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검찰은 검찰이 해야 할 일을, 장관은 장관이 해야 할 일을"

[동영상] 조국 후보자 등 6명 임명장 수여식에서 대국민 메시지 발표

등록 2019.09.09 14:22수정 2019.09.09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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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9일 오후 3시 3분]
 

문재인 대통령 "조국 법무부장관에게 권력기관 개혁 마무리 맡기고자 해" ⓒ KTV


문재인 대통령이 9일 '권력기관 개혁의 법 제도적 완성'을 강조하는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9일 오후 2시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등 6명의 장관(급)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기 전 발표한 대국민 메시지에서 "권력기관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고, 국민의 기관으로 위상을 확고히 하는 것을 법 제도적으로 완성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일부 야당과 시민단체, 언론들의 지명 철회 압박에도 불구하고 조국 장관을 임명한 것에는 "조국 장관에게 권력기관 개혁의 마무리를 맡기려는 (내) 의지가 좌초되어서는 안된다"라는 설명을 내놓았다.

문 대통령이 지난 8월 9일 조 장관을 후보자로 지명했을 때 청와대가 밝힌 것처럼 검찰개혁과 법무부의 탈검찰화 등을 마무리하기 위해 조 장관을 임명했다는 것이다.

다만 정치개입 논란을 일으킨 국회 인사청문회 전 수사 개시, 언론을 통한 무차별적 피의사실 공표 등 검찰수사의 문제는 정면으로 제기하지 않았다. "검찰은 검찰이 해야 할 일을 하고, 장관은 장관이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는 '검찰-장관의 각자 역할론'만 강조했다.

"의혹만으로 임명하지 않는다면 나쁜 선례가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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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 법무부 장관과 악수하는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청와대에서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기 전 악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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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조국 법무부장관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청와대에서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날 발표한 대국민 메시지에서 조국 장관의 임명 여부를 두고 찬성과 반대의 격렬한 대립이 있었다는 점을 거론한 뒤 "자칫 국민 분열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을 보면서 대통령으로서 깊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라며 "그러나 저는 원칙과 일관성을 지키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라고 토로했다.

문 대통령은 "인사청문회까지 마친 절차적 요건을 모두 갖춘 상태에서, 본인이 책임져야 할 명백한 위법행위가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의혹만으로 임명하지 않는다면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고 조국 장관을 엄호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대통령은 국민으로부터 선출된 국정운영 책임자로서 선출될 때 국민들께 약속한 공약을 최대한 성실하게 이행할 책무가 있다"라며 지난 대선 때 자신이 핵심 국정과제로 내세운 '권력기관 개혁'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저는 대통령 취임 후 그 공약을 성실하게 실천했고, 적어도 대통령과 권력기관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개혁에 있어서는 많은 성과가 있었음을 국민들이 인정해 주시리라 믿는다"라며 "이제 남은 과제는 권력기관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고, 국민의 기관으로 위상을 확고히 하는 것을 정권의 선의에만 맡기지 않고 법 제도적으로 완성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권력기관 개혁의 의지가 좌초되어서는 안된다"

그러면서 조 장관의 임명 배경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저를 보좌해 저와 함께 권력기관 개혁을 위해 매진했고 성과를 보여준 조국 장관에게 그 마무리를 맡기고자 한다는 발탁 이유를 분명하게 밝힌 바 있다"라며 "그 의지가 좌초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조국 장관을 지명한 날인 지난 8월 9일,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조국 후보자는 권력기관 개혁에 대한 확고한 소신과 강한 추진력을 가지고 (업무를) 수행했다"라며 "법무부 장관으로서 검찰개혁, 법무부 탈검찰화 등 핵심 국정과제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발탁 배경을 밝힌 바 있다.

또한 문 대통령은 "가족이 수사대상이 되고 일부 기소까지 된 상황에서 장관으로 임명될 경우 엄정한 수사에 장애가 되거나 장관으로서 직무 수행에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라는 염려가 많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라고 일부에서 제기하는 '장관 업무수행 문제'도 거론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검찰은 이미 엄정한 수사 의지를 행동을 통해 의심할 여지 없이 분명하게 보여주었다"라며 "검찰은 검찰이 해야 할 일을 하고, 정관은 장관이 해야 할 일을 해나간다면 그 역시 권력기관의 개혁과 민주주의의 발전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분야 개혁을 강력히 추진해 나가겠다"

특히 '조국사태'를 계기로 교육분야 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이번 과정을 통해 공평과 공정의 가치에 대한 국민의 요구와 평범한 국민들이 느끼는 상대적 상실감을 다시 한번 절감할 수 있었다"라며 "무거운 마음"이라고 토로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국민의 요구를 깊이 받들 것이다"라며 "정부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특권과 반칙, 불공정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해 왔으나 국민의 요구는 그에서 더 나아가 제도에 내재된 불공정과 특권적 요소까지 없애 달라는 것이었다"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을 좌절시키는 기득권과 불합리의 원천이 되는 제도까지 개혁해 나가겠다"라며 "고교 서열화와 대학입시의 공정성 등 기회의 공정을 해치는 제도부터 다시 한번 살피고, 특히 교육분야의 개혁을 강력히 추진해 나가겠다"라고 '교육분야 개혁'을 거듭 선언했다.

