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46개 지자체와 상생협약 맺은 까닭은..."

[인터뷰] 김원이 서울특별시 정무부시장

등록 2019.09.05 09:07수정 2019.09.07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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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이 서울시 정무부시장. ⓒ 최성욱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서울시의 행정은 '혁신'의 대명사로 안팎의 인정을 받고 있다. 많은 지자체들이 서울시의 혁신 사례를 공부하기 위해 방문한다. 그러나 특별한 광역자치단체인 서울특별시가 46곳의 타 지방자치단체와 상생협약을 맺어온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다. 이 가운데 태반은 기초자치단체다. 전남 신안군과 목포시와도 상생협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서울시가 시쳇말로 '급이 맞지 않는' 기초자치단체와 상생협약을 꾸준히 체결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타 지방자치단체와 우호교류협력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김원이 서울특별시 정무부시장을 지난 8월 29일 서울시청에서 만났다. 김 부시장은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캠프 일정기획팀장으로 박원순 시장을 처음 만났다. 이후 그는 서울시 정무보좌관, 정무수석비서관을 거쳐 올해 정무부시장으로 임명돼 8년여 동안 박원순 시장과 함께 일하고 있다.

전남 목포시와 신안군과의 상생협약을 주도하고 있는 김 부시장은 "서울은 지방의 도움과 희생으로 초고속으로 성장했다"며 "지방의 위기는 서울의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서울을 위해서라도 지역과 상생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부시장은 목포시와는 "목포시가 추진하고 있는 원도심의 근대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한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서울시가 가진 노하우와 경험을 공유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할 생각"이라고 상생협약의 주요 방향을 밝혔다.

또한 신안군과의 상생 내용에 대해서는 "신안군이 섬 음식문화를 문화다양성의 차원에서 접근하고 지역의 자산으로 만들어가고 있다"면서 "신안군 농수산 특산물 홍보 등 판매 활성화, 서울시민의 귀농귀촌 활동지원, 청소년 교류활동 지원 등을 주요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8년을 함께 일하고 있는 파트너로서 박원순 시장을 김 부시장은 "새로운 세상을 열어갈 의제를 제안하고 실현해내는 혁신가"라면서 "과거 1인 주도의 일방적인 결정이 아닌 시민들의 참여와 소통을 바탕으로 한 협치로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7급 구청장 수행비서에서 출발해 차관급인 서울시 정무부시장에 오른 김 부시장. 그는 "23년 동안 대통령비서실과 국회, 중앙부처와 지자체에서 모두 일해본 특별한 이력이 여러 이해관계를 가진 중앙부처와 지방정부, 국회와 지자체, 국회와 정부 간의 소통을 넓히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김원이 서울시 정무부시장. ⓒ 최성욱

   
"목포와 신안 등과 상생협약 추진 중... 천상, 나는 '목포 여우'"

- 서울시는 충북 괴산, 전남 장흥 등 광역지자체가 아닌 기초지자체와 상생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박원순 시장이 취임한 민선 5기 이후부터 광역자치단체뿐만 아니라 기초자치단체와도 46개의 우호교류협약을 체결해 지역상생의 토대를 마련해오고 있다. 서울과 지방, 도시와 농촌 간 농·특산물, 문화관광, 도시재생, 축제 등 다양한 교류를 통해 상호 발전을 도모하는 지역상생을 추구할 계획이다.

서울은 지방의 도움과 희생으로 초고속으로 성장했다. 지역의 인재, 자본 등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여 성장한 것이다. 그러나 서울의 발전이라는 화려한 이면에는 '지방의 위기'라는 사회적 문제를 잉태했다. 여기에 더하여 저출산·고령화로 소규모 지방도시는 일손 부족을 넘어 소멸 위기에 직면할 정도다. 21세기는 초연결사회다. 지방의 위기는 서울의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서울을 위해서라도 지역과 상생하고, 지역균형발전은 반드시 필요하다."

- 전남 목포와도 상생협약 체결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서울시 정무부시장으로 취임한 후 목포-서울 간 상생협약을 추진하고 있다. 제가 전남 신안군의 한 섬에서 태어나 유년과 학창 시절을 목포에서 보냈다. 여우는 죽을 때 자신이 태어난 곳을 향해 머리를 돌리고 죽는다고 한다. 천상, 나는 '목포 여우'다.

지난 7월 목포에서 김종식 목포시장을 직접 만나 서울-목포 상생 협력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목포시가 바라는 사업에 대해 충분히 이야기를 들었다. 서울시는 지역특산물 유통지원, 관광사업 협력, 청년창업, 청년일자리 관련 서울시와의 협력 등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목포시가 원도심의 근대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한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도시재생 사업은 서울시가 원조다. 도시재생 사업과 관련된 서울시의 노하우와 경험을 공유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할 생각이다."

- 전남 신안군과도 특별한 상생협약 체결을 앞두고 있는데.
"천사(1004)의 섬, 신안은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아직 제 모습을 온전히 보인 적 없는 숨겨진 보물이자 천혜의 관광자원이다. 9월 6일 신안군이 주최하고 서울시가 후원하는 '세계 섬음식 포럼'이 서울시청에서 열린다. 신안의 섬 음식을 중요한 문화자산으로 새롭게 인식하고 이를 세계에 알리는 매우 뜻 깊은 자리다.

