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 시간 지배한 검찰, 대통령의 시간 겨누다

14시간 '맹탕 청문회' 피날레 장식한 조국 후보자 부인 전격 기소... 한국당은 알았나

등록 2019.09.07 02:33수정 2019.09.07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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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
취재 - 이경태 선대식 박소희 유성애 소중한 기자
사진 - 남소연 유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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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를 마친 후 나서고 있다. ⓒ 남소연

 
'국회의 시간', 그 마지막은 검찰이 장식했다.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6일 자정을 기해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산회됐다. 그리고 검찰이 조 후보자의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딸의 '동양대 총장상' 허위 발급 의혹과 관련해 기소한 사실이 청문회 산회 직후 알려졌다. (관련기사 : 검찰, 조국 배우자 소환 생략한 채 전격 기소)

14시간 동안 이어진 의혹 제기와 후보자의 해명 등이 묻히던 순간이었다. 대신, 검찰 기소를 둘러싼 여야의 공방이 오갔다.

자유한국당은 사퇴를 요구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7일 새벽 기자들과 만나, "오늘 드디어 조 후보자의 배우자가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의 기소 결정이) 일찌감치 예상됐음에도 (조 후보자가) 이 자리까지 온 것이 헌정사의 불행이라 생각한다"면서 "후보자가 그 자리에서 사퇴하는 게 도리"라고 말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후보자의 부인이 인사청문회 도중 검찰에 기소됐다, 이제 그만 멈춰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국민과 맞서 승리한 정권은 없다, 이제 대통령의 시간"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지명 철회를 압박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검찰을 향해 경고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새벽 기자들을 만나 "서초동에 있어야 할 검찰이 이곳 여의도 청문회장까지 왔다는 점이 아쉽다"며 "지극히 불행한 일이고 이것이 정치 검찰의 잘못된 복귀가 아니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종대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대통령의 임명권 행사를 앞둔 시점에서 검찰의 돌연한 기소는 피의자에 대한 최소한의 대면조사조차 없는 무리한 결정"이라며 "정의당은 검찰의 이러한 정치적 행위의 진의를 엄중히 실필 것"이라고 밝혔다.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위원이었던 박지원 무소속 의원은 페이스북에 "검찰의 전격 기소로 (대통령의 시간이) '검찰의 시간'으로 넘어갔다"며 "대통령의 시간과 검찰의 시간이 충돌한다, 대통령과 조국 후보의 결정을 국민은 주시한다"고 적었다.

한국당은 마지막까지 '검찰 기소'를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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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상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6일 국회 법사위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김도읍 자유한국당 간사와 귓속말 하고 있다. ⓒ 남소연

 
사실 청문회장에서는 종료 1시간 전부터 '검찰 기소'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법사위 간사 송기헌 의원은 6일 밤 11시께 "대통령이 요청한 청문보고서 재송부 시한이 6일까지인 만큼 이제 보고서 채택 여부를 논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여상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검찰이 조 후보자의 아내에 대한 기소 여부를 봐가면서 자정까지 청문회를 더 진행해야 싶다"고 거부했다.

여당 의원들은 거칠게 항의했다. 이에 여 위원장은 "아까 후보자께서 부인 기소되면 후보 사퇴하겠느냐는 질문에 '그런 가정에 답변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래서 기소 여부가 1시간 내로 결정될 것 같으니까"라고 답했다. '검찰의 선택'에 따라서 조 후보자의 자진 사퇴 여부가 가려질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이었다.

곧장 반박이 이어졌다. 박지원 의원은 "(국회가) 청문보고서 채택을 하지 않더라도 대통령은 임명할 권한을 갖고 있다, 그래서 1시간 동안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그는 "조 후보자는 만약 부인이 기소되면 사퇴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답하지 않았다, 그러한 가정을 갖고 자정까지 회의를 해야 한다는 건 별개의 문제"라며 "자정 내 부인 기소된다고 하더라도 사퇴여부는 후보자가 결정할 문제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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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 ⓒ 남소연

 
표창원 민주당 의원도 "검찰이 기소를 하네, 마네에 따라서 우리가 청문회를 진행하네, 마네 하는 것이 국회 모독"이라며 "검찰 수사는 수사대로 존중하고 청문회는 그대로 진행해야지, 왜 그걸 끌어들이나"고 반발했다.

조 후보자 역시 "제 처가 기소될지 아닐지 알 수 없다, 어떤 경우든 임명권자의 결정에 따르겠다"며 "제가 (검찰 기소 여부에 따라) 가벼이 움직일 수는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한국당 법사위 간사인 김도읍 의원 등은 "조국 후보자를 청문회장에 앉힌다는 자체가 국가적 망신이라는 얘기도 많았다, 청문보고서 채택을 논하는 거 자체가 안 맞다"면서 자정까지 청문회를 연장시켰다.

조 후보자는 이철희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대한 답변으로 마지막 소회를 밝혔다.

"정말 부족하고 흠결이 많은데 비판해주신 분들, 질책해주신 분들께도 감사드리고. 저를 지지해주시고 성원해주신 분들께도 감사드린다. 제가 지금까지의 삶에서 이 정도의 경험을 해본 건 처음이었다. 과거 짧게 감옥에 갔다 온 건 있지만 그에 비할 수 없는 시련이었다. 개인적으로 제가 선택할 수 없는 문제라서 여기까지 왔고, 이 자리에 있었다는 무게를 느끼면서 살아가도록 하겠다. 감사하다."

이제 공은 귀국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넘어갔다. 앞으로 남은 시간이 예정대로 대통령의 시간이 될 것인가, 갑자기 끼어든 검찰의 시간이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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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기자.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자세히 보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A political reporter. I'm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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