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나경원 의원은 조국 장관에게 그러면 안 된다

[조국 사태, 난 이렇게 본다 - 이중잣대 ①]

등록 2019.09.12 12:42수정 2019.09.14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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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조국을 위한 변명? 20년 교사가 보는 조국 사태>(http://omn.kr/1kvib)에서 밝힌 것처럼 20년이 넘는 교직 경력을 가진 현직 고등학교 고3 담임이다.

첫 번째 글을 쓰고 많은 분들에게 격려도 받았고 비판도 받았다. 그에 대해서는 평하지 않겠다. 첫 번째 글에서는 이른바 '조국 사태'에 대해서 언론이 쓰는 기사, 특히 조국 법무부 장관의 딸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교육 관련 기사에 대해서 현직 교사가 아는 학교의 현실을 바탕으로 주로 팩트체크를 했다.

이번에는 조국 장관과 가족들에게 던지는 질문을 그들을 비난하는 자유한국당과 언론에 반문해 보려고 한다. 과연 그들은 이 질문에 제대로 답할 수 있을까?

여전한 가짜뉴스와 미확인 보도, 반성 없는 정치권과 언론들

교육에 대한, 법에 대한 최소한의 지식도 없는 정치인이 정략적 의도로 의혹을 제기하고, 기자들이 최소한의 의문이나 비판 의식 없이 확인도 하지 않고, 반론도 받지 않고 이를 받아쓰면서 수없이 많은 가짜뉴스와 미확인 보도가 쏟아졌다. 그러면서도 반성이나 사과는 없다.

대표적인 것 몇 가지만 예로 들어보자. 조 장관의 20대 딸이 수억 원짜리 외제차 포르쉐를 타고 다닌다고 했지만 사실은 소형차 아반떼를 타고 다닌다는 것이 밝혀졌는데도 어떤 사과도 없었다. 조국 장관이 어느 유명 여자 배우를 봐주고 있다는 루머도 거짓이었지만 진심어린 반성과 사죄를 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조 장관의 아들이 이중국적에 병역기피자라는 가짜뉴스들이 인터넷을 달구었지만 그는 20대 초반이고, 학업을 위해 외국에 머물러서 합법적으로 병역을 미루고 있으며 내년에 군대를 간다고 했다. 그런데 병역기피 의혹을 제기했던 누구도 사과를 했다는 소식을 들은 바 없다.


조 장관의 집안이 웅동학원이라는 학교를 팔아서 막대한 시세 차익을 남기면서 학교를 이용한 가족 재테크를 하고 있다는 식으로 보도했지만 사립학교법상 불가능한 일이며 이런 일이 일어나지도 않았다. 그러나 어떤 정치인도, 기자도 이에 대해서 조국 가족에게 사과하지 않았다.

특히, 조국 장관 딸의 생활기록부 유출이라는 명백한 범죄 행위에 대해서도 여전히 당사자들은 공익을 위한 것이라 우기면서 사죄하지 않는다. 이를 받아쓴 언론들 역시 마찬가지다.

수없이 쏟아진 조국 장관과 그의 가족들을 둘러싼 언론 보도 기사 중 상당수는 이렇게 의도된 가짜뉴스이거나 미확인 보도들 또는 억지 의혹제기 기사들이다. 명백히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 것도 많았지만 어떤 정치인도, 어떤 언론사도 이에 대해서 제대로 사과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이후에도 이런 행태는 반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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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11시부터 과천 정부종합청사 법무부 소회의실에서 청년과 조국 법무부 장관의 대담이 열렸다. '청년전태일' 주최로 열린 이번 대담에서 1시간 20분 동안 청년들은 자사고·특목고 폐지, 입시제도 공정성에 대한 문제제기, 공정한 취업룰 필요성 제기, 청년 노동자 산재 대책 필요성 제기, 비정규직 문제, 최저임금, 특성화고 사회적 차별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 법무부

 
자유한국당을 위시한 정치권과 언론이 던지는 그 '날카로운' 칼 같은 잣대를 자신들에게 한번 대보자. 과연 그들은 조국과 가족들에게 던졌던 물음에 답할 수 있을까?

