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은 성역인가'... 국민들이 묻고 있습니다

[게릴라칼럼] 시민단체도 '나경원 아들' 관련 의혹 제기... "공정 수사" 원하는 민심

등록 2019.09.18 19:13수정 2019.09.18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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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해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며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여권에서 가짜뉴스를 만들어서 물타기 공세를 하더니, 이제는 이 가짜뉴스를 넘어서 조국과 친한 가짜 시민단체를 내세워서 정치공작성 고발을 일삼고 있다. 사실상 조국과 친한 가짜 시민단체로 보인다. 또 거기에 부화뇌동한 일부 매체가 이 부분을 확산하고 있다. 강력하게 법적 대응하겠다."

17일 자유한국당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발언이다. '조국 반대'와 '문재인 정권 비판' 등 일상적인 모두 발언을 마친 뒤, '나경원 아들' 의혹을 검찰에 고발한 시민단체를 "조국과 친한 가짜 시민단체"라 규정하며 따로 언급한 나 원내대표는 "오늘 이 부분에 대한 법적 대응은 법률지원단에서 할 것이라는 말씀을 드리면서 한마디로 이런 물타기, 정치공작으로 진실을 가릴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국당은 같은 날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자녀 관련 허위사실 보도한 방송사 기자, 민생경제연구소 등 고발 예정>이란 보도자료도 배포했다.

"자유한국당은 금명간 나경원 원내대표 자녀 관련 허위의 사실을 보도한 기자 등을 상대로 서울중앙지검에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고, 원내대표 자녀와 관련, 원내대표를 업무방해죄로 형사고발하고 언론에 보도자료를 배포한 민생경제연구소에 대해서는 법률검토를 거쳐 무고죄 등으로 형사고발 예정이다.

피고발 대상인 방송사 기자, 대학교수 등은 지난 9월 10일부터 9월 13일에 걸쳐 방송 영상과 자막, 인터넷 기사와 페이스북 등을 통하여 나경원 원내대표와 아들을 비방할 목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공공연하게 게시하였다."


같은 날, <월간조선>이 흥미로운 기사를 내놨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아들 국적 의혹에 입 열었다>는 제목으로 나 원내대표와 가진 최근 인터뷰 내용 중 일부를 먼저 공개한 것이다. 이 기사에서 나 원내대표는 원정출산 의혹에 대해 "한국 국적 맞고, 원정출산 아니다"며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인터뷰를 들여다보자.

나경원 원내대표와 한국당의 발 빠른 대응


"조국 딸은 고등학생이 쓸 수 없는 논문을, 그것도 인용이 가능한 박사급 논문을 썼다고 거짓말을 했고 결국 논문이 취소됐다. 부모가 거짓 이력을 쭉 만들어준 거다. 그런데도 청문회에 나와서 '아이가 공부를 잘했다'고 하니 얼마나 뻔뻔스러운가. 아들은 자기가 연구결과 보고서 직접 쓰고 상 받았다. 핵심은 속였냐, 안 속였냐인데 황당한 비교를 하니 대응할 필요를 못 느낀다."

이는 나 원내대표의 '아들 청탁' 의혹의 당사자인 서울대 윤형진 교수가 언론 인터뷰에서 "앞서 김OO 학생이 미국 뉴햄프셔에서 개최되는 과학경진대회에 참여하고 싶은데, 이를 위한 연구를 도와줄 수 있느냐는 연락을, 평소 친분이 있던 나경원 의원으로부터 받았다"(CBS 노컷뉴스)라고 밝힌 것는 다소 다른 내용이다.

또 나 원내대표는 의혹이 불거지자 10일 입장문을 통해 "저희 아이는 미국 고등학교를 최우등으로 졸업했습니다"라고 강조하기까지 했다. '아들 청탁 의혹'에 대해 "아이가 공부를 잘했다"고 대응한 것도 나 원내대표였다. 나 원내대표 본인 역시 "핵심은 속였냐 안 속였냐"란 문제제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은 물론이다.

이어 나 원내대표는 "부산에서(부산지법 판사 시절) 낳았다고 했는데, 태어난 병원 이름이라도 밝히면 될 것을 밝히지 않고 있으니 자꾸 얘기가 확산된다"는 <월간조선>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확실한 해명은 아니었다.

