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셀만 알아도 삶이 바뀌는 아이들... 99% 위한 교육하는 이유"

[서울시NPO지원센터 협업공간 입주기관 인터뷰②] 구구컬리지

등록 2019.09.08 18:18수정 2019.09.08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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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NPO지원센터 2층에는 NPO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돕는 기관이 모인 협업공간 '엮다'가 있습니다. 2019년에도 공간 '엮다'에서 NPO 생태계의 활력을 불어넣는 활동을 하는 개인/단체들을 소개합니다. -기자말
  

구구컬리지 박용 대표구구컬리지 박용 대표 ⓒ 서울시NPO지원센터

"엑셀을 모르는 아이들은 계속 아르바이트를 전전해야 해요. 엑셀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가, 번듯한 회사에서 인턴 한 번 해볼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로 이어지죠. 그런데 이 친구들이 말이죠, 아르바이트 시급을 받다가, 매달 고정급을 받기 시작하니 자연스럽게 인생 계획을 내놓더라고요."  - 구구컬리지 박용 대표 

구구컬리지는 '99%를 위한 교육'이라는 비전을 품고, 청년과 비영리 및 소셜 섹터를 대상으로 여러 가지 주제의 강의를 진행해왔습니다. 앞으로는 IT기술이라는 무기를 활용하여 정보의 불균형과 교육의 불평등을 해결하겠다는, 새로운 다짐을 굳힌 박용 대표를 지난 8월 12일에 만나고 왔습니다.

- '99%를 위한 교육'이라는 비전이 흥미롭습니다. 구구컬리지는 어떤 계기로 만들어진 단체인가요?
"2014년부터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일하는 학교>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했어요. 지금까지 IT수업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이 활동을 시작한 계기가 재미있습니다. 제가 회사를 그만두고 스타트업 창업에 도전했는데, 6개월 만에 망했거든요. 인생의 쓴맛을 호되게 보고 나니, '어딘가에서 상처를 치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했어요. 사업을 하다보면 돈에 민감해지는데, 이런저런 덧셈 뺄셈으로부터 멀어지고 싶었죠.

인터넷을 뒤적이며 적당한 자리를 찾던 찰나에 <일하는 학교>라는 단체를 알게 되었고요, 스스로를 치유하고자 시작한 봉사활동이 어느새 5년 넘게 이어졌네요. (웃음) <일하는 학교>는 학교 밖 청년들, 그러니까 중학교 또는 고등학교를 중퇴하거나 자퇴한 친구들이 진로를 찾고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비영리 협동조합입니다. 저는 엑셀을 가르치는 일로 활동을 시작했고요. 엑셀은 제가 학창시절부터 자주 접해온, 그래서 자연스럽게 손에 쥔 IT도구인데, <일하는 학교>에서 만난 아이들에게는 그렇지 않더라고요.

엑셀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가, 어떤 번듯한 회사에서 인턴을 한 번 해볼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로까지 이어졌어요. 그때 '교육의 불평등'이라는, 교과서에만 보던 단어의 민낯을 처음 목격했죠."

