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부터 문재인까지... 제주 4.3을 말한 대통령들

대한민국 대통령이 말하는 4.3의 진실 기록전, 대전 전시

등록 2019.09.19 17:48수정 2019.09.19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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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대통령이 말하는 4.3의 진실 기록전'이 대전에서도 시작됐다.

지난 17일부터 오는 29일까지 대전근현대전시관(옛 충남도청사) 기획전시실4에서 진행되는 대전 전시는 (사)제주4.3범국민위원회(이사장 정연순)와 (재)노무현재단제주위원회(상임대표 박진우)가 주최하고, 대전제주특별자치도민회와 (재)노무현재단대전세종충남위원회가 주관했다. 대전광역시와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은 후원을 하고 있다.


이번 기록전은 전국 순회전시이고, 대전 전시는 12번째다. 특히 이번 대전 전시는 제주4.3사건 관련자 300여명이 대전형무소에 수감되어 있다가 한국전쟁 발발 직후 산내 골령골로 끌려가 학살당한 알이 있어 의미가 크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말하는 4.3의 진실 기록전’ 대전 전시가 9월 17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되는 가운데, 18일 저녁에 개막행사에서 진행됐다. ⓒ 임재근

   

대한민국 대통령이 말하는 4.3의 진실 기록전’이 9월 17일부터 29일까지 대전근현대전시관(옛 충남도청사) 기획전시실4에서 진행되고 있다. ⓒ 임재근

 
기록전은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들이 4·3과 관련한 대통령의 정책과 발언을 중심으로 제주4.3의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을 기록화했다.

1987년 11월 30일 대통령 후보로 제주 서귀포 1호 광장에서 "제주도민은 4.3의 비극을 겪었다. 내가 집권하면 억울하게 공산당으로 몰린 사건에 대해 진상을 밝히고 억울한 사람의 원한을 풀어주겠다"고 연설했던 김대중 후보의 연설 장면에서부터, 제70주년 4.3추념식에 참석한 19대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까지 담겨 있다.

김대중 대통령은 13대 대선에서는 낙선했지만 15대 대선에 당선되어 2000년 1월 제주4.3특별법을 공포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로서 4.3현장(백조일손묘역)을 처음으로 방문했고, 대통령으로도 4.3위령제에 처음으로 참석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후보 당시 2007년 3월에 4.3평화공원을 방문해 헌화하고, "제주4.3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제대로 되어 있으며, 역사적 평가는 어느 당이 집권해도 바뀌지 않는다"고 방명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후보 시절 제주를 방문해 "4.3추모기념일 지정 포함 제주도민의 아픔이 모두 해소될 때까지 계속 노력하겠다"(2012년 12월 11일, 제주 서귀포 광장)고 유세했고, 대통령 당선 후 2014년에 4.3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선 이전에도 노무현재단 이사장 자격과 대통령 후보 당시에도 수차례 제주를 방문했다.

전시장에 걸린 대통령들의 사진 수는 그들이 제주를 방문한 횟수에 비례한다. 또한 계엄법 제정 이전에 계엄령을 선포한 1948년 11월 이승만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서명과 "제주도민을 가혹한 방법으로 탄압하라"는 1949년 1월 21일 이승만 대통령의 유시(諭示) 사항이 담긴 국무회의록로 함께 전시되고 있다.
  

18일 저녁에 진행된 기록전 개막행사에는 100여명이 참석해 제주4.3과 기록전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 임재근

   

이수진 작가가 기록전 개막행사에 참석한 이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 임재근

 
대통령과 관련된 기록과 함께 심인구, 이수진 작가의 작품들이 전시되며 제주4.3의 아픔을 치유하고 있다. 심인구 작가는 제주흙과 제주 보릿재로 만든 유약을 사용해서 만든 도자기 등을 만들었고, 이수진 작가도 제주 보리 줄기와 흙을 주재료로 작품들을 만들었다.


이수진 작가는 제주의 보리 줄기를 구하기 위해 수확철에 제주를 찾았고, 4.3항쟁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현장(학살터)를 찾아 흙을 채취하면서 그 아픔까지 함께 담아냈다. 주재료인 보리 줄기는 잘라 햇볕에 말린 것을 삶아 건져내 세척한 후 그늘에서 건조과정을 거쳤고, 유화와 아크릴 물감, 먹물 등의 재료에 제주 흙을 섞어 배경을 완성했다. 배경에 말린 보리대를 붙이고, 코팅을 해 작품을 완성했다.
  

박진우 (재)노무현재단제주위원회 상임대표가 개막행사에 참석한 이들에게 전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임재근

 
지난 18일 오후 7시에 개최된 개막식에는 주최, 주관 단체 관계자와 대전산내사건유족회를 비롯해 대전지역 단체에서도 다수가 참석했다.

개막식 인사말에 나선 한창민 노무현재단대전세종충남위원회 공동대표는 "제주4.3은 생명과 인권의 존중을 위해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될 소중한 역사"라며 "제주의 평화의 땅이 우리 대한민국의 소중한 역사를 끌고 가는 큰 발걸음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강시중 대전제주특별자치도민회장도 환영사에서 "산내 골령골에서 (한국전쟁) 당시 희생된 이들은 제주도민들을 비롯해 약 7천여명이 학살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이렇게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는 대전에서 4.3전시를 통해 대전시민들과 4.3을 만나게 되었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이어 "이번 전시를 통해 대전시민과 제주도민은 역사의 아픔을 통해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귀한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많은 시민들의 방문을 통해 제주4.3이 제주만의 역사가 아닌 대한민국의 역사임을 확인하고, 4.3당시 제주도민들이 외쳤던 평화와 인권, 통일을 나누는 소중한 전시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개막행사에 참석한 대전광역시 김재혁 정무부시장은 "오늘 행사를 계기로 억울하게 피해를 입으신 피해자와 유가족분들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국회에 계류 중인 4.3특별법 개정안이 조속히 통과돼 늦게나마 유가족들에게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 송승문 회장이 기록전 개막행사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임재근

 
제주4·3희생자유족회 송승문 회장도 제주에서 올라와 "4.3의 아픔을 대전에서까지 기록전으로 알리게 되어 유족으로서 대단히 감사하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미진한 진상조사와 명예회복을 위해 4.3특별법 개정안이 연내에 통과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전국 순회중인 '대한민국 대통령이 말하는 4.3의 진실 기록전'은 10월 말 부산에서 예정되어 있고, 충북 청주 전시도 협의 중에 있다.
 

9월 17일부터 29일까지 대전근현대전시관(옛 충남도청사) 기획전시실4에서 진행되고 있는 대한민국 대통령이 말하는 4.3의 진실 기록전’ 모습. ⓒ 임재근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통일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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