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인천의 '생존왕' DNA... 남의 집 마당에서 더 빛났다

[K리그1] 인천, 상주 상무에 3-2 승리... 원정 승률 62.5% 리그 1위

19.09.26 09:35최종업데이트19.09.26 09:35
원고료로 응원

골세리머니를 펼치는 인천 무고사(왼쪽) ⓒ 연합뉴스/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인천 유나이티드가 다시 한 번 뜨거운 가을을 맞이하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시즌 다섯 번째 승리를 따냈다. 그런데 5승 중 나중에 거둔 4승이 모두 어웨이 게임에서 거둔 것이니 참 묘한 기록이 아닐 수 없다.

파랑 검정 세로 줄무늬 유니폼을 입은 그들의 몸 속에 정말로 '생존왕 DNA'가 있다는 증거는 또 있다. 인천 유나이티드가 현재까지 얻은 시즌 승점 24점 중 어웨이 게임에서 따낸 승점이 15점이다. 그 비율이 62.5%나 되니 단연 1위다.

유상철 감독이 이끌고 있는 인천 유나이티드 FC가 25일 오후 7시 상주시민운동장에서 벌어진 2019 K리그 31라운드 상주 상무와의 어웨이 게임에서 간판 골잡이 무고사의 멀티 골 활약에 힘입어 3-2 펠레 스코어 승리를 거뒀다. 이번 경기 승리로 인천은 꼴찌에서 탈출하며 생존왕 DNA를 입증했다.

무고사의 귀중한 멀티 골

인천은 지난 일요일 대구 FC와의 홈 게임에서 패색이 짙었던 89분, 명준재의 극장 동점골 덕분에 승점 1점을 겨우 따냈다. 이번 승리는 6게임 만에 얻은 귀중한 3점이다.

시작부터 운이 따랐고 그 때마다 집중력이 돋보인 어웨이 팀 인천 유나이티드였다. 시작 후 3분 만에 미드필더 김도혁의 왼발 끝에서 올라간 프리킥 세트 피스 기회에서 페널티킥을 얻어낸 것이다. 고형진 주심이 VAR(비디오 판독 심판) 조언을 듣고 느린 화면을 돌려본 결과 상주 수비수의 팔에 공이 맞고 떨어진 것을 확인했다. 

이 절호의 기회를 몬테네그로 국가대표 골잡이 스테판 무고사가 오른발 킥으로 시원하게 차 넣으며 승점 3점을 향한 발판을 마련했다. 10분에는 더 매끄러운 공격 연결을 이루며 상주 상무 선수들을 정말로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역시 주인공은 스테판 무고사였다.

오른쪽 측면에서 인천 유나이티드 풀백 정동윤이 낮게 깔아 밀어준 공을 김호남이 재치있게 흘려주었고 이 공을 따라서 뛰던 무고사가 아름다운 왼발 감아차기를 성공시켰다. 무고사는 이 멀티 골에 힘입어 단숨에 득점 랭킹 4위(12골)까지 치고올라갔다.

승점 3점 지킨 인천 유나이티드, 강등권 순위 안갯속 

인천 유나이티드의 생존 본능은 단 2분 만에 귀중한 추가골로 이어졌다. 12분, 오른쪽 코너킥 세트 피스를 김도혁이 왼발로 감아올렸을 때 상주 골키퍼 윤보상이 쉽게 잡아내는 듯 보였다. 하지만 윤보상의 글러브에 잡힌 것 같았던 공이 바로 떨어지는 것을 인천 센터백 이재성이 발끝으로 밀어놓았고 부상을 털고 돌아온 미드필더 이우혁이 침착하게 오른발 인사이드 킥으로 차 넣었다. 

게임 시작 후 12분이 지나지 않았는데도 어웨이 팀 인천 유나이티드가 3-0으로 앞서가는 상황은 누가 봐도 낯설었다. 전반전 끝무렵 상주 상무의 골잡이 둘이 위협적인 공격력을 보였지만 진성욱의 돌파 시도는 인천 골키퍼 이태희의 슈퍼 세이브에 막혔고, 김민혁의 결정적인 오른발 슛은 너무 높게 날아오르고 말았다. 

