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12년 9월 7일 이후 표창장 위조' 밝혀낼 수 있을까

입증 못하면 공소시효 만료 가능성... 검찰 "추가 수사 통해 밝힐 것"

등록 2019.09.11 20:13수정 2019.09.11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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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관계자들이 3일 오후 경북 영주시 동양대학교 총무복지팀 사무실에서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가족을 둘러싼 의혹 수사를 위해 조 후보자의 부인 정경심씨가 재직 중인 동양대학교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관련 자료가 있는 연구실과 사무실의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내부 문서 등을 확보하고 있다. 2019.9.3 ⓒ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재판이 이르면 이달 말 시작되는 가운데, 사문서 위조 혐의의 공소시효가 이 사건의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정경심 교수가 딸의 동양대 표창장을 위조하지 않은 경우는 물론이고, 정 교수가 실제 표창장을 위조했다고 하더라도 동양대 표창장에 기재된 수여날짜 이전에 위조한 경우에도 검찰의 무리한 기소라는 낙인이 찍힌다. 정 교수가 수여날짜 이전에 위조했다면 공소시효 만료로 면소 판결이 선고되기 때문이다.

11일 검찰 관계자는 면소 판결 가능성에 대해 "그렇게 보고 있지 않다. 그 부분은 수사 결과를 발표할 때 상세히 말씀드리겠다"라고 밝혔다.

공소시효 만료 1시간 10분 전 기소, 그러나...

검찰은 지난 6일 오후 10시 50분 정경심 교수를 사문서 위조 혐의로 기소했다. 딸이 받은 동양대 표창장을 정 교수가 위조했다는 것이다.

검찰에 따르면, 6일이 공소시효 만료일이기 때문에 정 교수에 대한 조사를 하지 못하고 서둘러 그를 재판에 넘겼다. 검찰 관계자는 "표창장 기재 문구를 기준으로 봤을 때 9월 6일이 공소시효 완성일이었다"라고 밝혔다.

동양대 표창장에 기재된 수여 날짜는 2012년 9월 7일이다. 사문서 위조죄의 공소시효는 7년으로, 검찰이 밝힌 대로 표창장 기재 날짜를 기준으로 하면 2019년 9월 6일이 공소시효 만료일이다.

하지만 형사소송법 제252조는 공소시효의 기산점(기준시점)을 "범죄행위의 종료한 때"라고 규정하고 있다. 사문서 위조의 경우, 사문서 위조행위를 종료한 때로 볼 수 있다. 이를 감안하면 표창장 기재 날짜는 공소시효 기준시점이 될 수 없다. 공소시효 기준시점은 표창장을 위조한 날이기 때문이다.

검찰은 표창장 기재 날짜를 기준으로 공소시효를 계산해 공소시효 만료 1시간 10분을 남겨 두고 정 교수를 재판에 넘겼지만, 정 교수가 실제 표창장을 위조했다고 하더라도 표창장 기재 날짜 이전에 위조했다면 공소시효는 이미 만료된 셈이다.

이 경우, 법원은 면소 판결을 선고해야 한다. 면소는 시효의 완성 등으로 검사의 공소(재판 청구)가 부적당한 경우 법원이 사건의 실체를 판단하지 않고 소송절차를 종결시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저희가 확보한 인적 증거나 물적 증거 등으로 혐의가 명백히 인정된다고 판단해 정 교수를 기소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표창장 기재 날짜와 실제 위조 날짜가 같은지와 관련해 "일단은 그렇게 보고 있는데, 추가 수사를 통해서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이 정 교수의 위조 사실을 입증할 증거를 확보했다 하더라도, 표창장을 위조한 날과 표창장 기재 날짜가 같다고 입증할 명백한 증거는 아직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검찰이 정 교수의 표창장 위조가 2012년 9월 7일 또는 그 이후에 이뤄졌다는 사실을 밝혀낼 수 있는지에 따라 재판의 향방이 결정될 수 있다.

김종보 변호사(법률사무소 휴먼)는 "검찰이 명백한 증거를 갖추지 못하고 표창장에 기재된 날짜를 표창장을 위조한 날로 보아 정 교수를 기소한 것이라면, 재판 과정에서 정 교수 변호인이 공소시효 문제를 다툴 수 있다"라고 밝혔다.

대검찰청 관계자는 "수사팀에서 정 교수가 표창장을 위조한 날을 추단할 수 있는 자료를 갖고 있을 것"이라면서 "재판 과정에서 정 교수 변호인이 표창장 기재 날짜 이전에 위조했다는 주장을 하면, 검찰에서 입증 자료를 내지 않겠느냐"라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정경심 교수 사건 형사합의부에 배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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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속개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박지원 의원이 조국 후보자 딸이 받았다는 표창장 사진을 보고 있다. 2019.9.6 ⓒ 연합뉴스

 
한편,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정경심 교수 사건을 형사합의 29부에 배당했다. 사문서 위조죄의 경우 법정 하한형이 징역 1년 이하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단독 재판부가 다뤄야 한다.

하지만 법원은 이 사건을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중요한 사건으로 판단해 합의부에 배당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사건을 재판에 넘기면 통상 2~3주 뒤에 재판이 진행되기 때문에, 이르면 이번 달 말에 법정공방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 특별감찰반장 출신의 이인걸 변호사 등 법무법인 다전 소속 변호사 8명과 법무법인 엘케이비(LKB) 앤 파트너스 소속 변호사 6명이 정 교수의 변호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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