*일하는 학교: 청년들의 진로와 자립을 돕는 비영리 협동조합,

- 봉사활동을 하면서 학교 밖 친구들에게 '엑셀'이라는 IT도구를 손에 쥐어줬고, 이후 친구들의 인생 계획이 180도 달라진 사례를 보셨잖아요. 그 경험이 구구컬리지 탄생으로까지 이어진 것인가요? 
"네, 교육의 불평등이 한 사람 인생 전체를 좌우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거든요. 대학을 졸업한 사람과 고등학교만 졸업한 사람, 유학을 다녀온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격차는 계속 벌어지기만 하죠. 어떻게 보면 이 격차는 아주 옛날부터 이미 결정되어 있는 셈이기도 하고요.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친구가 <일하는 학교>를 통해 한 회사로부터 인턴십 제안을 받았어요. 회사가 요구했던 역량은 '엑셀과 한글 문서 프로그램을 다룰 수 있을 것'이었는데, 마침 제게도 시간적인 여유가 있던 터라 수업을 해줄 수 있었어요. 다행히 그 친구는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 사무직 직장인으로 커리어를 시작하게 되었고요. 아르바이트는 시간당 페이를 받다 보니까 매달 수입이 불안정하잖아요. 그런데 회사에 입사하고 매달 안정적인 월급을 받는 경험을 하니까, 사람 자체가 굉장히 많이 바뀌더라고요. 시야도 넓어지고 장기적인 인생계획을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엑셀을 모르는 아이들은 계속 아르바이트를 전전해야 해요. 그런데 엑셀만 할 줄 알아도, 직원으로 고용하고 싶다는 회사들이 있거든요. 이 친구들에게는 굉장히 큰 기회죠. 더 나은 환경에서 높은 수입을 받을 수 있죠. 이 경험으로부터 큰 영감을 얻었고, '교육의 기회가 평등하게 주어지지 않고 있다'는 문제를 좀 더 적극적으로 해결해보고자 구구컬리지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구구컬리지 로고구구컬리지 로고 ⓒ 구구컬리지 페이스북

 
- 구성원과 목표, 또 어떤 활동을 하는지도 소개해주세요.
"현재는 저 혼자 단체를 운영하면서 다양한 협업을 시도하고 있어요. 제가 개발자이다 보니 대부분 IT강의 의뢰를 받지만, 디자인 교육 요청을 받으면 디자이너에게 강의를 의뢰하기도 하고, 또 기획 교육을 요청받으면 그 분야의 전문가와 협업을 할 수도 있답니다.

구구컬리지 활동 내용에 대해서는 앞으로 변화가 생길 예정이에요. 지금까지 주로 강의를 했어요. 교육의 불평등을 해결하자는 취지로 무료강의를 시작했는데, 자꾸만 한계에 부딪치더라고요. 제가 계속 시간을 할애하고 자리를 지켜야만 강의가 계속될 수 있죠. IT기술과 교육의 불평등을 새로운 렌즈로 바라보니 'IT솔루션'이라는 새로운 해답을 찾았습니다. 앞으로는 여기에 집중해보려고 해요."

- IT솔루션으로 교육의 평등을 이끌어낸다는 발상이 정말 참신한데요?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2018년 11월에 개발했던 <검정고시 문제풀이> 어플리케이션을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사실 검정고시는 예상 문제만 열심히 풀어도 합격선까지는 성적이 나올 수 있어요. 그런데 학생들이 문제 풀이하는 방식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제 학창시절하고 전혀 다를 바가 없더라고요. 프린트로 출력한 유인물을 받고 문제를 풀고 채점하고, 또 유인물을 받아서 문제 풀고 채점하고... 어떤 학생은 오로지 문제 풀이만을 위해서 인천부터 성남까지 버스를 타고 오는데, 이 과정이 굉장히 소모적이고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검정고시 문제풀이 앱검정고시 문제풀이 어플 소개화면 ⓒ 구글 플레이스토어 화면 캡쳐

왜냐하면,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친구들은 대부분 낮에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고 있거든요. 일이 끝나고 늦게야 공부를 시작할 수 있죠. '모바일로 손쉽게 볼 수 있는 학습 자료가 있다면?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다니면서도 문제풀이를 할 수 있다면?' 이라고 상상을 해본 거죠. 특별히 시간을 낸다거나, 큰 준비를 하지 않아도 검정고시를 준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탄생한 것이 바로 <검정고시 문제풀이> 어플리케이션이에요. 수험생들 사이에 소문이 났는지, 다운로드 수가 계속 늘고 있어요."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검정고시 문제풀이 앱을 다운로드할 수 있다.

