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빨갱이" 호응 이끈 '시국선언 준비' 교수들

시국선언·명단공개 대신 중간발표 기자회견, "악의적 방해" 주장... '반동성애' 교수 사회

등록 2019.09.19 14:31수정 2019.09.19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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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김성진 한문학과 교수가 19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광장에서 "(문 대통령은) 다른 날도 아니고 북한 정권 수립일인 9월 9일에 맞춰 사회주의자 조국을 법무부장관으로 임명했다, 명백히 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유린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 권우성

 
'조국 법무부장관 퇴진' 시국선언을 준비하던 교수들이 논란이 됐던 명단 문제로 시국선언을 미뤘다. 시국선언 대신 중간발표 기자회견을 연 이들은 "악의적, 조직적 방해가 있어 오늘 명단 발표와 시국선언을 할 수 없게 됐다"라고 밝혔다.  

시국선언을 예정했던 교수 50여 명은 19일 오전 11시 청와대 앞에서 중간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삼현 연세대 물리학과 교수는 "우리들이 서명하는 (인터넷) 공간에 다른 분들이 막 들어와서 엉터리 이름을 적어놓고 나갔다"라며 "가짜로 쓴 명단이 발표되면 문제가 될 것으로 생각해 (오늘은 시국선언 대신) 중간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쉽게 허위임을 알아볼 수 있는 명단을 제외하고 18일 오후까지 3396명의 교수(290개 대학)가 시국선언에 동의했다. 최종 검증작업을 거친 명단은 다음 주 후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 북한 정권 수립에 맞춰 조국 임명"

이날 중간발표 기자회견은 교수 8명의 발언으로 채워졌다. 조 장관을 둘러싼 의혹에 대한 비판도 있었지만, '색깔론'으로 조 장관과 문재인 정부를 공격하는 교수도 상당수 있었다. 일부 교수는 "공산·사회주의 미몽, 조국이 망국이다"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었고, 특히 기자회견을 지켜보던 이들은 교수들의 발언에 "빨갱이"라고 목소리를 높여 호응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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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장관 사퇴 촉구하는 '정교모'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정교모)이 19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앞에서 조국 법무부장관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 권우성

 
이날 발언에 나선 김성진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는 "우리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한 대한민국의 번영을 위해 이 자리에 섰다"라며 "(문 대통령은) 다른 날도 아니고 북한 정권 수립일인 9월 9일에 맞춰 사회주의자 조국을 법무부장관으로 임명했다, 명백히 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유린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이어 "조국이 청문회에서조차 자신의 잘못을 사과하지 않고 당당하게 사노맹 활동을 외치는 것을 보고 이것이야말로 헌정유린이라고 생각했다"라며 "문 대통령이 사노맹에 가입해 국가 정체성을 무너뜨리고자 한 조국을 법무부장관으로 임명한 것도 87년 헌정체제를 무너뜨리는 헌정유린 행위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서정해 경북대 경상학부 교수도 "대한민국의 근간은 자유민주주의 기본질서와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바탕을 두고 있다"라며 "그런데 (조 장관은) 사회주의를 운운한다, 사회주의는 전체주의로 가는 출발점이고 독재로 가는 길목이다"라고 말했다.


민현식 서울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내년 교과서에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의 '자유'라는 말이 빠지고, 유엔이 대한민국을 한반도 유일 합법정부로 인정한 역사적 사실도 빠진다고 한다"라며 "대한민국이 어디로 가고 있나, 헌법의 정체성과 정통성을 지키기 위해 교육자로서 이 자리에 나왔다"라고 말했다.

김형국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도 "조국이 누구인가, 후안무치의 그런 졸장부인데 저는 위선적으로 스펙을 관리해 아주 잘 활용하는 스펙관리자라는 생각이 든다"라며 "(조 장관은) 이번 청문회 때 '나는 사회주의자다'라고 말했고(정확한 발언은 '자유주의자이자 사회주의자'이다 - 기자 주) 아마 과거 사노맹에 가입해 집행유예를 받았을 거다, 저는 그것까지도 스펙관리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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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장관 사퇴 촉구하는 '정교모'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정교모)이 19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앞에서 조국 법무부장관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 권우성

 
이러한 교수들의 발언에 기자회견을 지켜보던 이들은 "미친놈들이다", "빨갱이라 그렇다"라고 맞받아치며 박수를 보냈다. 곳곳에서 태극기와 성조기(미국 국기)를 든 이들도 눈에 띄었다.

기자회견에선 조 장관이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의 <반일종족주의>를 비판한 것을 지적하는 발언도 나왔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조 장관은) 같은 대학 선배 학자(이영훈)가 낸 학술저서에 대해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로 '구역질나는 책'이라고 공개적으로 비난했다"라며 "이에 대해 이 전 교수는 '학문공동체에 걸맞은 근거와 형식을 갖추라'고 반박했다, (문 대통령은) 최소한 직업윤리를 갖추지 못한 사람을 법무부장관에 임명했다"라고 말해다.

"반동성애? 나는 몰라"

앞서 이번 시국선언 준비한 교수들의 성향을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시국선언에 참여할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엔 대학별 대표 서명자 교수 47명이 나와 있는데, <뉴스톱>에 따르면 그 중 34명이 반동성애 기독시민연대 소속이었다. 뉴라이트와 한국창조과학회 소속 교수도 소수 있었다.

이날 기자회견 사회를 본 이은주 전남대 치의학전문대학원 교수도 2017년 8월 '동성결혼과 동성애 합법화 반대' 교수 성명에 이름을 올린 인물이다. 지난해 7월엔 김진태·김성원·김태흠·송희경·이종구·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과 동성애동성혼개헌반대국민연합이 주최한 학술포럼에 발제자로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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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 치의학전문대학원 이은주 교수가 19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광장에서 열린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정교모) 주최 조국 법무부장관 사퇴 촉구 기자회견에서 사회를 보고 있다. ⓒ 권우성

 
이 자리에서 이 교수는 "생물학적인 성은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신체적으로, 유전적으로 주어진 성으로 남성과 여성의 2개의 성으로 구분된다, 반면 성평등은 사회학적 성으로 자신의 성을 개인이 선택하는 성정체성으로 50개 이상의 성으로 구분된다"라며 "양성평등이 성평등으로 바뀌면 남녀 구별이 해체되고 전통적인 결혼과 가정의 의미, 가치체계가 해체돼 매우 큰 사회적 혼란과 피해가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삼현 교수는 '실명 공개한 47명 중 70% 이상이 반동성애 단체 소속이라는 지적이 있다'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나는 모르는데, 그런가"라며 "그분들이 (이번 시국선언에) 특별히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그리고 (각 교수의) 성향을 파악할 필요가 있나"라며 "우리의 선언문에 동의한 분들이 사인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국 #시국선언 #교수 #법무부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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