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조 창궐' 영주댐에 물 채운다... "댐해체 검토해야" 우려

환경부, 영주댐 하자보수 기간 3년 만기 12월까지 시험담수... 시설 안전성 평가

등록 2019.09.18 13:59수정 2019.09.18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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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조로 가득한 영주댐(시험담수할 때의 모습). ⓒ 이상돈 의원실

 
2016년 12월에 준공된 뒤 녹조가 창궐해 지난 3년여 동안 물을 채우지 못했던 영주댐에 시험담수가 시작되자, 학계와 환경단체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들은 특히 시험 담수를 중단하고 영주댐의 근본적인 처리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환경부(장관 조명래)는 18일 보도자료를 내고 "영주댐 시설의 법적 하자담보책임기간이 올해 말에 종료됨에 따라 시험담수를 통해 발전기 부하시험 등 영주댐 시설의 안전성을 평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16년 12월에 준공된 영주댐의 하자보수기간은 발전 등 각종 설비 3년, 일반구조물 5년, 댐체·여수로 10년 등이다. 환경부는 이번에 영주댐을 담수한 뒤 댐 수위를 상승·하강시켜 발전기 등 각종 설비의 가동여부, 안전성 등을 테스트하는 발전기 부하시험Wet test)을 실시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시험담수 과정에서는 수질, 수생태, 모래 상태 등 내성천 생태·환경 상태 전반을 종합 진단하여 향후 댐의 철거·존치 등에 대한 처리방안 마련에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확보할 계획"이라면서 "시험담수를 통해 안전성 평가와 관련한 정보의 확보가 완료되면 점차적으로 수위를 하강시켜 현재의 자연하천 상태로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부는 또 "시험담수 과정에서는 지역·시민단체·전문가가 참여하는 '(가칭)시험담수 감시(모니터링)단'을 구성하여 시험담수 결과의 객관성 및 공정성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환경부의 영주댐 시험 담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이준경 낙동강네트워크 공동운영위원장은 "국가물관리위원회가 문제투성이 엉터리 영주댐을 현안정책 의제로 삼고 방향을 모색하고 있으며 영주댐 해체 특별법 등도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그럼에도 환경부가 발전기 부하시험을 이유로 영주댐 담수를 시작한 것은 협력과 소통을 통한 문제 해결이라는 국정기조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또 "영주댐은 낙동강에 맑은 물을 흘려보낸다는 목적으로 만들었는데, 2017년 시험담수 때 확인한 바에 따르면 낙동강 본류보다 수질이 나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지금 환경부와 수자원공사가 해야할 것은 시험담수가 아니라 영주댐 처리방안 결정을 위한 객관적인 합리적인 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백경오 국립한경대학교 교수도 "영주댐은 낙동강에 수질개선 용수를 공급하려고 만들었지만, 녹조가 창궐해서 2018년에 담수를 포기했다"면서 "효용가치도 없는 댐에 물을 채워서 시험담수를 할 게 아니라 댐을 해체하는 방안을 검토해야할 단계"라고 말했다.

백 교수는 이어 "환경부는 오는 12월까지 시험담수를 해서 발전기를 돌려봐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과거 예로 비춰볼 때 3개월여 만에 정격 수위 154m로 담수할 수도 없을 것"이라면서 "환경부가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시험담수를 강행하는 것은 쓸모없는 영주댐을 어떻게든 활용하겠다는 잘못된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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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영주댐 토론회 장면 ⓒ 이상돈의원실

 
한편 지난 9일 이상돈 국회의원, 낙동강네트워크, 4대강재자연화시민위원회는 '영주댐 현황점검 및 처리방안 모색을 위한 국회토론회'가 개최했다. 영주댐에 대한 시민사회와 정치권, 정부 차원의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도 최근 한국수자원공사가 영주댐의 담수를 재개할 움직임을 보이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관련 기사 : 영주댐 치명적인 '하자', 가장 좋은 해결책은 없애는 것
 
#영주댐 #시험담수 #댐 해체 #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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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사람에 관심이 많은 오마이뉴스 기자입니다. 10만인클럽에 가입해서 응원해주세요^^ http://omn.kr/acj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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