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대구로 현대는 광주로... 청와대도 국회도 옮기자

[극일의 해법, 독일에 있다 ②] 전국이 골고루 잘사는 연방국가의 파워

등록 2019.09.16 09:03수정 2019.09.23 14:04
13
5,000
한일 간 경제 전쟁이 붙었다. 일제 강제징용배상에 대한 한국 대법원의 판결이 도화선이다. 일본은 이에 대해 ‘화이트 리스트’, 특혜 배제라는 칼을 뽑았다. 한국 정부 역시 이에 맞대응하면서 한미일 군사정보공유 협약인 ‘지소미아’(GSOMIA) 종료로 이어졌다. 향후 한일정권 대결이 어디로 향할지 안개속이다. 한일 간 경쟁에서 대한민국이 승리할 수 있는 중장기 방안은 부강하고 문명국가가 되는 길이다. 이를 위한 최고 전략은 ‘독일을 넘어서(beyond Germany)는 것이다. 독일은 세계 최고 수출 강국, 최강의 히든챔피언,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나라일 뿐 아니라 청년 일자리가 남아돌고, 사회복지와 경제민주화, 전국 균형발전, 평화 통일에다가 유럽을 선도 국가하는 국가이기 때문이다. 극일(克日)을 위해 독일을 분석하고 뛰어넘을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시리즈의 목적이다.[편집자말]
글 싣는 순서

1. 강한 독일경제의 비밀, 히든챔피언과 미텔슈탄트
2. 전국이 골고루 잘 사는 연방국가의 파워
3. 치열하게 경쟁하되 과실을 골고루 나누는 사회적 시장경제
4. 새 비전과 실적을 보이는 정치리더십
5. '과거 역사의 제로'의 반성과 성찰의 힘
6. 나치에서 최고 좋은 이미지 국가로 만든 외교 역량
7. 철천지원수에서 최고 우방인 독일‧프랑스 관계
8. 4차 산업혁명 및 유럽경제공동체 선도의 나라
 
 
a

독일 대기업들이 있는 주요 도시들. ⓒ spepmap.de


"연방제 수준의 강력한 지방자치 분권의 나라를 만들겠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고, 취임 후에도 여러 차례 언급한 내용이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은 국회에 제출한 헌법 개정 안에도 '연방제 준하는 자치 분권을 실시하겠다'고 언급했다. 자치와 분권이라는 김대중 및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철학 및 사상을 이어받는다고 해서 기대는 컸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3년이 지나도록 달라진 게 별 반 없다. 20대 국회에서 이에 대해 제대로 논의 한 번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 연방제 수준의 강력한 지방자치 분권이 왜 필요한가?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나라가 독일이다. 독일은 연방제를 통해 민주주의 발전, 경제발전, 그리고 통일까지 이룩했기 때문이다. 나아가 EU 작동 기본원리가 독일의 연방제에 기초하고 있을 정도다.

독일은 먼저 헌법인 기본법 제27조 1항에 독일을 '사회 연방국가'로 규정하고 있고, 제27조 2항은 "모든 국가의 권력은 인민으로부터 나온다"고 기술한다. 후자는 대한민국 헌법 제1조 1항과 같은 내용이다. 독일 헌법의 경우 27조 이전 조항들은 인간의 기본권을 중심으로 서술하고 있다. 왜냐하면 악독했던 나치와 공산주의를 겪었기 때문에 인권이 최상위 가치가 된 것이다.

전후 독일이 헌법에 연방국가와 인민주권이라는 가치를 나란히 규정한 것은 연방국가야말로 국민주권을 가장 잘 실현할 수 있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필자가 독일 상원인 분데스라트(Bundesrat) 사무총장을 방문했을 때 그는 "연방제는 고도의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장점을 갖고 있다"면서 "다양한 참여 보장과 지역의 정체성을 살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지역분권으로 논의와 타협의 정치를 통해 강하고 행복한 나라를 건설하는데 기여했다"고 지적했다. 연방제에 대한 그의 자부심과 긍지는 대단해 보였다. 
 
a

독일 상원(분데스라트) ⓒ


 "독일의 성공에는 연방제가 있다"

연방제의 골자는 권력 분립과 연대 정신에 있다. 먼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권한을 나눠 갖는다. 중앙정부가 외교, 국방, 재무, 내무 등에 권한을 갖는다면, 지방정부는 교육, 문화, 언론, 경찰 등의 권한을 갖고 있다. 연방제는 또 헌법에 연방과 주, 주와 주 간 상호의존하면서 연대하도록 규정한다. '재정균형 원칙'을 말한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재정 균형을 이루고, 잘 사는 주는 못 사는 주에 대한 지원을 의무화했다. 전국이 골고루 잘사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의지다. 통일 이후 서독 주민들은 '통일 연대세'를 꼬박꼬박 내고 있다.