- IT기술이 발전할수록 '디지털'이라는 도구를 손에 쥘 수 있는 방법은  더욱 쉬워지고 있는 것 아닌가요? 특히 대한민국은 IT기술의 혜택을 가장 많이 누리는 나라 가운데 하나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99%의 사람들은 여전히 IT기술의 혜택을 받지 못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IT기술에서 소외된 사람들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제가 82년생인데요. 태어나보니 이미 PC가 있고, 인터넷이 있고, 핸드폰이 있는 세상이었죠. 하지만 어떤 세대는 이러한 IT기기를 배우고 따라가기 위해서 반드시 시간과 돈을 투자해야만 하죠. 어떤 지역은 인터넷을 신청하는 일조차도 굉장히 크게 마음을 먹어야만 가능한 상황일 수도 있고요.

같은 청년세대를 놓고 보더라도 사실은 격차가 굉장히 심해요.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친구는 굳이 노트북을 쓸 일도, 문서작성을 할 일도 없어요. 이걸 배운다고 해서 내 배를 채울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은연중에 깔려있죠. 사실 IT라는 기술을 손에 쥐면 더 큰 부가가치, 더 높은 시급을 받을 수 있는데 그런 상상조차 해볼 수 없는 환경인 거예요. 미래를 위해 무언가 투자를 하는 것보다, 지금 당장 맛있는 것 하나 사 먹는 게 더 좋다고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되는 거죠."

- 사실 좀 찾아보면 TED(테드), MOOC(무크), Coursera(코세라) 같이 무료로 들을 수 있는 강좌들도 많은데요. 이런 강좌들을 잘 찾아 들으면 되지 않을까요?
"저는 그런 플랫폼에서 새로운 지식을 익히는 일이 어렵지 않아요. 대학원도 졸업했고, 영어도 아주 유창하지는 않지만 (웃음) 알아들을 수 있고요. 흔히 온라인에 배포된 무료 강의들, 인터넷만 있으면 혹은 PC, 모바일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다고들 하죠.

그러나 한 겹 벗겨보면 이야기가 달라져요. 영어도 이미 듣고 이해할 줄 알아야 하고, 컴퓨터도 잘 다룰 수 있어야 하고요. 사실은 기초체력에 해당하는 지식과 여유로운 시간, 그리고 경제적인 능력이 밑바탕에 있어야만 무료 강의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겁니다."

- 구구컬리지가 지나온 길을 살펴보았는데요. 웹사이트 기획, 블록체인 프로그래밍 교육 등 다양한 IT 프로젝트를 진행하셨더군요. 가장 기억에 남는 사업이 있다면요? 
"첫째로는 구구컬리지를 갓 시작했을 때가 생각나네요. 3개월간 게임프로그래밍 강의를 했는데요, 사실상 시범강의였고, '일단 강의를 한 번 띄워놓고, 피드백을 반영해서 점차 완성도를 높여야겠다'란 마음이었어요. 그런데 뜻밖에도 제 강의를 들은 수강생 두 명이 의기투합하더니, 3개월 만에 뚝딱 게임을 완성하고 어플리케이션을 출시했어요. 게임의 퀄리티도 상당히 괜찮아서 다운로드 수도 꽤 높았죠.

외부 전문기관이 주관하는, 이른바 인큐베이팅 사업들을 보면 어플리케이션 하나가 성과로 나오는 일조차 굉장히 어려운데, 제 강의를 듣고 이렇게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수강생들을 보면서 크게 놀랐어요. 저 역시도 그때 많은 자극을 받았고요."

박용 대표는 본업이 IT기술을 다루는 개발자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단순한 테크닉만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질문에 답하는 박 대표의 한 마디 한 마디가 이따금 예상을 빗나가 전혀 다른 지점을 짚은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IT기술 위에 존재하는 세상, 새로운 기술이 열어 젖힐 우리 사회를 다각도로 바라볼 줄 아는 사람이었다. 이는 특히 인공지능과 블록체인 기술을 설명하는 그의 언어에서 잘 드러난다. 

