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판결도 지켜지지 않는데, 무슨 사법개혁인가?"

[현장] 135개 단체 참여 ‘톨게이트노동자 직접고용’ 공동대책위원회 구성

등록 2019.09.30 17:39수정 2019.09.30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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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톨게이트 직접고용 시민사회공동대책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을 열어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노동자의 직접고용과 자회사 정책 폐기를 촉구하고 있다. 이날 이들은 오는 5일 경북 김천 한국도로공사 본사에서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노동자들의 승리를 위한 희망버스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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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톨게이트 직접고용 시민사회공동대책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을 열어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노동자의 직접고용과 자회사 정책 폐기를 촉구하고 있다. 이날 이들은 오는 5일 경북 김천 한국도로공사 본사에서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노동자들의 승리를 위한 희망버스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 유성호

 
"청와대가 사법개혁을 한다고 말한다. 도대체 사법개혁이 무엇인가? 법이 정의롭게 집행됨을 의미하는 것 아닌가? 수많은 노동자들이 대법원에서도 승리를 거뒀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이들을 외면하고 있다. 대법원의 판결도 지켜지지 않고 있는데 무슨 사법개혁을 논한단 말인가?"
 
비정규노동자 쉼터 '꿀잠'의 대표를 맡고 있는 예수회 조현철 신부가 30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위와 같이 토로했다.
 
조 신부는 "민생과 사법개혁을 말하는 문재인 정부의 이중성에 너무나도 실망스럽다"면서 "개혁이라는 것은 국민들을 위해 진행돼야 한다. 그런데 국민들은 대법원 판결 후에도 여전히 서울톨게이트 캐노피 위에 있다. 도로공사 본사에서는 사장을 만나겠다며 22일째 농성중이다. 이런 현실에서 주문을 말하는 사법개혁이 무엇인가"라고 덧붙였다.
 
현장 발언을 마친 조 신부 곁에는 고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와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등 50여 명의 각 단체 대표 및 시민들이 함께 했다. 이들은 이날 135개 시민단체들과 200여 명의 사회원로들과 함께 '톨게이트 요금수납노동자 직접고용과 한국도로공사 자회사 정책 폐기를 위한 시민사회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 결성을 선포했다.
 
기자회견 후 한국도로공사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 9일 톨게이트 요금수납원들이 본사를 불법점거하는 과정에서 물리적으로 밀고 들어와 8000만 원 이상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친 사람도 여러 명 있다"면서 사옥에서 농성 중인 고속도로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등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간부 6명을 경찰에 고소했다. 이들은 다음달 4일 경찰서에 나오라는 통보로 받은 상황이다. 
 
공대위는 이날 기자회견 현장에서 "자신들 명의로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에 대해 불법파견 행위 등을 이유로 고발 조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문재인 정부, 대법원의 판결 존중해야"
  

‘톨게이트 노동자 직접고용’ 공동대책위 출범 “문재인 대통령, 촛불 정부 맞습니까”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30일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톨게이트 직접고용 시민사회공동대책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을 열어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노동자의 직접고용과 자회사 정책 폐기를 촉구했다. ⓒ 유성호

