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에 유튜브까지... '요즘 것들'의 농사법

대를 이어 농업에 뛰어든 당진 청년들, '해나루방제단'을 만나다

등록 2019.09.02 08:21수정 2019.09.02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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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해나루방제단의 최성원·장영길·박재남·박덕영·박상욱씨 ⓒ 김예나

  
농부 박재남의 이야기

충남 당진시 고대면 당진포리 출신인 박재남씨는 23세부터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어릴 적부터 농업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농업고와 농업대에 진학하며 자연스럽게 농부의 삶을 꿈꿨다. 부모님이 수도작과 배 농사를 지었던 것에 이어 그는 현재 수도작과 고구마 농사를 짓고 있다. 

재남씨는 "14살 때 아버지가 가을 추수를 끝내고 봉투 하나를 보여줬다"며 "봉투에는 1000만 원 짜리 수표가 10장이나 들어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그때 농사로 성공하면 돈을 많이 벌겠다 싶어 농업인이 되겠다고 다짐했다"면서 "하지만 이상과 달리 농업 현실은 냉담했다"고 말했다. 

"농업 현실이 생각과는 달랐지만, 당진의 청년농업인으로서 열심히 사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제 모습을 본 젊은 사람들이 당진에서 살고 싶어 하고, 농업에 관심이 생기길 바라요. 또 당진 농업이 발전하는 계기를 만들고 싶습니다."

농부 최성원의 이야기

최성원씨는 신평면 부수리에서 다온딸기농원을 운영하고 있다. 부모님이 딸기 농사를 짓게 되면서, 성원씨는 딸기 농사와 접목한 체험관광 프로그램을 연계해보고자 대학에서 관광경영학을 전공했다. 

딸기의 경우 농사 기간이 14개월이라는 말처럼 손이 많이 가는 품목이다. 일이 힘들어도, 좋은 일이 많이 온다는 의미로 지은 농원 이름처럼 다온딸기농원을 찾은 고객들이 딸기를 먹고 좋은 일이 가득했으면 하는 것이 성원씨의 소망이다. 

그는 "고객들이 '다온딸기농원은 믿고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해줬으면 좋겠다"며 "아이들과 체험을 통해 재밌게 놀고 맛있는 딸기도 먹으면서 농촌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농원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당진에서 청년농업인이 많아지고 이들이 자립해 모두 부자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농부 박덕영의 이야기 

합덕읍 원신흥리에서 수도작을 하고 있는 박덕영씨는 당진시 청년농업인들로 구성된 당진시 4-H연합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벼농사를 짓는 아버지를 보면서 농업의 비전을 느껴 농업인이 됐다. 현재 그는 아버지와 함께 광야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광야농장은 '흙돌이와 밥순이'라는 이름의 쌀을 생산하고 있다. 

"청년농업인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달가운 시선만 있는 것이 아니에요. 하지만 청년농업인들은 농업의 비전을 보며 희망을 갖고 일하고 있습니다. 관심 있게 지켜봐주세요."

농부 박상욱의 이야기

박상욱씨는 대호지면 사성리에서 벼농사와 고구마 농사를 짓고 있는 4년차 농업인이다. 상욱씨는 "어릴 적 부모님이 농사를 지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농사일을 하면서 자랐다"며 "새벽에 일찍 일어나 늦게까지 일을 하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농사를 짓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캐나다, 일본으로 워킹홀리데이를 다녀오면서 선진국일수록 농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농업은 돈도 못 벌고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고정관념을 깨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구독자가 2500명이나 되는 유튜버이기도 하다. 상욱씨는 농산물이 생산되는 과정을 보여주고자 8개월 전부터 영농생활을 영상으로 촬영해 유튜브에 게시하고 있다. 그는 "올린 영상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농업인이라는 직업에 대해 매력을 느꼈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농부 장영길의 이야기

신평면 부수리에서 나고 자란 장영길씨는 올해 25세다. 당진4-H연합회에서도 막내층에 속한다. 승계농인 그는 14세부터 벼농사를 짓는 부모를 따라 자연스럽게 농사일을 시작했다. 이후 16세부터는 주유소와 식당, 서빙 등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하며 경력을 쌓았다. 부모에게 손 벌리지 않고 스스로 용돈을 벌고자 안 해 본 아르바이트가 없을 정도로 일을 많이 했다. 

하지만 진로를 결정해야 할 나이에 그는 농업인이라는 직업이 개인의 여가를 보낼 시간이 있고, 수입도 부족하지 않다고 느껴 농사를 짓기로 결정했다. 쌀을 팔아 그동안 쏟은 노력의 대가를 받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는 그는 농업인으로서 빨리 자리 잡는 것이 목표다. 그는 "농촌생활에 잘 정착해 부모님께 효도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해나루방제단

앞서 소개한 청년농업인 다섯 명은 지난 2월 농업현장에 드론을 활용해 방제를 지원하는 '해나루방제단'을 만들었다. 

맏형 박재남씨를 중심으로 당진시4-H연합회에서 활동 중인 청년농업인들이 농업의 생산성 향상과 농촌의 부족한 노동력 문제를 해결하자며 뜻을 모아 결성했다. 현재 이들은 당진뿐만 아니라 태안, 서산, 예산, 시흥 등 방제 구역을 넓혀가며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호지농협에서 지원 요청을 받아 방제작업을 진행했으며, 군자농협과 업무협약을 통해 친환경 농약으로 방제에 나서기도 했다. 

해나루방제단의 대표를 맡고 있는 박재남씨는 "방제단 회원들 모두 직접 농사를 짓고 있는 농업인이기에 누구보다 농업인들의 마음을 잘 알고 있어 꼼꼼하게 방제활동을 하고 있다"며 "약품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해충이 많이 발생하는 곳도 경험을 통해 알고 있어 농업인들이 믿고 방제를 맡긴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방제작업을 해오면서 어려움을 느끼기도 했다. 전문적으로 방제하고자 초경량 비행장치 조종사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공부하고, 지방항공청에 사업인가를 받아야 했기에 인내의 시간도 거쳐야 했다. 현재 해나루방제단은 초경량비행장치 조종사 자격증을 취득해 보다 전문적으로 방제에 나서며, 조립부터 정비까지 할 수 있다. 

최성원씨는 "드론으로 방제할 때 꼼꼼히 하려는 마음에 심신이 피곤할 때도 있다"며 "또한 농약에 노출돼는 어려움도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박상욱씨는 "드론을 조종할 때 전깃줄이나 나무에 부딪치지 않도록 해야 하기 때문에 긴장돼 힘들다"고 전했다. 

앞으로 해나루방제단은 수도작 방제를 넘어 생강, 배추, 마을 등 노지작물과 가축방역까지 방제 범위를 확대하고 회원을 추가 모집할 계획이다. 

"과거에는 줄을 끌고 다니면서 농약을 줘야 했죠. 이후 광역살포기가 나왔지만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노동력도 많이 필요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드론을 활용해 보다 편리하게 방제가 가능합니다. 일손이 아쉬운 농업현장에서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당진시대>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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