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나문희에서 배종옥으로... 전국을 울린 그 아픈 사연

[기획] 추석 연휴 마지막날, 가족과 함께 보면 좋을 영화 7편

19.09.14 12:04최종업데이트19.09.14 12:04
원고료로 응원
명절이 되면 신문을 펼쳐놓고 올해는 어떤 명절 특선 영화가 방송되는지 궁금해 하던 때가 있었다. 긴 연휴 동안 방영되는 프로그램 목록이 모두 담겨야 했기 때문에 신문지 3~4면 이상이 편성표로만 가득 찼다.

오전에는 <폴리스 스토리> <러시아워> 등의 홍콩, 중국의 액션/무술 영화나 애니메이션이 주를 이뤘고, 저녁 8시 이후가 되면 온 가족이 함께 둘러 앉아 볼 수 있는 가족 영화나 화제작들이 방영되었다. 특히, 어떤 방송국에서 신작을 선점해 방영하느냐는 시청자들의 주요 관심사였다. 실제로 이는 시청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부분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TV뿐만 아니라 유튜브나 넷플릭스, 왓챠 플레이 등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플랫폼이 상당히 많아졌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콘텐츠 속에서 어떤 작품을 선택해야 하는지 더욱 헷갈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올해도 다양한 작품들이 TV 채널을 통해 시청자들을 찾을 예정이다.

올해는 예년에 비해 짧은 추석 연휴이니 만큼, 추석 연휴 마지막날 보면 좋을 법한 작품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주로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작품들인데, 가족에 대한 의미를 생각하고 다음 명절까지 그 마음을 간직할 수 있기를 바란다.

<행복을 찾아서>
2007년 2월 28일 개봉/ 117분/ 미국/ 전체 관람가
감독: 가브리엘 무치노/ 출연: 윌 스미스, 제이든 스미스

 

영화 <행복을 찾아서> 스틸 컷 ⓒ (주)팝엔터테인먼트


영화 <행복을 찾아서>는 현재 홀딩스 인터내셔널의 최고경영자인 크리스 가드너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작품이다. 윌스미스 부자가 실제로 아버지와 아들 역할을 맡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윌스미스는 아내가 떠나고 홀로 남게 된 크리스 가드너로 분해 하나뿐인 아들 크리스토퍼를 위해 어떻게든 자신의 삶을 살아내고자 하는 모습을 그린다. 가브리엘 무치노 감독의 작품들은 대개 장면 연출이 아니라 인물의 행동으로 감동을 받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작품 역시 그렇다.

개봉 당시 현실적인 부분은 고려하지 않은 채 동화적인 부분에만 몰두한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아버지와 아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동적이다. 행복은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 순간에 다가온다는 사실을 느끼게 하는 작품.

<스틸 앨리스>
2015년 4월 29일 개봉/ 101분/ 미국/ 12세 관람가
감독: 리처드 글랫저, 워서 웨스트모어랜드/ 출연: 줄리안 무어, 알렉 볼드윈

 

영화 <스틸 앨리스> 스틸컷 ⓒ 그린나래미디어(주)


영화 <스틸 앨리스>는 세계적으로 저명한 언어학자 앨리스(줄리안 무어 분)가 삶의 어느 순간, 예상치 못했던 알츠하이머라는 병을 얻게 되면서 겪게 되는 일들을 그린다.

영화는 기억을 잃은 주인공 곁에서 주변 사람들이 겪는 고통보다 당사자가 알츠하이머라는 병을 이해하고 받아들여가는 과정에 집중한다. 이 작품이 알츠하이머를 소재로 한 다른 작품들과 차별화 되는 지점이다.

앨리스를 중심으로 가족들과의 관계 역시 심도 있게 다룬다. 이 작품으로 인해 줄리안 무어는 골든 글로브와 오스카의 여우주연상을 모두 수상했고 그 결과를 수긍하게 만드는 연기를 선사한다.

<우리들>
2016년 6월 16일 개봉/ 94분/ 한국/ 전체 관람가
감독: 윤가은/ 출연: 최수인, 설혜인, 이서연

 

영화 <우리들> 스틸 컷 ⓒ (주)엣나인필름


최근 영화 <우리집>을 통해 각자의 집을 지켜나가고자 하는 소녀들의 이야기를 그린 윤가은 감독의 전작이다.

좀처럼 어울리지 못하는 11살 소녀 선(최수인 분)과 전학생 지아(설혜인 분)의 모습을 통해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막연히 동심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각자의 상처를 품고 있는 두 소녀의 행동, 나이와 상관없이 누구나 느낄 법한 다양한 감정들의 총체가 이 작품 속에 담겨 있다.

아이들의 심리를 포착해내는 감독의 날카로운 시선은 물론, 극을 통해 풀어내는 연출력까지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좋은 작품이다. 솔직한 자연스러움이 묻어나는 아역들의 호연은 물론. 서사적으로 연결되지는 않지만, <우리집>과 함께 만나봐도 좋겠다.