"둘째는 블록체인 프로그래밍 강의입니다. '노동'이라는 것을 여러 층위로 나눠볼게요. 이를테면, 직급이 낮은 사람은 보통 난이도가 쉬우면서도 단순 반복적인 업무를 하고, 직급이 높은 관리자나 대표는 중요한 의사결정을 맡죠. 인공지능은 하위 층위의 일들, 단순 반복 혹은 단순 사무 영역의 일들을 자동화시켜주는 기술이에요. 따라서 인공지능 기술이 발달할수록 하위 층위의 일자리들이 사라지고, 결국에는 의사결정을 내리는 사람들만이 남게 될 거에요.

하지만 블록체인은 180도 반대방향으로 작용하는 기술이에요. 쉽게 말하면 중요한 의사결정, 또는 합의를 자동으로 해주는 시스템인데요, 이를 '탈중앙화' 기술이라고도 부르죠. 블록체인 기술 안에서는 관리자, 또는 의사결정을 내려주는 사람이 없어도, 그 밑에 있는 사람들은 자유롭게 무엇이든 할 수 있어요. 그런 지점에서 두 가지 기술에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고, 저는 블록체인에 조금 더 관심 갖게 되었어요.

새로운 트렌드의 기술이 등장하면, 그 기술을 습득하기 위한 교육비 또한 비싸지기 마련이에요. 코딩 열풍에 따라서 코딩학원들이 우후죽순으로 등장하고, 학원비 역시 빠른 속도로 올라간 것처럼 말이죠. 구구컬리지에서 블록체인 교육을 시도한 이유는, 젊은 친구들이 이렇게 새로운 기술들을 아무 조건 없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문을 활짝 열어두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 이제 본격적으로, 구구컬리지가 주목하고 있는 '비영리단체 웹사이트' 이야기로 들어가 볼까요? 다양한 프로젝트 중에서도 웹사이트 개발, 특히 '비영리단체 웹사이트'에 주목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비영리단체 웹 프로젝트를 몇 번 작업해보았는데요, 일종의 악순환이 반복되더라고요. 단체가 의뢰한 기능을 개발해서 납품지만, 수개월 후에 재방문을 해보면 전혀 관리가 되어있지 않았어요. 이는 기능을 요청한 사람도, 기능을 만들어준 사람도 마이너스인 상황인 거죠.

처음에는 '내가 뭘 잘 못 만들었나? 기능이 너무 어려웠나? 사용성이 떨어지나?' 이런 고민에 빠졌죠. 하지만 문제의 원인은 보다 근본적인 곳에 있었어요. 첫째는, 비영리단체 내부에 웹사이트 관리를 전담할 인력이 없다는 것, 둘째는, 인수인계가 지속되지 않는다는 것이에요. 대개 막내 직원들이 웹사이트 관리업무를 담당하게 되는데, 직원이 자주 바뀌다보니 어느 순간 인수인계가 끊기는 것이죠. 비영리단체가 입을 모아 말씀하시는 내용은, 즉 웹사이트를 관리 업무가 늘 우선순위에서 밀린다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비영리단체들이 공통적으로 필요로 하는 기능을 조사하고 기획을 도출해낸 다음, 이를 오픈소스 형태 웹사이트로 제작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려고 해요."

- 비영리단체에게 웹사이트가 왜 그렇게 중요한가요?
"단체가 지속되려면 회원, 또는 후원자를 계속 모아야 해요. 특히 젊은 회원들이 꾸준히 유입되어야 지속가능성이 단단해진다고 할 수 있을 텐데요. 그러려면 단체가 쌓아온 정보를 온라인에 잘 정리하고 분석할 수 있는 도구가 필요해요. 가장 강력한 도구가 '웹사이트'라고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SNS를 통해서 홍보, 마케팅, 아카이브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지만, 웹사이트가 바탕이 되지 않는다면 SNS 채널 역시도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없어요.

