감을 느낀다. 조국 후보 딸이 대학을 진학했던 과정과 조국 후보자에게 사퇴를 요구하는 서울대 일부 학생들의 주장을 보며, (드라마) '스카이캐슬'이 현실에 존재함을 눈으로 확인했다"라며 "고등학생이 논문 제1저자가 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우리는 전혀 알지 못했고, 접근할 수도 없는 다른 세계였다"라고 비판했다.

조 후보자에게 질문도 던졌다.

"태안화력발전소 김용균이 컨베이어 벨트에 깔려서 목숨을 잃었을 때 그 비참한 현실을 절박하게 해결하려고 했나? 가정형편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어 19살 나이에 현장실습을 하다가 프레스기계에 눌려 죽은 이민호의 삶에 대해 그리고 그의 친구들의 호소에 답한 적 있는가?

돌이켜보니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조국 후보자가 김용균의 친구들을 위해, 이민호의 친구들을 위해 뭘 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우리에게 조국 후보자 딸의 입시 과정이 딴 세상 얘기고 생소한 과정과 절차인 것처럼 김용균의 삶이, 이민호의 현장실습이라는 것이 조국 후보자에겐 딴 세상이고 생소한 것이었을까 싶다."



흙수저 청년들이 느끼는 이질감과 박탈감도 전했다. 이들은 "부모의 자산과 소득이 자녀에게 대물림되고, 태어날 때부터 인생이 결정되는 불공정한 사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라며 "1인당 GDP(국내총생산)가 3만 불이 넘지만, 청년들은 산업 현장에서 죽을 수밖에 없는 대한민국을 어떻게 바꾸려고 하는지 묻고 싶다"라고 했다.

이어 "(조 후보자가) 밑바닥 청년들의 절박한 현실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라며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흙수저인 우리의 삶이 바뀔 가능성이 있는지 묻고 싶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문대 특성화고등학교권리연합회 임정은(29)씨는 특성화고 학생들이 마주한 '유리천장' 사회에 대해 목소리를 냈다.

임씨는 "전문대를 졸업하고 긴 기간 알바를 하며 지냈다. 매년 최저임금이 얼마 오르냐가 큰 관심사였다"라며 "(하지만) 특성화고 학생들은 3년 동안 자격증 10개 이상을 따고 좋은 성적을 유지해도 알바나 최저임금 수준의 직장에 가게 된다"리고 설명했다.

아울러 "'개천에서 용 난다'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요즘 개천엔 미꾸라지뿐이다. 아무리 해도 용이 될 수 없는 계급 상승이 불가능한 유리천장 사회에 살고 있다"라며 "그래서 (조국 후보자의) 76억 원 사모펀드 논란과 딸 논문 등을 듣고 있으면 화 나고 박탈감을 느낀다. 그들만의 세상, 그들만의 리그 이야기여서 그렇다"라고 쓴소리했다.

청년전태일 김종민 대표도 "이번 사건을 지켜보며 고등학교 시절 월 400만 원을 내고 학원에 다니는 후배를 보고 충격을 받았던 일이 생각났다. 그리고 학자금 대출 1000만 원을 갚기 위해서 이마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죽은 서울시립대 황승원군도 떠올랐다"라며 "조국 후보의 딸은 한영외고에 입학해 기득권이 누릴 수 있는 특혜는 다 누렸다. 하지만 서울대총학생회장이 (조 후보의) 후보 사퇴 요구하는 것에 전혀 공감하지 않는다. 더불어 사퇴를 좋아하는 자유한국당이나 무조건 옹호하는 더불어민주당도 우리 눈에는 똑같은 기득권일 뿐이다"라고 날을 세웠다.

기자회견 뒤 이들은 조국 후보자에게 공개 대담 제안서를 전달하기 위해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으로 이동했으며 조국 후보의 참석 여부와 상관없이 오는 31일 서울 종로구 마이크임팩트스퀘어에서 공개 대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조국후보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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