홈 팀 상주 상무는 윤빛가람(제주 유나이티드), 김민우(수원 블루윙즈) 등 간판 선수들이 전역했다고 해서 후반전까지 무기력한 게임을 펼칠 수는 없었다. 

최근 물 오른 득점 감각을 자랑하고 있는 김건희가 48분에 멋진 왼발 감아차기로 1골을 따라붙었고, 64분에는 인천 유나이티드 오른쪽 풀백 정동윤이 저지른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얻어내 역시 김건희가 침착한 오른발 인사이드 킥을 성공시켰다. 

후반전 중반에 2-3 펠레 스코어가 만들어진 이 게임은 더 흥미진진하게 전개될 수밖에 없었다. 상주 상무 벤치에서는 인천 유나이티드 출신 골잡이 박용지를 교체 선수로 들여보내 동점골 그 이상을 노리는 전술을 펼쳤지만 생존 본능이 살아난 인천 유나이티드 선수들의 승리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

후반전 페널티킥을 얻어낸 상주 상무 미드필더 강상우가 90분에 결정적인 왼발 슛으로 극장 동점골을 노렸지만 인천 유나이티드 골키퍼 이태희가 자기 오른쪽으로 몸을 날려 기막히게 막아내는 바람에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이 귀중한 승리로 시즌 다섯 번째 승리 기록을 만들며 제주 유나이티드를 승점 2점 차로 다시 밀어내고 11위로 올라섰다. 스플릿 라운드 전까지 두 게임을 남겨놓고 있기에 그들은 더 험난한 길을 걸어야 한다. 29일 오후 2시에 춘천에서 열리는 강원 FC와의 어웨이 게임과 다음 달 6일 오후 2시에 숭의 아레나에서 열리는 전북 현대와의 홈 게임을 앞두고 있다.

포항과 수원의 틈바구니에서 상위 스플릿 턱걸이를 노리고 있는 상주 상무도 29일에 FC 서울과 어웨이 게임을 펼치며, 10월 6일 열리는 33라운드에서는 강원 FC를 홈으로 불러들인다.

2019 K리그 1 결과(25일 오후 7시, 상주시민운동장)

상주 상무 2-3 인천 유나이티드 FC [득점 : 김건희(48분), 김건희(64분,PK) / 무고사(6분,PK), 무고사(10분,도움-정동윤), 이우혁(12분,도음-이재성)]

2019 K리그 1 현재 순위표
전북 현대 30게임 63점 18승 9무 3패 61득점 29실점 +32
울산 현대 30게임 63점 18승 9무 3패 60득점 30실점 +30
FC 서울 31게임 51점 14승 9무 8패 47득점 38실점 +9
대구 FC 31게임 46점 11승 13무 7패 37득점 28실점 +9
강원 FC 30게임 45점 13승 6무 11패 45득점 41실점 +4
포항 스틸러스 31게임 42점 12승 6무 13패 37득점 42실점 -5

**************** 상하위 스플릿 구분선 *******************
상주 상무 31게임 40점 11승 7무 13패 38득점 46실점 -8
수원 블루윙즈 31게임 40점 10승 10무 11패 37득점 37실점 0
성남 FC 31게임 38점 10승 8무 13패 24득점 33실점 -9
경남 FC 30게임 24점 4승 12무 14패 35득점 52실점 -17
인천 유나이티드 FC 31게임 24점 5승 9무 17패 27득점 49실점 -22
제주 유나이티드 31게임 22점 4승 10무 17패 34득점 57실점 -23

어웨이 게임 승점 비율 순위(어웨이 게임 승점/총 승점) 상위 6팀
1위 인천 유나이티드 FC 62.5%(15/24점)
2위 수원 블루윙즈 55%(22/40점)
3위 전북 현대 49.2%(31/63점)
4위 대구 FC 47.8%(22/46점)
5위 울산 현대 47.6%(30/63점)
6위 제주 유나이티드 45.4%(10/22점)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축구 인천 유나이티드 FC 생존왕 K리그 상주 상무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