 
공대위 집행위원을 맡은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는 "대법원에서도 요금수납원 노동자들이 '한국도로공사 직원이 맞다'라고 판결했는데 한국도로공사는 '여전히 자회사 가라'고 말하고 있다"면서 "이게 무슨 꼴통 짓인가. 이게 무슨 촛불정권인가. 도대체 적폐정부와 무슨 차이가 있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박 집행위원은 "문재인 정부는 대법원의 판결을 존중해야 한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문 대통령 몰래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딴짓을 하고 있다면 그를 직접 경질해야 한다. 묵인해선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이날 현장에 모인 공대위는 "다음달 5일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직접고용 승리와 문재인 정부 자회사 정책 폐기, 비정규직 철폐'를 위한 김천 한국도로공사 희망버스를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음달 19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톨게이트 노동자들의 직접고용을 물론, 비정규직 철폐, 정부의 자회사 정책 폐기를 촉구하는 대규모 촛불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마디로 '투쟁의 기치를 올리고 연대의 범위를 넓혀 뜻을 이루겠다'라는 뜻이다. 앞서 이강래 도로공사 사장은 지난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법원에서 승소 판결을 받은 요급수납원에 대해 본사가 직접 고용을 진행하지만 수납업무가 아닌 조무업무 등 다른 업무를 맡길 것"이라면서 "수납업무를 하려면 자회사에 고용돼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 사장의 발표 이후 도로공사 본사에는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250여 명이 '도로공사 사장과의 직접 면담'을 요구하며 본사를 점거했다. 지금은 로비에서 22일째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과정에서 톨게이트 요금수납원들은 지난 10일 강제 진압에 맞서 상의를 탈의해 저항했다. 도로공사는 추석 연휴 첫날인 12일부터 '누전' 등의 이유로 농성장의 전기를 끊었다.
 
공대위가 이날 기자회견문 머리글에서 "43년 전 동일박직 여성노동자들이 노동탄압에 맞서 군부독재하에 벌어졌던 탈의 저항 투쟁을 목도했다"면서 "40여 년 전 반노동, 반인권, 반여성의 노동탄압을 다시게 보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라고 강조한 이유이기도 하다.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가정으로 돌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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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톨게이트 직접고용 시민사회공동대책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을 열어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노동자의 직접고용과 자회사 정책 폐기를 촉구하고 있다. 이날 이들은 오는 5일 경북 김천 한국도로공사 본사에서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노동자들의 승리를 위한 희망버스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 유성호

 
이날 기자회견 현장에는 농성중인 톨게이트 노동자들도 함께 했다. '안성사업소에서 일하다 7월 1일부로 해고됐다'라고 자신을 소개한 차미애씨는 "현재 저희들은 서울영업소 캐노피와 경북 김천 도로공사 본사, 청와대에서 '직접고용'을 외치며 싸우고 있다"면서 "대법원에서 우리가 옳다는 판결을 내렸음에도 이강래 사장은 우리가 하던 일이 아닌 조무직으로 음식을 조리하거나 청소를 하라고 한다. 너무 야비하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차씨는 "농성 중인 노동자들은 현재 원인을 알 수도 없는 질병과 싸우고 있다. 몸에 수포가 생기고 다친 사람도 너무 많다. 90일이 되도록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우리들은 그저 우리들이 일했던 곳으로 돌아가고 싶은 거다. 우리가 돌아갈 수 있게 힘이 되어달라"라고 호소했다.
 
노조는 현재 '일방적인 도로공사의 9월 9일 <대법판결에 따른 후속조치> 철회와 이강래 사장의 1500명 직접고용 원칙 합의, 업무 및 배치, 소송문제 등은 집중교섭으로 해결하자'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도로공사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 9월 9일 이강래 사장이 주관한 출입기자 간담회 후 공식적인 방침이 바뀐 게 없다"면서 톨게이트 노동자들의 요구를 일축했다.
 
한편 다음달 2일 충남 세종청사 국토교통부 회의실에서 예정돼 있는 국토위 국정감사에서 도로공사 이강래 사장이 출석할 것으로 보인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국토위 국정감사인만큼 기관장으로서 배석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도로공사에 대한 국정감사는 다음달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토교통위 회의실에서 예정돼 있다. 이강래 도로공사 사장은 기관장으로 현안보고를 진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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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톨게이트 직접고용 시민사회공동대책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을 열어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노동자의 직접고용과 자회사 정책 폐기를 촉구하고 있다. 이날 이들은 오는 5일 경북 김천 한국도로공사 본사에서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노동자들의 승리를 위한 희망버스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 유성호

 
#톨게이트 #이강래 #국정감사 #청와대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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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팀 취재기자. 오늘도 애국하는 마음.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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