나아가 연방정부 관료와 공무원 채용에도 '지역할당제'를 도입했다. 특정 대학 출신의 고시합격생들이 독점하는 구조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다. 지역 출신 공무원들이 자신의 지역을 위해 연방정부에서 일하게 된다.

필자가 독일에서 만난 수많은 정치인들과 고위 공무원들은 한결같이 연방제의 가장 큰 장점은 '협력 분권주의'라고 말한다. 분권으로 인해 오히려 협력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전독일연구소 퀸 소장은 "독일의 성공에는 연방제가 있다"고 힘주어 말한다.

독일 연방제의 또 하나의 강점은 분권을 넘어서 권력기관의 지역 분산이다. 국가 주요권력기관이 지방에 분산해 있다. 대표적으로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은 칼수르에, 중앙은행은 프랑크푸르트에, 국방부는 본에 있다. 나치시대에 권력기관들이 베를린에 몰려 있었지만 전후 자유민주주의와 연방제를 채택하면서 권력기관의 지방 분산에 나선 것이다.

독일 연방제는 정치권력의 분권을 넘어서 경제력의 지역화에 진정한 파워를 볼 수 있다. 이 연재기사 1편 '독일 1300개, 한국 30개... 경제파워 결정짓는 이것은?'에서 분석했듯이 독일 1300여개 히든챔피언 역시 지역에 골고루 분산돼 있다.

독일 산업의 핵심축인 자동차 본사 역시 벤츠는 슈튜트가르트, BMW는 뮌헨, 아우디는 넥카스울름, 그리고 폭스바겐은 볼프스부르크에 있다. 독일의 대기업 본사들은 전국에 골고루 분포돼 지역균형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삼성, 현대 등 대기업본사가 서울 및 수도권에 밀집해 있는 것과 대조를 보인다.
 
a

독일 상원(Bundesrat)의 정당 구성 ⓒ

 
원포인트 헌법 개정으로 지방분권 출발을

그럼 대한민국은 어떻게 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한 '연방제 수준의 강력한 지방분권의 나라'가 가능할까?

이에 대한 출발선은 헌법 개정이다. 추석 이후 패스트트랙에 올라온 선거법 개정과 더불어 최소 '원 포인트' 헌법 개정으로라도 연방제 수준의 분권의 나라로 완성하는 것이다. 이는 단식으로 '반쪽'의 지방자치선거를 쟁취한 김대중 전 대통령과 자치분권의 나라를 만들겠다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지를 받드는 길이다.

현재 '2할 자치'를 넘어서 온전한 자치는 독일같이 온전한 지방정부, 즉 자치입법권, 자치행정권, 자주재정권을 갖는 길이다. 나아가 한국형 '상원제'인 지방정부 출신의 참의원제 도입도 필요하다.

둘째로 '권력기관의 지역 이전'이다. 청와대, 국회, 헌법재판소, 대법원, 한국은행, 국세청, 감사원, 그리고 KBS까지 지방으로 이전하는 것이 온전한 지방분권의 나라로 가는 길이다. 나아가 행정고시 대신에 지방대학 출신을 공무원으로 할당하는 제도의 도입이다. 지역경제 및 대학 공동화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다.

마지막으로 대기업 본사들의 지방 이전이다. 삼성은 대구로, 현대는 광주로 이전하는 것이 정경유착으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있다. 이제는 디지털혁명 시대에 글로컬리제이션이다. 지역화를 통한 세계화가 경쟁력의 해답이다. 탄핵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보여준 중앙에서의 부패 고리도 끊을 수 있다.

일본보다 민주주의 역량이 강하려면 대한민국은 강력한 연방국가로 가야 한다. 그게 극일(克日)의 길이기도 하고 평화 통일의 길이기도 하다.
댓글13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5,000 응원글보기
원고료주기
네이버 채널에서 오마이뉴스를 구독하세요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국가비전 전략가, 4차 산업혁명 및 독일 전문가. 대한민국 미래(next Korea)는 독일을 뛰어넘어야(beyond German) 다시는 중국, 일본 등에 당하지 않고 부강한 나라로 도약하고, 평화통일, 신문명이 꽃피는 한반도를 꿈꾸는 작가이자 학자. 300회 이상 전국에 특강 강사로 유명. 최근 <세계 경제패권전쟁과 한반도의 미래>집필.

AD

AD

인기기사

  1. 1 당신이 몰랐던 여상규의 또다른 과거
  2. 2 '수다맨' 강성범 "서초동 촛불, 불이익 받을까 망설였지만..."
  3. 3 "외신도 조국에 관심... '르몽드' 도발적 제목 눈에 띄어"
  4. 4 "재활용 분류까지... 서초동 촛불 끝나고 정말 놀랐다"
  5. 5 "대한민국 언론에 나치 괴벨스 바이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