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깨지지 않아서 유명한 도자기

미호뮤지엄 비젠야키 도자기 전시회

등록 2019.09.26 16:40수정 2019.09.26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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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낮 시가현 시가라기에 있는 미호뮤지엄에 다녀왔습니다. 이곳에서는 12월 14일까지 비젠야키(備前焼) 도자기 특별 전시회를 엽니다. 비젠야키 도자기는 일본 오카야마현 비젠시 인베(伊部) 둘레에서 만든 도자기를 말합니다.
 

비젠야키 도자기 전시회 전시실 입구입니다. ⓒ 박현국

 
비젠야키 도자기는 오래 전부터 단단하고 깨지지 않아서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었다고 합니다. 지금도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16세기 이후 만들어진 비제야키 도자기와 작품으로 만든 도자기까지 400여 점을 모아서 전시하고 있습니다.

이미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흙으로 그릇을 빚어서 사용했습니다. 이렇게 만든 그릇은 그릇이 무르고, 약해서 오래 사용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흙으로 그릇을 빚어서 불에 구우면 단단해진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이후 3세기 무렵 한반도에서 스에키(須恵器)라는 그릇이 전해졌습니다. 스에키는 흙으로 빚은 그릇을 말려서 불에 구울 때 가마 속에서 굽고, 일정 기간 산소를 차단하여 그릇이 가마 속에서 녹아서 유리질로 바뀌었다가 식으면서 그릇이 완성됩니다.

한반도에서 전해진 스에키 그릇은 단단하고, 물을 흡수하지 않고, 오래 쓸 수 있어서 인기가 많았습니다. 이 스에키 제작 기술은 일본 도자기에 큰 영향을 끼쳤고 이후 한반도 그릇에 열광하기 시작했습니다.
 

비젠야키 도자기 전시실 안입니다. ⓒ 박현국

 
비젠야키 도자기 역시 스에키 도자기 그릇 기술을 적극 받아들여 그릇을 만들었습니다. 마침 비젠 지역에는 철분이나 규산이 많이 들어있는 흙이 있었습니다. 철분이나 규산 성분은 그릇색을 적갈색이나 흑갈색으로 만듭니다.

흙으로 빚어서 만든 그릇은 가마 속에 넣어서 구울 때 가마 속 상황이나 그릇이 놓이는 장소, 그릇 상태에 따라서 여러 가지 무늬가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릇에 재물 유약을 바르지 않았지만 가마 속에서 재가 날려 그릇에 앉아서 여러 가지 무늬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예술 작품으로 도자기를 만드는 사람들은 가마 속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현상이나 가마 속 위치에 따라서 여러 가지 무늬가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무늬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실용적인 도자기가 작가들의 손을 거치면서 예술 작품으로 바뀌기도 합니다. 미호뮤지엄에서는 비젠야키 도자기 특별전과 실크로드를 주제로 상설전시도 같이 열고 있습니다.
 

미호뮤지엄은 중국계 미국인 I. M 페이가 무릉도원을 주제로 설계했습니다. ⓒ 박현국

 
참고 누리집> 미호뮤지엄,http://www.miho.or.jp/exhibition/the-bizen/, 2019.9.25
가는 법> JR오사카역이나 교토역에서 비와코센 전차를 타고 이시야마(石山) 역에서 내리면 미호뮤지엄행 버스가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박현국 기자는 교토에 있는 류코쿠대학에서 우리말과 민속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미호뮤지엄 #비젠야키 도자기 #시가현 #스에키 도자기 #무릉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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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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