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한 풍미가 압권... 여수 오면 '깨장어' 찾으세요

술 안주로 곁들이기 좋은 맛깔난 ‘깨장어구이’

등록 2019.09.08 16:51수정 2019.09.08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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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에 가면 한번쯤 맛봐야 한다는 깨장어구이다. ⓒ 조찬현


가을비가 내린다. 가을장마에 이어 태풍까지 몰아치고 있다. 무료함을 달래려고 하릴없이 발길이 향한 곳은 주점이다. 술을 파는 선술집이다. 문득 주점 앞에서 이런 생각을 해봤다. 이곳에 '남도의 맛있는 음식을 진짜 잘하는 이가 있었으면' 하는.

주점의 매력은 첫째, 음식에 손맛이 담겨 있어야 한다. 그리고 가게의 연륜이 있어야 한다. 구례의 동아식당처럼 오랜 전통이 있는 노포 식당이면 더욱 좋겠다. 또한 누구나 주머니가 가벼워도 편안한 발걸음으로 다가갈 수 있었으면 한다.

옛날 남도의 주점은 한잔 술에 음식을 잔뜩 먹을 수 있는 곳이었다. 전라도 아짐의 후한 인심이 넘쳐나는 곳이었다. 이웃한 이들과 격의 없이 대화가 오가는 친숙한 공간이었다. 그 시절의 주점은 시인과 화가, 그리고 주당들의 영혼을 살찌우게 했다. 하지만 지금은 대기업의 외식업 진출과 프랜차이즈 음식의 발달로 인해 하나 둘 사라지기 시작하더니 이내 대부분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이후 생겨난 게 실내포차다.
 

여수 선원동 덩쿨주점의 기본 상차림이다. ⓒ 조찬현

세월의 더께가 덕지덕지 붙어있는 번철에 부쳐내는 부추부침개가 진짜 맛있다. ⓒ 조찬현

여수 선원동의 덩쿨주점(덩쿨식당)이다. 이곳 또한 실내포차 개념으로 운영되고 있는 곳이다. 이곳을 먼저 가본 이들의 입소문을 통해 주당들에게 알음알음 알려졌다. 손맛 좋기로 이름나서인지 요즘은 김치 주문이 제법 많다고 한다.

남도의 맛 좀 안다는 이들은 다들 이 집의 음식이 맛있다고 한다. 소박하게 차려낸 음식이라 별것도 없지만 자꾸만 먹거리에 손이 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의 휴대폰 메모장에도 여수에서 한번쯤 가봐야 할 곳으로 지금껏 기록되어 있었던 것이다.

지인과 오랜만에 마주앉았다. 주거니 받거니 나누는 한잔 술이 즐겁다. 메뉴는 깨장어구이다. 요즘 젊은 층이 많이 찾는다는 춤을 추는 감성주점보다는 이렇게 조용한 곳이 세상사 얘기도 할 겸 가볍게 한잔하기에 좋다.

메뉴는 다양하다. 생선조림과 구이, 서대회, 깨장어구이, 병어와 삼치 선어회, 홍어삼합, 두부김치 등이다. 생선을 활용한 요리와 홍어삼합이 대표메뉴다. 곁들이 음식으로는 갈치속젓에 쌈을 하는 알배추쌈, 열무김치에 먹는 햇고구마 등이 있다. 특히 세월의 더께가 덕지덕지 붙어있는 번철에 부쳐내는 부추부침개가 진짜 맛있다.
 

노릇노릇 구워낸 깨장어(붕장어)를 먹기좋게 자른다. ⓒ 조찬현

깨장어구이는 특제 간장양념과 잘 어울린다. ⓒ 조찬현

깨장어는 씨알이 자잘한 붕장어다. 구워서 양념을 발라 쌈을 하면 별미다. ⓒ 조찬현

깨장어는 씨알이 자잘한 붕장어다. 구워서 양념을 발라주거나 또는 그냥 담백하게 내준다. 숯불에 구워내면 좋다. 탕이나 구이로 즐겨먹는데 특제 양념장에 먹는 깨장어구이는 술안주로 제법 잘 어울린다.

원기회복에 좋은 붕장어에 대해 허준의 <동의보감>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붕장어는 영양실조와 허약체질에 좋고 각종 상처를 치료하는 데도 효력이 있다'. 정약전의<자산어보>에는 '붕장어는 맛이 있고 정력에 좋다'고 쓰여 있다.

바다의 기운을 한껏 품은 붕장어는 힘이 장사다. 비타민 A가 많아 야맹증 치료와 시력 보호에 효능이 있다. 또한 사람의 머리를 맑게 하고 노화방지는 물론 기력 보강에 효능이 탁월하다.

노릇노릇하게 잘 구워낸 깨장어(붕장어)는 적당한 크기로 잘라 배추쌈을 하거나 양념장에 먹는다. 이때 생강채와 마늘편을 곁들이면 좋다. 고소한 풍미가 압권이다. 이 맛에 깨장어구이를 즐겨 찾는다. 모처럼 밤늦도록 술잔을 기울여 본다. 첫잔에 화끈 달아오르는가 싶더니 어느새 술기운이 온몸을 적신다. 아직 창밖에는 가을비가 오락가락 내리고 있다.
 

술기운이 온몸을 적신다. 아직 창밖에는 가을비가 오락가락 내리고 있다. ⓒ 조찬현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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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해보다 먼저 떠서 캄캄한 신새벽을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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