패스트트랙도 소환 없이 기소하면 정의구현 맞죠?

정 교수가 검찰에 소환 조사도 없이 사문서위조 혐의로 기소되자 자유한국당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7일 "국민과 언론의 하나된 마음으로 이뤄낸 정의구현의 산물"이라며 "검찰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정의와 공정의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라"고 논평을 발표했다.

나는 묻는다. 조국 부인에 대한 최소한의 피의자 소환 조사도 없이 기소한 것이 정의구현이라면, 자유한국당이 지금껏 소환 조사를 거부하고 있는 패스트트랙 관련 수사에서도 검찰이 똑같이 소환 조사 없이 기소하면 그 때에도 당신들은 '정의구현 산물, 정의와 공정의 새로운 이정표'라고 논평을 낼 수 있는가?

못할 거라고 본다. 물론, 형사소송법에 소환 조사 없이 기소할 수 없다는 조항이 없으니 가능은 하겠지만, 최소한의 방어권도 주지 않고, 그 어떤 해명도 들어보지 않고 기소한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 이를 정의구현, 공정의 이정표라고 칭송하는 자유한국당 역시 자기 발등 찍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보다. 이것이 이중잣대이고, 이것이 내로남불이 아닌가?

아버지 조국, 어머니 나경원... 누가 더 문제인가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아들의 연구물 제1저자 뉴스가 화제다. 연일 조국 장관 딸의 논문 제1저자 등재와 관련하여 목소리를 높이던 나경원 의원의 미국 유학 중인 아들의 이름이 등재된 의학 논문 포스터의 교신저자(=책임 저자)인 서울대 교수가 친분 있는 나경원 의원의 부탁이 있었다고 인정한 것이다.

난리가 났다. 자기 아들도 고등학생, 그것도 미국에 거주하던 고등학생이 서울대 박사들 또는 재학생들과 같이 논문 포스터를 써서 제1저자가 되는 게 말이 되느냐는 성토가 대부분이다. 나 원내대표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한다. 자기 아들은 논문을 쓴 것이 아니라 포스터를 만든 것이고, 자기는 서울대 교수에게 아들이 나갈 경시대회 준비를 위하여 필요하니 서울대 실험실을 사용하게 해달라고 부탁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서 허위 보도를 할 경우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경고와 함께.

나경원 의원의 말이 100% 사실이라고 가정하고 다시 묻는다. 나경원 의원은 지금 얼마나 억울할까? 얼마나 걱정될까? 얼마나 두려울까? 자기와 아들에게 아무 잘못이 없는데 이 누명이 얼마나 억울하고, 자기 아들의 얼굴이, 신상이 공개되는 건 아닌지 걱정되고, 혹시 아들의 예일대 입학이 취소되고 업무방해죄로 기소라도 될까봐 두렵고, 기자들이 미국에 혼자 사는 아들의 집에 밤 늦게 찾아가서 열어달라고 문이라도 두드릴까봐 무서울 것이다.

맞다. 나 의원의 아들이 논문 관련해서 어떤 부정도 없었다는 것을 가정하면 나경원 의원의 걱정과 두려움이 이해가 된다. 그런데, 어머니로서의 이런 걱정은 아버지인 조국 장관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조국 장관이 후보자일 때 청문회에서 건장한 남자 기자 2명이 밤 늦게 혼자 사는 딸의 방문을 두드릴 때 딸이 느꼈을 공포를 떠올리며 딸만큼은 건드리지 말아줄 것을 눈물로 읍소했을 때의 그 참담함을 아마 나경원 의원도 지금 똑같이 느끼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나경원 의원은 조국 장관 후보자에게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거였다. 적어도 나경원 의원은. 자기 역시 아들의 논문 부정 의혹이 제기된 상태였고, 딸의 대학 입시 비리 의혹이 제기된 상태라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나경원 의원에게 고등학교를 최우등으로 졸업한 아들이 자랑스러운 것처럼 조국 장관에게 AP(Advanced Placement·대학과정 선 이수학습) 4과목을 만점 받고 텝스 900점을 넘는 영어 잘하는 딸이 자랑스러운 점은 똑같은 것이다. 
 