"이걸 해명한다고 밝히면 또 다른 것으로 공격할 텐데, 뭘 어디까지 공개해야 하나. 대응을 안 할 계획이다. 정치인들에게 쓸데없는 공격이 들어오면 무조건 다 공개해야 하나. 아들에 딸에, 아버지의 학교(홍신학원)에는 정권 바뀌면서 지원금이 올라갔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근거라고 내놓는 게 2007년 자료인데, 노무현 정권 때다. 그때 아버지 학교가 지원금을 더 많이 받았다니… 이런 데 일일이 대응을 해야 할 필요를 못 느낀다."

이에 대해, 앞선 16일 나 원내대표의 딸과 아들과 관련된 입시부정 및 특혜 의혹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접수한 민생경제연구소와 국제법률전문가협회 등 시민단체들은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나 원내대표와 한국당을 향해 공개 토론까지 제안했다.

'무고죄' 몰린 국제법률전문가협회 "마음 단디먹고 한판 세게 붙어보자" 
 

17일 국제법률전문가협회 김기태 부회장이 공개한 고발장. ⓒ 페이스북 갈무리


"마음 단디먹고 한판 세게 붙어보자. 궁금해 하실까 봐 참고로 저희 국제법률전문가협회는 외교부 산하 정식으로 인가받은 비영리 사단법인입니다. 나경원 원내대표님. 가짜시민단체 아니거든요."

17일 국제법률전문가협회 김기태 국제법률가협회 상근부회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중 일부다.

이날 국제법률전문가협회 또한 성명서를 내고 "국제법률전문가협회는 명백한 허위사실과 경멸적인 표현으로 국제법률전문가협회의 명예를 훼손하고 모욕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에게 정식으로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

18일 민생경제연구소 등도 보도자료를 내고 나 원내대표에게 "기자단과 함께 공개적인 논의의 장을 마련해 줄 것을 제안한다"며 "한국당 측 관계자들과 나경원 의원 자녀 의혹을 대응해 온 전문가, 시민단체 인사 등 공동 고발 단체들과 함께 공개적 논의를 한다면 금방 진실이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나 원내대표와 한국당의 '고소전'에 공개적인 토론으로 맞불을 놓은 것이다.

또한 한국당을 향해서도 "나 의원 개인에 대한 고발인데 왜 국민의 혈세를 받는 한국당에서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고 공식 논평을 내는지 이해할 수 없다"라고 꼬집기도 했다.

한편, 해당 고발장을 접수한 서울중앙지검은 17일 사건을 형사1부에 배당했다.

앞서 16일 교육부는 나 원내대표 아들의 서울대 의대 실험실 사용과 관련해 특혜 여부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KBS는 <'IRB 미승인' 나경원 아들 연구 "경진대회 규정 위반…입상 취소 대상">란 단독보도를 통해 나 원내대표 아들이 해당 실험을 통해 입상한 미국의 과학경진대회 주최 측이 대회 규정 위반을 들어 입상이 취소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전략) 문제는 해당 연구가 IRB, 즉 의학연구심의윤리위원회의 심의를 받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러나 확인 결과 IRB 승인이 필요한 연구였습니다. 당시 과학경진대회 규정을 확인해봤습니다(중략).

대회에 참가한 학생은  IRB 등 필요한 승인을 받는 등 연구의 모든 부분을 책임져야 한다고 돼있습니다. 경진대회 주최 측은 KBS의 이메일 문의에 대해서도 인체를 대상으로 한 모든 연구는 IRB의 사전 검토와 승인을 받아야 하며, 위반 시 입상이 취소될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발언하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중진의원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금까지 제기된 나 원내대표 아들과 관련된 의혹은 이미 제기된 연구물 포스터 제1저자 청탁 논란 외에 ▲ (서울대 윤형진 교수가 인정한) 해당 연구물 포스터와 관련된 실험의 IRB(연구윤리심의) 미준수 문제 ▲ 해당 연구와 삼성, 서울대 산학연구소와의 관계 ▲ 나 원내대표 아들 김아무개씨의 국적 문제 등이 있다.

결코 금방 잦아들 의혹과 문제제기가 아닌 듯 보인다. '나경원 자한당 원내대표의 각종 의혹에 대한 특검 요청!'이란 청와대 청원 수도 34만 명을 넘겼다. 이렇게, 국민들이 묻고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 일가는 아무도 건드려서는 안 되는 성역인가"
  
#나경원 #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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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작업 의뢰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등 취재기자, 영화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각본, '4.3과 친구들 영화제'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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