섬 음식 문화를 문화다양성의 차원에서 접근하고 지역의 자산으로 만들어가는 신안군의 노력이 놀라울 정도다. 최근 신안군이 섬 음식 분야로 특화시켜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가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서울시도 신안의 섬 음식을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웰빙 푸드로 자리 매김할 수 있도록 협력할 것이다.

특히 서울시와 신안군이 실질적으로 함께 실행할 수 있는 상생협약을 체결하기 위해 서울-신안의 협력사업을 최종적으로 검토하는 단계에 있다. 신안군 농수산 특산물 홍보 등 판매 활성화, 서울시민의 귀농귀촌 활동지원, 서울시 혁신정책 공유 및 자문, 청소년 교류활동 지원, 지역상생 청년일자리 창출 등을 주요하게 검토하고 있다."
 

김원이 서울시 정무부시장. ⓒ 최성욱

 
"7급 수행 비서에서 차관급인 서울시 정무부부시장에 오른 유일한 사람"

- 기초지자체와의 상생협력의 뿌리는 자치와 분권에 대한 공유일 것 같다.
"그렇다. '자치와 분권'은 민주주의의 뿌리이자 동시에 궁극적인 목표라 할 수 있다. 즉, '자치와 분권'은 민주주의의 필요충분조건이면서 민주주의라는 시민의 자유와 권리가 커져가는 과정이다.

권력을 쪼갤수록 시민의 권리가 커진다. 시민들의 삶과 공동체 문제에 시민이 직접 참여해 지자체와 함께 해결하는 자치분권이 이뤄질 때 진정한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다. 조직, 행정, 재정 등 자치단체의 권한과 관련된 제약이 아직도 많다. 자치단체가 주민 요구와 지역특성에 맞는 정책을 펼치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권한을 더 많이 주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자치를 위한 진정한 분권이라고 할 수 있다."

- 약 8년을 함께 일하는 파트너로서 박원순 시장은 어떤 사람인가.
"'혁신가'다. 박원순 시장은 시대의 흐름을 읽고 새로운 세상을 열어갈 의제를 제안하고 실현해내는 혁신가다. 과거 1인 주도의 일방적인 결정이 아닌 시민들의 참여와 소통을 바탕으로 한 협치로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박원순 시장의 이러한 새로운 리더십을 배워왔고 지금도 배우고 있다."

- 서울의 한 구청장 7급 수행비서로 시작해 차관급인 서울정무부시장까지 왔다.
"1996년에 구청장 7급 수행비서로 공직을 시작했다. 서울시청에서 저더러 '7급 출신 중 유일하게 정무부시장이 된 경우'라고 한다. 2002년 당시 서른네 살이었는데 김대중 대통령비서실 최연소 4급행정관으로 일했다. 국회에서는 신계륜 의원과 김근태 의장, 천정배 의원의 보좌관으로 일했다.

서울시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정무보좌관(3급예우), 14년 정무수석비서관(1급예우)으로 일하다가 2017년 대선에서는 문재인 선대본 직능본부 부본부장을 맡았다. 2018년 10월에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의 정책보좌관으로 임명받아 일하다가 다시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되어 돌아왔다.

그러고 보니 23년 동안 대통령비서실과 국회, 중앙부처와 지자체에서 모두 일해본 특별한 이력을 갖게 됐다. 이 다양한 경험이 여러 이해관계를 가진 중앙부처와 지방정부, 국회와 지자체, 국회와 정부 간의 소통을 넓히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김대중, 김근태, 박원순 모신 나는 행운아이자 빚쟁이"

- 김대중, 김근태, 박원순 등 당 시대를 대표하는 이들과 함께 일했다.
"당 시대의 대표적인 지도자들과 함께 해왔다는 점에서는 나는 엄청난 '행운아'이자 동시에 '빚쟁이'이다. 이 분들에게서 받은 많은 가르침을 '김원이답게' 잘 용해시켜내야 하기 때문이다.

김대중 대통령님으로부터는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의 현실감각'을 배웠다. 이상에만 집착하면 공허해지고, 또 현실에만 집착하면 앞으로 나가는 이상의 힘을 잃게 된다. 김근태 의장님으로부터는 민주주의를 배웠다. 김근태의 삶은 민주화를 향한 삶이었기에 강인했고 결연했다. 그가 온 몸으로 실천했던 민주주의와 그 진정성을 마음에 새기고 있다. 박원순 시장님으로부터는 앞서 말씀드린 대로 참여와 소통, 혁신가적 리더십을 배우고 있는 중이다."

- '김원이답게'라는 표현을 했다. 어떤 '김원이'가 되고 싶은가.
"얼마 전 강제윤 시인이 쓴 <전라도 섬맛 기행>을 읽었다. 강 시인은 20여 년 동안 한국의 섬 400여 개를 걸으며 섬의 역사와 문화를 탐구하고 있다. 제 고향이 신안 도초도인데 강 시인이 도초도 감성돔젓국을 소개하면서 전한 어느 할머니의 말씀이 가슴에 와 닿았다. '움직일 수 있을 때 진짜 가치 있게 살아야겠다'.

제가 배운 바를 시민과 국민들께 온전히 되돌려 드리는 것. 이것이 저의 책무이자 빚을 갚는 것이고, 가치 있게 사는 것이라고 여기고 매순간 최선을 다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김원이 서울시 정무부시장 #목포 #신안군 #박원순 #김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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