<플로리다 프로젝트>
2018년 3월 7일 개봉/ 111분/ 미국/ 15세 관람가
감독: 션 베이커/ 출연: 브루클린 프린스, 윌렘 대포, 브리아 비나이트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 스틸컷 ⓒ 오드


플로리다 올랜도에 위치한 테마파트 디즈니월드 건너편의 모텔 '매직캐슬'에서 살아가는 무니(브루클린 프린스 분)와 미혼모 핼리(브리아 비나이트 분)에 대한 이야기다.

비슷한 처지의 이웃들과 모여 하루하루 어렵게 살아가는 두 사람은 많은 폭력에 노출되어 있지만 그 누구에게서도 보호를 받지 못한다. 특히, 엄마가 돈을 벌러 나간 사이에 홀로 시간을 보내야만 하는 무니가 그렇다. 모텔 관리인인 바비(윌렘 대포 분)가 가끔 그녀를 돌보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보이지 않는다.

아름다워 보이는 포스터의 모습만 보고 이 영화를 접했다가는 큰 충격을 받게 될 지도 모르겠다. 분명히 아름다운 장면들이 펼쳐지지만, 그 아름다움이 어떤 현실 위에 있는 것인지 알게 되면 씁쓸해진다. 션 베이커 감독이 현재 미국 사회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짚어낸, 동화 같지만 동화 같지 않은 작품이다.

<내 사랑>
2017년 7월 12일 개봉/ 115분/ 아일랜드, 캐나다/ 12세 관람가
감독: 에이슬링 월쉬/ 출연: 샐리 호킨스, 에단 호크

 

영화 <내 사랑> 스틸컷 ⓒ 오드


영화 아닌, TV 프로그램 일을 하던 에이슬링 월쉬 감독이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10년에 걸쳐 준비한 작품이다. 캐나다의 화가 모드 루이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전기 영화로도 유명하다. 어린 시절부터 관절염을 앓았다는 이유로 모두에게 무시 당하고, 무엇 하나 마음대로 할 수 없었던 모드(샐리 호킨스 분)가 에버렛(에단 호크 분)을 만나 느끼게 되는 새로운 세상에 대해 그린다.

화면에서도 긴장감이 전달될 정도로 특별한 사랑 장면이 있는 것도 아닌데, 러닝 타임 내내 두 사람의 모습을 따라가는 관객들도 그 감정에 조금씩 물들게 된다. 화가인 모드 루이스의 작품들에 대해서도 시선을 놓지 않는다. 그녀의 작품 세계는 물론,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는 작품이다.

<로마>
2018년 12월 12일 개봉/ 135분/ 멕시코/ 15세 관람가
감독: 알폰소 쿠아론/ 출연: 얄리차 아파리시오, 마리나 데 타비라

 

영화 <로마> 스틸컷 ⓒ 판씨네마(주)


영화 <그래비티>의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자신이 어린 시절 살았던 멕시코의 도시 로마를 배경으로 만든 자전적 드라마다. 예기치 못한 임신으로 인해 일상이 무너진 클레오(얄리차 아파리시오 분)는 대규모 시위가 있던 날 끔찍한 일까지 겪게 된다. 그런 그녀에게 여행을 제안하는 소피아(마리나 데 타비라 분)의 모습을 통해 시대의 풍경과 여성 연대의 의미를 담아내는 작품이다.

개인의 서사가 시대의 서사와 결합하며 진행된다. 흑백의 이미지와 함께 입체적으로 채워지는 사운드의 묘미를 제대로 경험할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으며 2018년 최고의 화제작 중 하나로 기억되는 작품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2011년 4월 20일 개봉/ 125분/ 한국/ 15세 관람가
감독: 민규동/ 출연: 배종옥, 김갑수, 김지영, 유준상, 서영희

 

영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스틸컷 ⓒ (주)NEW


1996년에 방영된 동명의 MBC 단막극을 15년 만에 스크린으로 옮겨낸 작품이다. 당시 암 선고로 죽음을 앞둔 배우 나문희의 절절한 연기로 이 드라마에 대한 관심은 대단했다고 한다. 스크린으로 옮겨온 민규동 감독은 평범한 중년의 주부 인희(배종옥 분)가 암 선고를 받으면서 달라지는 가족들의 일상을 담는다.

가족의 이야기와 암선고, 위기를 통한 가족 구성원의 성장 등의 기본 플롯 자체는 그리 별다를 것이 없다. 하지만 영화를 이끌어가는 배우들의 연기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흔들리는 것을 어찌할 수가 없음을 스스로 느끼게 된다. 시종일관 무거울 법 했던 설정을 타파하기 위해 나름의 유머를 삽입한 것 또한 극의 흐름을 매끄럽게 만든다. 가장 클래식한 것이 가장 감동적이기도 하다고 했던가. 가족의 소중함을 찾기에 이보다 더 직설적인 작품은 없을 것 같다.
추석 2019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영화가 숫자로 평가받지 않기를 바라며 글을 씁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