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안전공사 김형근 사장 수사 '설왕설래'

충북경찰청, 지역 시민문화단체 ·언론 등 전방위 수사... "공기업 지방이전 취지 무시"

등록 2019.09.02 14:14수정 2019.09.02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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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근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 ⓒ 충북인뉴스


한국가스안전공사의 사회공헌활동기금 부정사용 의혹과 관련 경찰 수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일부 지역 시민·문화 단체에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충북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한국가스안전공사의 사회공헌활동 기금 중 1000여만 원이 목적과 다르게 지원된 것으로 보고 막바지 수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달 24일에는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실과 비서실을 압수수색해 관련 예산 자료를 확보하는 등 적정성 여부를 따져보고 있다. 피의자로 입건된 김형근 사장은 지난 15일 수시간에 걸쳐 경찰 소환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충북인뉴스>가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김형근 사장은 (사)한국신지식인협회 등 일부 단체에 수백만 원의 협찬비와 광고비 등을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한국가스안전공사로부터 협찬비를 받은 한국신지식인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2018 신지식인협회 인증식'을 진행하면서 협찬비와 광고비 명목으로 3백만 원을 가스안전공사로부터 받았다"며 "기부금 영수증과 관련된 문제가 발생해 다시 돈을 돌려줬다. 최근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 조사도 받았다"고 설명했다. 김형근 사장은 현재 한국신지식인협회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 지난해 한국가스안전공사가 가스안전마을로 지정한 마을을 두고도 논란이다. 가스안전공사는 지난해 7월, 청주시 상당구 남일면에 위치한 은행1·2리 마을과 가스안전마을 지정 협약을 체결했다.

청주시 남일면에 따르면 해당 협약은 한국가스안전공사 측이 마을 이장에게 연락해 이뤄졌다. 이날 협약을 계기로 한국가스안전공사는 해당 마을에 마을발전기금 수백만 원을 지원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지난해 상당구 남일면 은행1·2리와 '가스안전마을' 협약을 맺은 한국가스안전공사. ⓒ 충북인뉴스


청주시 상당구에 집행된 예산, 이유는?

남일면 관계자는 "남일면에서 관여한 것은 없다. 마을 이장에게 확인해보니 '한국가스안전공사에서 먼저 연락을 취해와 협약을 맺게 됐다'고 설명했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가스안전공사 노조 역시 가스안전마을 지정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이 마을이 있는 상당구는 김형근 사장이 도의원 시절 지역구였다. 최근까지도 김 사장은 다음 총선 때 청주 상당구 출마가 유력한 상황이다.

이와 별개로 경찰은 청주시 상당구 용담명암산성동에서 진행한 '용담광장 버스킹 페스티벌'과 관련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한국가스안전공사는 이 행사에 수백만 원의 예산을 지원했고 경찰은 최근 당시 사업을 추진한 한 관계자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기도 했다.

경찰 조사를 받은 A씨는 "지난해 행사를 치르면서 후원을 요청해 가스안전공사로부터 일부 금액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최근 경찰 조사도 받았다"며 "좋은 취지로 행사를 진행했는데 정치 싸움에 끼어든 기분이다. 올해에는 예산을 지원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치러진 '용담광장 버스킹 페스티벌' ⓒ 충북인뉴스


경찰, 가스안전공사 예산 지원 전방위 수사

일부 언론들에 지급된 예산을 두고도 뒷말이 나온다. 한국가스안전공사가 충북도내 한 언론사가 진행한 교육행사에 수강료 명목으로 예산을 지급했는데 정작 공사 측이 강의를 듣지 않았다는 것. 실제로 문제가 되자 해당 언론사는 한국가스안전공사에 받았던 수강료를 최근 다시 돌려주기도 했다.

실제로 김형근 사장 취임이후 한국가스안전공사는 충북도내 언론사에 광고비를 지급하기도 했다. <충북인뉴스>도 지난해 한국가스안전공사로부터 500만원의 광고비를 집행 받았다.

경찰은 김형근 사장과의 조사에서 김 사장의 휴대폰 문자메시지와 통화내역을 조회에 조사당시 일일이 확인질문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사장은 이 과정에서 일부 진술을 거부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충북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관계자는 "현재 수사 중인 사항이라 답변하기 곤란하다"고 답했다. 반면 김형근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은 경찰 수사에 대해 억울함을 토로했다. "경찰이 뒤에서 사건에 대한 피의사실을 공표하고 있다"며 "단 한건도 잘못되게 예산을 집행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어 "대통령으로부터 임명받은 공공기관의 장으로 경찰의 수사 과정을 두고 입장을 내는 것에 대해서 참고 있다"며 "경찰 수사가 끝나면 입장을 밝힌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 충북인뉴스


애꿎은 시민단체, 경찰 조사 받아

이와 별개로 충북경찰이 지난 6월부터 도내 시민사회단체와 공연예술단체 관계자들을 소환·방문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경찰은 김형근 사장이 이들 시민단체에 기부한 돈의 성격과 그 배경을 두고 조사에 나선 것인데 시민사회단체는 일단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매년 진행하는 후원행사이고 한국가스안전공사는 물론 도내 지자체 단체장과 국회의원·도·시·군의원들도 후원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경찰로부터 전화조사를 받은 A시민사회단체 관계자는 "경찰이 후원금을 어떻게 받게 됐는지 경위를 설명하라고 했다"며 "두 차례 정도 조사를 받았다. 도내 상당수 단체들이 참고인 신분으로 방문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B시민사회단체 관계자는 "정부 후원금 없이 시민들의 자발적인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는 조직이다"라며 "후원금 문제로 단 한 번도 문제가 된 적이 없는데 이번 가스안전공사 수사 관련해서 처음 문제가 됐다. 기부금영수증도 정확하게 끊어줬다"고 토로했다.

이어 "우리 입장에서도 이런 조사를 받는 것이 불편하다. 조사 이후 진행과정이나 결과에 대해서 경찰로부터 회신 받은 내용은 없다"며 씁쓸해했다.일각에서는 경찰이 공기업 지방이전 취지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한 원로 시민사회단체 인사는 "공기업 지방이전 취지는 지역사회에 대한 사회공헌 활동도 당연히 포함돼 있다"며 "해당 공기업이 위치한 지역에 더 많은 예산과 공헌활동을 하는 것은 바람직한 모습이지 잘못된 것이 아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충북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관계자는 "가스안전공사가 관련 예산을 사용하면서 적법한 절차를 거쳤는지 현재 확인하고 있다"며 "조사한 시민사회단체들이 수사선상에 오른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김형근 사장 측 한 인사는 "법적으로 광고나 지원금을 지급할 수 없는 단체가 아니라면 도덕적 문제제기는 가능하지만 형사처벌은 넌센스다. 경찰이 큰 건 하나를 노리고 대들었다가 9개월간 먼지털이식 수사를 하는 것 같다"라며 "민간 지원을 위해 조성된 기금을 본사 소재 지역에 더 배정한 것을 관한 경찰청이 시민사회단체까지 조사하는 게 정상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한편 경찰은 조만간 수사를 마무리하고 김형근 사장에 대한 신병처리 방향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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