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6억원 유명 목사의 고백 "헌금은 속임수일 뿐"

'번영 복음' 비판한 베니 힌, 진심일까?

등록 2019.09.11 16:36수정 2019.09.11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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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 힌(유튜브 갈무리)

 
[뉴스M=마이클 오 기자] 베니 힌 목사가 돌연 번영 복음을 비판하며, 더는 여기에 기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번영 복음의 기수로서 지난 40여 년간 거둔 목회적 성공과 막대한 부의 근간이었던 신학에 등을 돌린 것이다. 교계는 다소 놀랍다는 반응과 함께 의심스러운 시선으로 상황을 관망하고 있다.

번영 복음으로 번영한 부흥사

베니 힌은 신유 사역과 번영 복음을 절묘하게 조화시켜 큰 성공을 거둔 미국의 대표적인 부흥사다. 세계 각지에서 진행되는 신유 집회는 한때 730만 명을 동원한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TV 프로그램 "This is Your Day"는 200여 개 나라에 송출되고 있다. "안녕하세요 성령님 (Good Morning Holy Spirit)", "성령님의 기름 부으심 (The Anointing)" 등 다수의 저서는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9월 2일 자 [크리스천투데이]는 그가 2009년에 밝힌 연봉만 50만 불(한화 약 6억원)이 넘는다고 소개하였다. 하지만 이 연봉은 수입의 극히 일부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그가 운영하는 방송국은 종교 단체로 등록되어 모든 수입이 면세 혜택을 받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그가 진행하는 각종 집회와 출판물 등을 통한 수익도 막대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 2017년 9월 베니 힌의 조카 코스티 힌의 증언에 따르면, 이들은 왕족과 마피아를 합쳐놓은 것 같은 분위기에서 살았다고 한다. 거대한 저택과 고급 승용차는 물론이고 값비싼 명품 쇼핑과 호화로운 해외여행이 일상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막대한 수입과 호화로운 생활을 가능케 했던 비결 중의 하나는 그의 번영 복음에 있다. [페이디오스 Patheos]는 9월 6일에 실은 기사를 통해 "수많은 TV 전도자처럼, 그의 설교는 항상 돈을 헌납하라는 요구가 대미를 장식한다. 하나님이 몇 배로 불려주실 '종잣돈'을 내라는 것이다"고 이야기하였다.

그는 특별히 한 사람당 $1,000씩 헌금하도록 구체적인 금액을 제시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렇게 해서 모은 재산이 4000만 달러가 넘는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기독교인들에게 인기 있는 '심음의 법칙'이다.


"성령님이 역겨워하고 있어… 심음의 법칙은 속임수일 뿐이야!"

베니 힌은 이렇게 자신의 사역과 성공을 떠받치던 번영 신학을 포기한다고 선언했다. 특별히 번영 신학의 대표적인 수사인 '심음과 거둠의 법칙 (Give-To-Get Theology)'에 대해 날선 비판을 퍼부었다. 지난 9월 2일 자신의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 집회를 통해서였다. 당시 설교의 일부다.

"미안하지만 번영 (복음)이 제멋대로 가버렸다고 이야기해야겠다. 나는 내 (번영) 신학을 수정하고 있다…. 왜냐하면 난 20년 전과는 다른 눈으로 성경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건 주님을 욕되게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1,000을 내라고 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복음에 가격을 매기는 일은 성령님을 욕되게 하는 일이기도 하다. 나는 더 참을 수가 없다. 다시는 $1,000, 혹은 얼마가 되었든지 헌금하라고 요구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지금 성령님이 이런 일을 역겨워하신다고 생각한다."

"만약에 내가 '$1,000으로 당신의 빚을 해결하세요'와 같은 말을 듣게 된다면, 나는 그들을 꾸짖을 것이다. 이건 복음과… 축복을 사는 행위이며… 성령님을 슬프게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헌금(심음의 법칙)은 속임수(gimmick)가 되어버렸다. 이런 상황이 너무 역겹다."

애증의 번영 복음

베니 힌이 번영 복음에 비판하거나 거리를 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크리스천투데이]에 따르면 1980년 말과 1990년대 초에 이런 태도를 보인 적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회심은 오래 지속하지 않고 번번이 번영 복음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지난 2018년에도 번영 복음에 대해 비판적인 언급했다고 한다.

"어릴 때에는 설교자가 가르쳐준 신앙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런 가르침이 성경과 다르고 현실과도 동떨어진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러면 축복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오늘날 그것은 (물질적인) 풍요로움이 되었다…. 초점이 빗나가 버렸다. 완전히 잘못된 것이다."

하지만 베니 힌은 또다시 자신은 "번영 복음을 부정한 것이 아니라 좀 더 정확하게 설명을 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변명하였다.

의심의 시선들

코스티 힌은 [크리스천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삼촌 베니 힌의 회심을 "터무니없고 떠들썩한 부인(renunciation)"이며 "새로운 것이 없다"고 깎아내렸다.

"그는 오랫동안 자신에게 향한 비판과 고발을 벗어나기 위해, 자신의 신념을 부인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런 부인을 통해서 자신을 둘러싼 이야기를 바꾸고 다시 신뢰를 얻으려는 것이다."

