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보다 싸다는 서울시 청년주택, 정말 싼 거 맞아?

'시세의 85~95%미만'만 강조... 정작 시세가 얼마인지는 미공개

등록 2019.09.05 16:55수정 2019.09.05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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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역세권청년주택 홍보 영상의 한 장면. ⓒ 서울시

 
서울시가 "역세권 청년주택은 시세보다 저렴하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정작 임대료 책정의 기준이 되는 시세는 공개하지 않아 빈축을 사고 있다.

서울시가 지난달 28일 공개한 서대문구 충정로와 광진구 구의동 일대 역세권청년주택 621실의 모집 공고에 따르면, 서대문구 충정로에 공급되는 35~39㎡형 청년 주택 민간 임대료는 보증금이 1억 원대, 월세는 60만 원 수준이다. 또 광진구 구의동 청년주택 26~32A㎡형 임대료는 보증금은 9400만~1억 509만 원, 월세는 38만~42만 원 수준에 결정됐다. 역세권 노른자 입지라고는 하지만,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청년들이 들어가기엔 부담스러운 임대료다.

하지만 서울시는 저렴한 임대주택이라고 말한다. 임대료가 시세의 85~95% 미만 수준이어서 시세보다 싸다는 것이다. 자산과 소득을 따지는 특별공급분 임대료는 시세의 85% 미만, 일반 공급분은 시세의 95% 미만 수준의 임대료가 책정됐다는 설명이다.

그런데 임대료와 주변 시세를 비교할 정보는 찾아보기 어렵다. 입주자모집공고문을 살펴봐도, 임대료 책정 기준인 '주변 시세'에 대한 내용은 없다. 각 주택 유형별로 임대료의 시세반영률(시세 대비 임대료 비율) 세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입주자들 입장에선 입주 희망 주택이 주변 시세보다 얼마나 저렴한지 구체적으로 따져볼 정보가 없는 셈이다. 정확한 정보가 없다보니, 인근 원룸이나 오피스텔이 청년주택보다 오히려 임대료가 싸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서울시 "시세 85~95% 미만, 이 정도면 다 알지 않겠나"

<오마이뉴스>가 시세 기준을 문의하자, 서울시 관계자는 "(서대문구 충정로의 경우) 담당자가 퇴사해 당장 자료를 찾기 어렵다"며 구체적인 시세반영률은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국감정원에 의뢰해 책정한 주변 시세를 기준으로 청년주택 임대료를 책정했다"며 "특별공급은 시세의 85% 미만, 일반 공급은 95% 미만 수준에서 결정됐고, 건마다(주택 유형별로) 소수점 자리까지 공개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 정도면(시세 85~95% 미만에 책정) 누구나 궁금해 하는 부분은 다 해소되지 않겠느냐"며 "역세권청년주택은 일반 오피스텔, 원룸과 비교하면 가격이 굉장히 낮다"라고 말했다.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장은 "정확한 시세 기준도 공개하지 않으면서, 시세의 95% 이하로 책정됐다고 하는 것 자체가 말장난"이라면서 "사실 시세의 85~95%도 시세와 큰 차이 없는 수준이고, 시세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으면서 사업자나 공무원들이 언제든 임대료 기준을 끼워 맞출 수 있는 여지를 만드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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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경제부 소속입니다. 주로 땅을 보러 다니고, 세종에도 종종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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