발언하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중진의원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그런데 나경원 의원이 간과하는 중대한 사실이 있다. 나 의원은 친분 있는 서울대 교수에게 논문 관련 청탁을 한 것이 아니라 실험실을 사용하게 해달라는 것이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말한다.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참으로 궁색한 변명이다.

나 의원의 주장을 주장 그대로 받아들인다고 하더라도 그가 어머니로서 서울대 교수에게 직접 연락해 고등학생 아들, 그것도 미국에 있는 아들에게 국내 최고의 대학인 서울대의 실험실을 구해준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흔히 말하는 "엄마 찬스"를 아들 스펙 쌓기용, 그것도 대학을 가기 위한 스펙용으로 사용한 것이라는 본질을 스스로 인정하고만 것이다.

서울대는 국립이다. 그러니까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시설이라는 의미이다. 그곳에 근무하는 교수가 부탁 받았다고 친분있는 타인의 아들을 위하여 빌려주는 사적인 공간이 아니라는 뜻이다. 이것이 청탁이고, 이것이 특혜다. 나경원 의원이 아무리 방어를 하려해도 이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엄마가 자기 아들 스펙을 위하여 사적인 친분을 이용하여 교수에게 부탁하여 공공 시설을 사적으로 이용하도록 청탁한 것, 이것이 부정이고, 이것이 특혜라는 것을 나경원 의원은 깨닫지 못하고 있다. 나경원 의원 아니라 자유한국당 의원 전체가 모르고 있고, 언론 기자들 역시 이 점을 지적하지 않고 있다.

누구의 버전으로 "한걸음 더 들어가보자." 조국 장관은 지금도 단국대 교수에게 딸의 논문은커녕 인턴도 청탁한 적이 없으며, 전화번호도 모르고 통화 한번 한 적 없다고 한다. 언론은 많은 의혹을 제기하기는 했지만 지금까지 조국 교수와 단국대 장 아무개 교수의 통화나 만남, 또는 연락 등 어떠한 접촉의 증거도 제시하고 있지 못하다. 검찰도 마찬가지다. 제1저자 청탁은 말할 것도 없이, 적어도 지금까지는 만남이나 접촉의 어떤 증거도 없다.

그런데 나경원 의원은 (논문 저자 등재까지는 아니더라도) 자기의 친분을 이용하여 서울대 교수에게 청탁하여 국민의 세금으로 운용되는 공공시설의 실험실을 아들이 사적으로 이용하도록 해주었다. 명백한 사실이다. 어느 것이 특혜인가, 어느 것이 문제인가? 답은 어렵지 않다.

더 나아가서 입시 부정 문제로 가보자. 적어도 현재까지 드러난 것만 가지고 판단한다면 조국 장관의 딸이 대학에 합격한 것은 그 논문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논문과 대학 합격의 관련성이 밝혀진 것은 고려대의 조사에서도, 검찰의 수사에서도, 네티즌의 수사에서도 전혀 드러난 것이 없다. 무수한 의혹과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것이 현재까지의 팩트이다.

그런데, 나경원 의원의 아들은 논문이 중요하게 입시의 근거 자료로 활용되는 미국의 예일대에 합격했다. 역시 명확하게 밝혀진 것이 없지만, 이 논문, 나경원 의원의 해명에 의하면, 논문이 아니라 포스터를 예일대 입시 자료로 제출하였을 것으로 의심하는 이들이 많다. 나경원 의원 측에서 이 포스터가 예일대 입시에 활용되지 않았다고 명백하게 밝히지 않는 점도 이런 의심을 더욱 부추기는 이유 중의 하나이다.

나경원 의원의 해명대로 하더라도 그의 아들이 과학경진대회에 참가하기 위하여 실험이 필요했고, 서울대 실험실에서 실시했다는 그 실험의 결과로 나온 보고서(논문이든, 포스터이든 상관 없다)로 상을 받았고, 그 상이 예일대 입시에 근거 자료로 활용되었을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 있겠나. 

