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평양올림픽 위해 도쿄올림픽 반대 캠페인은 부적절"

[현장] '남북 지방정부 교류' 토론회 개최... 문 대통령의 '신베를린 구상 발표' 비판도

등록 2019.09.02 18:09수정 2019.09.02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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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 베를린자유대학교 교수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동서 베를린 경험으로 본 지방정부의 남북협력 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통독 사례를 언급하며 북한에 접근하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큰 실수다."
 

분단독일 베를린의 경험에서 남북 지방정부 교류의 길을 찾자는 취지로 마련된 토론회에서 독일 사례를 북한을 향해 자꾸 얘기하는 것은 전략적으로 적절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동서 베를린 경험으로 본 지방정부의 남북협력 방안 모색' 토론회(서울연구원·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실 공동주최)에 참석한 이태호 평화통일비전 사회적 대화 전국시민회의 공동운영위원장의 얘기다.

이 위원장은 "우리가 독일과 베를린 사례에서 배울 게 많지만 더는 이 얘기로 북한을 만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구상을 베를린에서 밝혔는데 큰 실수한 거다. 왜 그런 구상을 베를린에서 밝혔느냐? 신한반도 체제 구상 같은 것을 왜 (독일 일간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차이퉁' 같은 곳에 발표했나? 동독의 라이프치히에서 시작된 평화행진으로 베를린 장벽 무너졌다는 얘기는 왜 장황하게 언급했나?"

2017년 7월 6일 문 대통령이 베를린 쾨르버 재단 초청 연설에서 밝힌 '신 베를린 선언'과 2019년 5월 7일 취임 2주년을 맞아 독일 유력지에 기고한 글을 정면으로 비판한 셈이다.

특히 '신 베를린 선언'에 대한 비판은 이듬해 2월 9일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와 잇따른 남북 정상회담으로 평화의 모멘텀을 마련했다는 일반적인 시각과는 정면으로 부딪치는 부분이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이건 상대방을 존중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하려는 통일이 독일식이라고 (북한이) 인식하려는 것을 자꾸 없애야 북한도 교류에 대해 더욱 편하게 임할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 위원장은 "우리 정부는 통일 문제를 얘기할 때 베를린에 가거나 반드시 독일 사례를 인용하려고 한다"며 "이것은 상대방에게 굉장한 공포를 일으킨다. 독일 사례를 배워야 하지만 이걸 얘기하지 않고도 통일을 논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교착 상태에 놓인 남북 지방정부의 교류에 대해서는 2032년 올림픽의 서울·평양 공동 개최가 전략적으로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올림픽 성공을 위해서는 무수한 기술적·실무적 만남을 가져야 하고 서울과 평양의 인프라에 관해서도 얘기해야 하는 만큼 양 도시 교류의 가교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더 나아가 이 위원장은 "내년에 열릴 도쿄 올림픽을 너무 반대하는 캠페인은 좋지 않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일본이 도쿄 올림픽으로 무엇을 얻으려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나라도 평창 올림픽을 통해 어느 정도 평화의 계기를 만들었고, 올림픽 자체가 교류와 협력의 장소인 만큼 이걸 공격하는 캠페인은 굉장히 좋지 않다는 얘기다.

그러나 사문걸 프리드리히 에베르트 재단 한국사무소장은 올림픽 공동개최에 대해 "올림픽은 행사 규모가 너무 크기 때문에 실패 가능성도 높다"며 "남북 축구 교류나 서울과 평양 교향악단의 합동 공연 같은 것을 기획하는 게 더 현실적"이라는 주문을 냈다.

한편 이날 주제 발표를 한 이은정 교수(베를린자유대학 한국학연구소장)는 1947~1948년의 베를린 봉쇄와 1959~1961년 소련의 베를린 철수 최후통첩을 언급하며 "동서독은 전쟁의 경험 없으니 우리와는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당시 베를린에서도 미군과 소련군 탱크가 대치하는 상황에서 누군가 먼저 총격을 가했다면 세계 3차대전이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교류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서보현 통일연구원 평화연구실장은 "동서 베를린이 교류했던 독일과 우리는 천지 차이다. 분단독일에서는 (서독의) 법률가단체 역할도 상당히 컸는데, 우리는 너무 이념적으로 나뉘어 있다"고 차이점을 말했다.

토론회를 공동주최한 박원순 서울시장도 "지난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대동강 수질개선사업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음에도 아직 북한으로부터 답을 듣지 못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김종수 통일부장관 정책보좌관은 "베를린의 경험을 우리 현실에 적용하기가 쉽지 않겠다"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인도적 지원 등에서 남북 지방정부 교류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좀 더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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