삼촌의 이번 설교를 지켜본 코스티 힌은 "이번은 진심이기를 바란다"고 하면서도 의심의 끈을 놓지 않았다.

"너무 자극적이다… 우리가 회개할 때는 보통 몸을 낮추고 겸손해진다. 회개는 결코 자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회개 가운데 깨어지고 후회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촌의 회개는 화려할 뿐이다."

사역의 건전성을 감시하는 단체인 [미니스트리 워치 Ministry Watch] 러스티 레이날드 대표는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번영 복음으로부터 자유로운 목회자의 도움과 확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옆에서 평가하고 지적해줄 사람이 없을 때, 누구도 자신의 잘못을 쉽게 고치지 못한다. 쉬운 문제가 아니다… 솔직히 말해서 (베니 힌의 모습을 보면) 결코 낙관적일 수 없다. 비관적인 소망 정도가 이 상황에서 품을 수 있는 최선의 마음이다."

신앙의 경계 지점에서 다양한 글을 쓰는 작가 카렌 알리아는 [페이디오스]의 기고를 통해 베니 힌의 회개를 믿을 수 없다고 이야기했다.

"그가 번영 복음을 통해 이미 축적한 막대한 부에 대해 아무런 조치나 언급 없이 자신의 신념을 부정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그의 번영 복음에 대한 비판 또한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하였다. "그가 어떤 성경 구절이나 해석을 바탕으로 번영 복음이 잘못되었다고 하는지 알 수가 없다."

카렌 알리아는 그간의 의심스러운 베니 힌의 행보를 지적하면서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렸다.

"(그가 번영 복음을 부인한 것은) 그냥 단지 심기가 불편했거나, 어쩌면 여러 차례 있었던 그의 재산과 수익에 대한 수사와 연관되어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이 시점에서 우리가 할 수 일은 그의 말보다는 앞으로 보여줄 그의 행동을 주시하는 것이다. 부유한 자가 어떠한 행동도 없이 자신의 부를 비판하는 것은 칭찬받을 만한 일이 아니다."

"(아마도) 힌은 번영 복음을 포기하지 않았을 것이다. 단지 더 세련된 번영 복음 마케팅을 발견했을 뿐이다."

베니 힌과 한국 교회의 번영 복음

베니 힌의 번영 복음에 대한 비판이 얼마만큼 진실한 것인지 현재로서는 판단하기 어렵다. 하지만 비판의 표면적인 말만으로도 한국과 미주 한인 교회에 시사하는 바는 크다. 번영 복음의 초점인 물질적인 풍요와 성공은 여전히 한국 교회와 신앙에 익숙한 모습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자녀의 진학이나 사업과 직장에서의 성공 등은 여전히 인기 있는 기도 제목이다. 베니 힌이 비판의 초점을 맞추고 있는 '심음의 법칙' 또한 한국과 미주 동일하게 발견되는 인기 설교 주제다.

얼마 전 [번영 복음의 속임수] 낸 고려신학대학원 권수경 교수도 만연한 번영 복음에 대하여 경고했다.

"번영 복음은 한국교회를 위협하는 가장 큰 병원균이다…그런데 이단보다 위험한 이 사상이 한국교회 구석구석에 퍼져 있다… 미국에 있는 한인교회들…(역시) 한국에 있는 교회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 결과로 나타나는 비리나 부패 역시 한국교회와 크게 다르지 않다."

번영 복음을 부인하는 베니 힌의 이번 행보에 쏠리는 시선은 결코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하지만 한국과 미주 한인 교회의 번영 복음을 바라보는 시선은 더욱 암울하다. 번영 복음에 대해 쏟아지는 비판에도 교회 깊숙이 자리 잡은 번영에 대한 욕망은 쉽게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권수경 교수의 제언을 다시 한번 심각하게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다.

"한국교회는 영적 무감각함이 심각한 지경이다. 신학자, 목회자 등 지도자라는 사람들이 둔감하니 교인들도 바른 판단력을 갖기 어렵다. 성도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분별력을 훈련하라는 것이다…목사의 설교를 무조건 듣지 말고 베뢰아 사람들처럼 이것이 과연 그러한가 물을 때 바른 믿음 위에 자라갈 수 있다…그 일을 위해서 말씀은 물론 신학,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등의 다양한 서적을 읽는 것도 중요한 방법일 것이다… 말씀의 기초에 든든히 서되 건전한 판단, 비판적 사고, 영적인 지성을 향상해야 한다."

참고자료: 
https://www.facebook.com/BennyHinnMinistries/videos/2469101793189030/ 
https://www.christianitytoday.com/news/2019/september/benny-hinn-renounces-prosperity-gospel.html
https://www.sun-sentinel.com/news/fl-xpm-1993-08-22-9308230113-story.html 
https://friendlyatheist.patheos.com/2019/09/06/dont-believe-benny-hinn-when-he-says-hes-rejecting-the-prosperity-gospel/
https://web.archive.org/web/20101203053935/http://www.bennyhinnnetwork.com/about/benny-hinn 
http://www.newsm.com/news/articleView.html?idxno=18082
http://www.newsm.com/news/articleView.html?idxno=22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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