과연 나경원 의원은 조국 교수의 딸처럼 대학에 제출한 자기 소개서를 공개하고 그 포스터라는 연구 자료를 대입 전형 자료로 제공 했는지에 대해서 밝힐 수 있는가? 정말로 제공했다면 이는 명백히 어머니의 청탁으로 스펙을 쌓고 그 스펙을 근거로 대학에 간 것이다.

서울대 우종학 교수가 페이스북에 밝힌 "과학경진대회 가려는 목적으로 국회의원이 직접 부탁했다는 점이 김군(나경원 의원의 아들)의 경우, 조양(조 국 장관의 딸)의 경우보다 훨씬 명백하게 입시제도와 관련된 불이익, 공평, 불의의 문제를 드러냈다"라는 지적에 대해 나경원 의원과 자유한국당은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자유한국당과 언론들이 조국 장관을 비아냥 대며 인용하던 바로 그 스카이캐슬 아닌가?

고려대가 조국 교수 딸이 제1저자라는 그 논문이 입시 때 대학에 근거 자료로 제출되었는지, 그 자료가 대입 전형 자료로 활용되었는지 밝히면 된다. 예일대가 나경원 의원 아들의 그 제1저자라는 포스터가 예일대에 제출되었는지, 그것이 예일대 입학 전형 자료로 활용되었는지 밝히면 된다. 나는 고려대와 예일대에 명백히 사실을 밝혀 줄 것을 제안한다. 언론이 두 대학에 질의서라도 공동으로 보내기를, 아니면 대한민국 교육부라도 대신하기를 제안한다.

다시 묻는다. 아버지 조국의 해명과 어머니 나경원의 해명을 모두 사실이라고 인정한 상태에서 어느 것이 진짜 문제인가? 상식을 가진 국민이라면 쉽게 판단할 수 있을 듯하다. 나경원 의원이 아들 관련하여 정 억울하면 검찰에 압수수색하고 밝혀달라고 하면 더 좋을 것 같다. 아마 조국 장관 딸에 대해서 했던 것처럼 하면 1주일이면 명백히 밝혀낼 수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나경원 의원은 공교롭게도 조국 장관에 대해서 제기되었던 많은 의혹(근거가 있든 없든, 사실인지 아닌지와 상관 없이)과 겹친다. 자녀의 논문 문제와 이를 대입에 활용했는지 여부뿐만 아니라, 아들의 병역 기피 의혹(나경원 의원의 아들은 조국 장관의 아들과 나이가 비슷하다)도 비슷하게 제기되었다.

조국 장관의 아들은 유학과 학업을 이유로 합법적으로 병역을 연기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는데, 나경원 의원 아들 역시 비슷하게 군대를 가지 않고 있는 상태다. 그는 중학교 시절부터 어머니와 떨어져 미국 유학 중이며 현재 예일대에 재학 중이어서 당장 병역을 이행해야할 이유는 없다. 물론 나경원 의원의 아들이 불법으로 병역을 기피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조국 장관의 아들에게 제기되었던 근거 없는 병역 기피 의혹이 보도된 것과 똑같은 상황이라면 나경원 의원의 아들 역시 똑같이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또한, 조국 장관의 딸과 관련된 입시 부정 의혹이 있어서 조국은 장관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려면, 나경원 의원 역시 딸과 관련된 입시 부정 의혹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에 똑같은 이유로 국회의원, 나아가 제1야당의 원내대표 자격이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질문에도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의혹은 의혹일 뿐이라는 해명은 나경원 의원 아니라 조국 장관의 가족을 포함한 모든 이들에게 똑같이 적용되어야 한다. 아닌가?
#조국 #법무부장관 #나경원 #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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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육에 관심이 많고 한국 사회와 민족 문제 등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글을 읽는 것도 좋아하지만 가끔씩은 세상 사는 이야기, 아이들 이야기를 세상과 나누고 싶어 글도 써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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