일단 SNS에 홍보물을 올리더라도, 대부분의 젊은 유저들은 공식 웹사이트를 방문해 단체가 잘 운영되고 있는 곳인지 한 번 더 검증하고요. 온라인 마케팅 성과를 높여주는 데이터 분석 또한 웹사이트가 필수죠. 웹사이트를 이용해서 업무자동화를 하게 된다면, 단체 내에서도 보다 중요한 업무에 시간과 에너지를 집중할 수 있고요."

- 그렇다면 '잘 만든 웹사이트'로 나아갈 수 있는 첫 단추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비영리단체가 웹사이트를 잘 만들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무엇을 고민해야 할까요?
"비영리단체를 만날 때마다 제가 묻는 질문은 한 가지예요. '웹사이트를 왜 만들려고 하세요?' 그때마다 돌아오는 대답은 '그냥'일 때가 아주 많아요. (웃음) 단체 안에서 먼저 '기획'에 대한 고민이 충분히 이루어져야 해요. 웹사이트를 왜 만드느냐에 따라 결과물의 모양새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면, A 단체는 웹사이트를 통해서 기부금이 늘어나길 원한다고 가정할게요. 그럼 메인페이지에 <기부하기> 버튼이 크게 들어가야겠죠. B 단체는 조합원 또는 후원인 분들을 위한 웹사이트를 만들고 싶다고 해요. 그때는 첫 페이지에 공지사항, 또는 활동기록 게시판이 한눈에 보이도록 편집할 테고요.

충분한 기획이 없이 만들어진 웹사이트는, 그저 점, 선, 면만 존재하는 그림과도 같아요. 웹 템플릿에 텍스트만 집어넣은 웹사이트들, 감동도 재미도 없잖아요? 만약 단체가 가진 예산이 적다면 먼저 큰 기획을 뽑아내는 작업을 하는데 그 예산을 충분히 활용하는 것이 좋고요. 나중에 예산이 더 보태어지면 웹사이트를 만드는 순서를 추천합니다. 기획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결과물 퀄리티를 크게 좌우하기 때문이에요."

- '오픈소스'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하신다는 시도가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이는 원 개발자가 해당 서비스의 저작권 혹은 서비스로부터 발생하는 수익을 포기하는 것과 같은 의미일 텐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픈소스로 프로그램을 배포했을 때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비영리단체는 늘 적은 예산으로 조직을 운영해야 하는 환경에 놓여있습니다. 한때는 비영리단체 전문 웹사이트 플랫폼을 만들어 회사를 차려볼까도 생각했는데, 수익구조가 뾰족하지 않더라고요. 그렇다면 이 문제는 비즈니스가 아닌, 커뮤니티로 풀어내야 하겠죠.

오픈소스의 방점은 '무료'가 아닌 '공유'에 찍혀있습니다. 비영리단체 웹사이트라는 소스를 보다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도록 해서, 유지 보수와 기능 개선이 자생적으로 이루어지는 커뮤니티를 만드는 일이 제가 상상하는 큰 그림입니다.

결국 이걸 가지고 돈을 벌 것이 아니라면, 차라리 서비스에 대한 책임감을 함께 나누어서 같이 만들어보자고 제안하고 싶어요. 웹사이트를 사용하다가 문제가 생겼을 때, 커뮤니티 안에서 해결법을 찾고 아이디어를 보태주고. 이런 선순환 사이클이 만들어진다면 가장 좋겠죠."

- NPO센터에 입주함으로써 구구컬리지 프로젝트에 추진력이 더해졌을까요? 가장 도움을 받은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
지난 4월, 5월 두 달간 <비영리단체를 위한 홈페이지 기획 및 개발 강의>를 NPO센터 교육장에서 진행했어요. 비영리단체와 활동가 약 12팀을 대상으로 웹사이트를 기획하고, 실제 워드프레스로 제작까지 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일단, NPO지원센터에서 뭔가를 한다고 하면 믿고 와주시는 것 같아요. 이런 네임드 공간이 있었기에 저 역시도 비영리단체 웹사이트 기획에 관한 아이디어들을 많이 수집할 수 있었고요.