"국회 인사청문 절차가 좋은 인재 발탁에 큰 어려움 되고 있어"

특히 자신이 지명한 7명의 장관(급) 후보자 가운데 6명이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송부받지 못한 점을 거론하면서 "이런 일이 문재인 정부 들어 거듭되고 있고, 특히 개혁성이 강한 인사일수록 인사 청문 과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큰 책임감을 느낀다는 말씀과 함께 국회의 인사 청문 절차가 제도의 취지대로 운용되지 않고 있고, 국민통합과 좋은 인재의 발탁에 큰 어려움이 되고 있다는 답답함을 토로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문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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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대국민담화 발표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청와대에서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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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대국민담화 발표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청와대에서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오늘 장관 4명과 장관급 위원장 3명의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국민들께 먼저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번에도 6명의 인사에 대해 국회로부터 인사청문 경과 보고서를 송부받지 못한 채 임명하게 되었습니다.

헌법상 국회의 동의를 요하지 않고 대통령에게 임명권이 있는 각 부처 장관과 장관급 인사에 대해 국회의 인사 청문 절차를 거치도록 한 취지는, 청와대의 자체 인사 검증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국회와 함께 한 번 더 살펴봄으로써 더 좋은 인재를 발탁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번 인사 대상자 7명 중 관료 출신으로 현직 차관이었던 농식품부 장관 후보자 1명에 대해서만 인사 청문 경과 보고서를 송부 받았을 뿐 외부 발탁 후보자 6명에 대해서는 끝내 인사청문 경과 보고서를 송부받지 못했습니다.

이런 일이 문재인 정부 들어 거듭되고 있고, 특히 개혁성이 강한 인사일수록 인사 청문 과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큰 책임감을 느낀다는 말씀과 함께 국회의 인사 청문 절차가 제도의 취지대로 운용되지 않고 있고, 국민통합과 좋은 인재의 발탁에 큰 어려움이 되고 있다는 답답함을 토로하고 싶습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의 경우 의혹 제기가 많았고, 배우자가 기소되기도 했으며 임명 찬성과 반대의 격렬한 대립이 있었습니다. 자칫 국민 분열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을 보면서 대통령으로서 깊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원칙과 일관성을 지키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인사청문회까지 마친 절차적 요건을 모두 갖춘 상태에서, 본인이 책임져야 할 명백한 위법행위가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의혹만으로 임명하지 않는다면 나쁜 선례가 될 것입니다.

대통령은 국민으로부터 선출된 국정운영 책임자로서 선출될 때 국민들께 약속한 공약을 최대한 성실하게 이행할 책무가 있습니다. 저는 지난 대선 때 권력기관 개혁을 가장 중요한 공약 중 하나로 내세웠고, 그 공약은 국민들로부터 지지 받았습니다. 저는 대통령 취임 후 그 공약을 성실하게 실천했고, 적어도 대통령과 권력기관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개혁에 있어서는 많은 성과가 있었음을 국민들께서 인정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이제 남은 과제는 권력기관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고, 국민의 기관으로 위상을 확고히 하는 것을 정권의 선의에만 맡기지 않고 법 제도적으로 완성하는 일입니다.

저는 저를 보좌하여 저와 함께 권력기관 개혁을 위해 매진했고 성과를 보여준 조국 장관에서 그 마무리를 맡기고자 한다는 발탁 이유를 분명하게 밝힌 바 있습니다. 그 의지가 좌초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점에서 국민들의 넒은 이해와 지지를 당부드립니다.

가족이 수사대상이 되고 일부 기소까지 된 상황에서 장관으로 임명될 경우 엄정한 수사에 장애가 되거나 장관으로서 직무 수행에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라는 염려가 많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이미 엄정한 수사 의지를 행동을 통해 의심할 여지 없이 분명하게 보여주었습니다. 검찰은 검찰이 해야 할 일을 하고, 장관은 장관이 해야 할 일을 해나간다면 그 역시 권력기관의 개혁과 민주주의의 발전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일이 될 것입니다.

이번 과정을 통해 공평과 공정의 가치에 대한 국민의 요구와 평범한 국민들이 느끼는 상대적 상실감을 다시 한번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무거운 마음입니다.

정부는 국민의 요구를 깊이 받들 것입니다. 정부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특권과 반칙, 불공정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그러나 국민의 요구는 그에서 더 나아가 제도에 내재된 불공정과 특권적 요소까지 없애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국민을 좌절시키는 기득권과 불합리의 원천이 되는 제도까지 개혁해 나가겠습니다. 고교 서열화와 대학입시의 공정성 등 기회의 공정을 해치는 제도부터 다시 한번 실피고, 특히 교육 분야의 개혁을 강력히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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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신임 장관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청와대에서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 등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후 간담회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문재인 #조국 #대국민 메시지 #검찰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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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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