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통수' 맞은 이재명 "직권남용 무죄인데, 토론회 발언이 허위 사실?"

변호인단 "상식에 반하는 판결" 비판하며 대법원 상고 의사 밝혀... 이재명의 운명은?

등록 2019.09.06 17:43수정 2019.09.06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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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가 6일 수원법원종합청사 704호 법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검찰이 공소한 혐의 4가지 중 친형 강제진단 사건에 관한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해 '당선 무효형'인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은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 박정훈

 
"(1심에선) 무죄라더니 이게 뭐 하는 거냐?"
"이재명과 조국을 같이 보내려고 하느냐?"


6일 오후 수원법원종합청사 704호 법정. 수원고법 형사2부 임상기 부장판사의 입에서 "피고인을 벌금 300만 원에 처한다"는 말이 떨어지자, 법정 안은 한순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재판부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친형 강제진단' 사건과 관련해 허위사실 공표에 의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한 것이다.

판결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분노한 방청객들은 재판부를 향해 고함을 지르며 거세게 항의하는 등 격한 반응을 보였다.

임상기 부장판사가 "나머지 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며 이재명 지사에게 제기된 나머지 3가지 혐의에 대해서는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지만, 방청객들에게는 들리지 않았다. '벌금 300만 원'으로도 이미 이 지사의 당선이 무효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공판이 끝나고 이 지사가 법정을 떠난 뒤에도 방청객들은 한동안 법원을 떠나지 않고 수십 명씩 모여 탄식을 쏟아냈다. 공판이 열리기 전 법원 청사 앞에서 '청렴결백 이재명'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이재명 무죄"를 연호하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이날 항소심 선고가 당혹스럽기는 당사자인 이재명 지사 측도 마찬가지였다. 이재명 지사 측은 입장문을 통해 "친형 강제진단이 무죄임에도 불구하고 선거 방송토론의 발언 일부를 두고 유죄를 선고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지사 측은 대법원 상고 의사를 밝힌 뒤, "대법원에서 진실을 밝힐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며 흔들림 없이 도정에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1심 '전부 무죄' 뒤집은 2심 재판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 일부 유죄"

수원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임상기)는 이날 이재명 지사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을 열고 검찰이 공소한 혐의 4가지 중 친형 강제입원에 대한 허위사실 공표에 대해서만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앞서 이재명 지사는 이른바 '친형 강제진단' 사건과 관련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검사 사칭' · '대장동 개발업적 과장' 사건과 관련한 각각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등 총 4가지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이날 재판부는 '검사 사칭' · '대장동 개발업적 과장' 사건에 관해서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에 대한 고의가 없다며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친형 강제진단' 사건과 관련한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서도 "친형의 행동을 정신병 증상으로 여겼을 수 있고, 입원을 결정하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며 "직권남용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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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가 6일 오후 항소심 선고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수원법원종합청사 704호 법정에 들어서고 있다. 수원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임상기)는 이날 이재명 지사에 대해 검찰이 공소한 혐의 4가지 중 친형 강제입원에 관한 허위사실 공표에 대해서만 '당선 무효형'인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 박정훈

  
그러나 재판부는 '친형 강제진단' 사건과 관련한 허위사실 공표 혐의의 경우에는 무죄를 선고한 원심(1심)을 파기하고, '일부 유죄, 일부 무죄'를 선고했다.

이 부분과 관련한 검찰의 공소사실 요지는 이 지사가 ▲ 2010년경 이재선(이재명 지사의 친형)을 용인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고 시도한 적이 있고, ▲ 2012년경 주도적으로 이재선의 정신병원 입원을 지시했으며, ▲ 경기도지사 후보자 TV 토론회에서 이재선의 강제입원에 전혀 관여한 바 없다거나, 자신이 절차 진행을 막았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은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우선 이재명 지사가 TV 토론회에서 친형 재선씨에 대한 정신병원 입원 시도를 부인하는 취지로 발언하였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라고 판결했다. 또 이재명 지사가 강제입원 절차를 중단시켰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무죄'로 판단했다.

문제는 이재명 지사의 친형 강제입원 절차 관여 부분에 대한 판단이었다. 재판부는 "자신이 이재선에 대하여 강제입원 절차 진행을 지시하고 이에 따라 이재선에 대한 절차 일부가 진행되기도 한 사실을 숨긴 채 반대되는 사실을 진술한 것과 마찬가지로 사실을 왜곡"했다고 판단했다. "강제입원 절차 지시 사실을 일반 선거인들에게 알리지 않기 위해 의도적으로 숨겼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재명 지사 측 반발 "직권남용 무죄인데, 토론회 발언이 허위 사실? 모순된 해석"

그러나 이재명 지사 변호인단은 "법원은 친형 강제진단 관련 직권남용 부분에 대해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 판단을 내렸다"며 "그런데 같은 사안에 대해 선거 방송토론 발언을 문제 삼아 허위사실 공표의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은 모순된 해석"이라고 지적했다.

변호인단은 또 "지사직 상실형인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한 것은 상식에 반하는 판결"이라고 비판한 뒤, "변호인단은 즉각적으로 대법원에 상고할 예정"이라며 "대법원이 진실에 입각한 판단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피력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지난 5월 16일 선고 공판에서 이 지사가 받는 4가지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특히 검찰의 항소로 지난 7월 10일부터 시작된 항소심은 결심공판까지 총 5차례 진행되는 동안 1심과 마찬가지로 친형 강제진단 사건에 관한 직권남용 혐의가 최대 쟁점이었다. 실제 검찰은 1심에서 무죄로 마무리된 직권남용 혐의를 확실히 입증하기 위해 이 사건과 밀접하게 연관된 인물 6명을 선별해서 재판부에 증인으로 신청했다. 이 지사 측도 변호인을 증원하면서 최대한 법리적 방어에 나섰다.

하지만 재판부의 유죄 판결은 양측이 예상하지 못한 의외의 대목에서 나왔다. 이재명 지사 측의 한 관계자는 "직권남용 부분이 핵심이었고, 그 부분에 대한 위법성이 해소되면 다른 문제는 같이 해결되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은 어차피 정치적 판결이라고 하지만, 1심과 이렇게 다른 판단을 할 수 있는 것이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재명 지사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대법원에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을 최종 확정받게 되면 '당선 무효'가 돼 지사직을 잃고, 이후 5년간 피선거권도 제한된다.

앞서 이재명 지사는 지난달 14일 열린 항소심 결심 공판 최후진술에서 자신에게 경기도지사로서 계속 일할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이 지사는 "제가 비록 인덕이 부족해 집안에 문제가 있지만, 공적 역할 한 것에 한 치의 부끄러움도 없다"라며 "제게 일할 기회를 만들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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