NPO 업무가, 그리고 현장이 얼마나 치열하고 바쁜지 다시 한번 생생한 목소리로 들어볼 수 있었어요. 그래서 비영리단체를 위해 웹사이트를 만든다면 어떤 기능에 특화되어 있기보다는, 아주 쉽게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는 서비스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죠. 텍스트만 입력하면 만들어지는, 마우스 클릭 몇 번으로도 완성될 수 있는 그런 기능을 고안해야겠다고 마음을 굳게 먹었습니다."
 

구구컬리지의 교육 현장구구컬리지의 교육 현장 ⓒ 구구컬리지

- 이번 강의에 참여했던 12팀의 반응은 어땠나요? 실제로 도움이 많이 되었다는 피드백을 받으셨나요? 
"저는 도움을 많이 드렸다고 생각하는데요, (웃음) 참가 단체가 현재 운영 중인 웹사이트를 하나씩 화면에 띄워놓고 짚어보았어요. 저는 개발자의 시선으로, 다른 참가자들은 사용자의 시선으로 개선 아이디어를 보태줄 수 있었죠.

한 단체는 이미 웹사이트를 운영 중인데, 특정 행사를 소개하고 참가자 신청을 받는 기능을 추가하고 싶다고 말씀하셨어요. 이 경우에는 웹사이트를 고치기보다 새로운 페이지를 제작하는 것이 효과적이거든요. 제가 만든 워드프레스 가이드 문서를 보시고는 한 달 만에 스스로 페이지 제작에 성공하셨어요. 이번 강의에서 활약했던, 아주 훌륭한 졸업생이셨습니다."

- '구구컬리지'가 꿈꾸는 다음 행보가 무척 궁금합니다. 
"당분간은 강의보다 IT솔루션을 만드는 일에 집중할 계획이에요. 앞서 말씀드린 '비영리단체를 위한 웹사이트 오픈소스 만들기'가 하나이고요. 구구컬리지가 기존에 만들어놓은 프로그램들을 업그레이드 해야 하는 숙제도 남아있어요. <검정고시 문제풀이> 어플리케이션은 콘텐츠를 최신 내용으로 업데이트해야 하고요. 데이터 분석, 이를테면 오답률 분석이나 취약한 과목을 짚어주는 기능도 추가해 볼 생각입니다.

내실을 단단히 다지는 동시에, '어떻게 하면 교육이라는 자원을 평등하게 공유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앞에 두고 이런저런 모양새의 답을 찾아가 볼 예정이에요. '구구컬리지'는 얼마든지 이상하고 엉뚱한 일들을 벌이는 데에 준비가 되어있거든요!"

인터뷰 원고가 마무리 될 즈음, 구구컬리지 페이스북에 새로운 피드가 올라왔다는 알림이 떴다. 구구컬리지에서 워드프레스 홈페이지 테마를 추가했다는 내용인데, 비영리단체를 위한 웹사이트 오픈소스 제작에 드디어 첫발을 떼었다는 반가운 내용이었다. 

타이틀은 '99NPO'. 어딘가에 단단한 내공을 가진, 디지털 리터러시에 해박하면서도 선의로 가득 찬 능력자들이 힘을 보태어주길 바란다. 구구컬리지가 펼쳐놓은 무대 위에 앞으로 어떤 멋진 이들이 뛰어놀며 세상을 바꾸어놓을지 사심을 가득 담아 기대해본다. 
덧붙이는 글 글쓴이는 김가현 로컬문화기획자입니다. 박수연 서울시NPO지원센터 소통협력팀 매니저가 인터뷰 지원했습니다. 이 기사는 서울시NPO지원센터 블로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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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회사생활, 밤에는 딴짓하는 직장인이었습니다. 퇴사 후 스스로 먹고사니즘을 해결한 지 365일이 되어갑니다. 지금은 다양한 일의 리듬을 탐험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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